사설

‘김건희 국감’되는 22대 첫 국감, 대통령과 여당이 자초한 일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6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필리핀, 싱가포르 국빈 방문 및 라오스 아세안 정상회의를 위해 출국하며 전용기인 공군 1호기에 올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6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필리핀, 싱가포르 국빈 방문 및 라오스 아세안 정상회의를 위해 출국하며 전용기인 공군 1호기에 올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22대 국회의 첫 국정감사가 7일 시작된다. 국감은 정부의 정책 실패나 예산 낭비 등을 견제하고 국정 해법을 모색하는 의정활동의 꽃이다. 더구나 올해는 윤석열 대통령 임기가 반환점을 도는 해인 데다, 파국으로 치닫는 의·정 갈등 등 현 정부의 무능·독선에서 비롯된 총체적 국정 난맥과 그에 따른 사회적 피로도가 극에 달한 터라 이를 바로잡을 국감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더하다고 볼 수 있다. 비정상적 국정운영을 정상화하기 위한 골든타임이 이번 국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번 국감의 화두는 단연 김건희 여사다. 압도적 과반 의석을 점한 야당은 이번 국감을 ‘김건희 국감’으로 만들 태세다. 국회 법사위·행안위·국토교통위·교육위는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명품백 수수 사건, 재·보선과 총선 공천개입 의혹, 국민의힘 전당대회 개입 의혹, 한남동 관저 이전 의혹, 학위 논문 표절 의혹 등과 관련한 증인을 대거 채택했다. 법사위의 경우 김 여사 본인을 비롯해 증인·참고인 약 100명 중 절반 이상이 김 여사 의혹과 관련한 인물이다. 여기에 더해 대통령실을 피감기관으로 둔 운영위, 해병대 채 상병 순직 사건을 다룰 국방위까지, 거의 대부분의 상임위에서 김 여사 문제가 쟁점이 될 걸로 보인다.

민생·경제·안보·의료 등 다방면의 현안이 즐비하고, 국가소멸·기후위기 등 국가적 과제도 산적한데 국감이 대통령 부인 관련 의혹으로 도배되는 상황이 정상은 아니다. 그러나 이 모든 책임은 김 여사와 윤 대통령, 정부·여당에 있다. 김 여사는 자신을 둘러싼 의혹이 하루가 멀다하고 나오는데도 아무 일 없다는 듯 통치자급 행보를 한다. 감시견 역할을 해야 할 검찰·감사원·권익위 등 국가기관은 김 여사 봐주기식 수사·감사·결정으로 권력의 애완견을 자처한다. 윤 대통령은 예외적으로 써야 할 거부권을 수시로 써가며 김 여사 특검을 막고, 여당은 동조한다. 이렇게 실체적 진실을 규명할 다른 모든 수단이 봉쇄된 상황에서 김 여사 관련 의혹을 눈치 보지 않고 따질 수 있는 제도적 공간은 국감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더구나 한남동 관저 이전은 혈세가 투입된 사업이고, 김 여사 봐주기 의혹은 검찰·감사원의 존재 이유를 묻게 한다. 이런 문제를 철저하게 짚는 건 행정부를 견제하는 국회의 본원적 역할에 속한다. 야당은 이번 국감에서 민생 현안과 국가적 과제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되, 김 여사 관련 의혹도 사실에 입각해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 여당도 잘못된 건 잘못됐다고 인정하는 게 국정운영을 책임지는 최소한의 자세다. 언제까지 대통령의 거수기 노릇만 할 텐가.


Today`s HOT
인도네시아에서 발생한 화산 폭발 토네이도가 지나간 미국 상황 런던에서 열린 깨끗한 물을 위한 행진 미국에서 열린 뉴욕 마라톤
소방 구조 센터를 방문한 프랑스 내무부 장관 주택 붕괴 사건, 안전한 주택을 요구하는 프랑스 주민들
영국의 대학병원을 방문한 총리와 재무장관 세르비아에서 일어난 지붕 붕괴 관련 시위
반려동물이 있는 어느 멕시코 집 방문 됴쿄 방위성에서 열린 회담 죽은 자의 날을 위한 빵을 만드는 볼리비아 풍습 인도의 스모그 현상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