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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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7.13
  • [사설] 또 큰일 날 뻔한 ‘지하철 방화’, 공공안전망 촘촘해져야
    [사설] 또 큰일 날 뻔한 ‘지하철 방화’, 공공안전망 촘촘해져야

    서울지하철 5호선 열차 안에서 지난달 31일 방화가 발생해 승객들이 지하 터널로 대피하는 사고가 벌어졌다. 23명이 연기 흡입과 골절 등으로 병원에 이송됐으나, 큰 부상을 입은 승객이나 사망자는 없어 천만다행이다. 하지만 승객 수백명이 불난 열차와 밀폐된 지하 공간에서 공포에 휩싸인 채 대피해야 했던 긴박한 상황을 감안하면, 자칫 ‘2003년 대구지하철 방화 참사’ 같은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던 아찔한 순간이었다.이번 방화 사건은 도심 속 시민들의 평범한 일상이 얼마나 쉽게 위험에 노출될 수 있는지 여실히 보여줬다. 용의자는 인화물질이 든 통을 들고 아무런 제지 없이 열차에 탑승했고, 인화물질을 쏟은 후 라이터형 토치를 이용해 계획적으로 불을 질렀다. 이처럼 명백한 위험물질 소지가 사전에 포착되지 않은 점은 지하철 보안 체계의 근본적인 취약성을 드러낸다. 일본 등 일부 국가에서 고위험 물품 반입 감지 장치나 탑승 전 보안 검색을 제한적으로 도입해 효과를 거두고 있는 만큼...

    2025.06.01 18:15

  • [사설] 유권자 참여 열기 퇴색시키는 투표관리 부실, 선관위 비상한 경각심 가져야
    [사설] 유권자 참여 열기 퇴색시키는 투표관리 부실, 선관위 비상한 경각심 가져야

    21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율이 34.74%로 20대 대선(36.93%)에 이어 역대 두번째를 기록했다. 이틀간 모두 평일에 치러진 첫 사전투표임을 감안하면 유권자의 투표 열기는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고 할 것이다. 사전투표소 곳곳에서 길게 늘어선 유권자들 행렬이 이를 방증한다. 윤석열의 내란 망동으로 치러지게 된 조기대선인 만큼 국가 정상화를 열망하는 민심이 투표로 표출됐다고 할 수 있다. 내란·극우 세력의 부정선거 음모론에 유권자들이 흔들리지 않았음을 확인한 의미도 있다.그럼에도 일부 투표소에서 투표용지가 옥외로 반출되는 등 선거관리 부실을 드러낸 것은 유감스럽다. 투표 열의에 찬물을 끼얹고, 부정선거 음모론에 빌미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유권자들의 소중한 한 표의 의미가 훼손되는 일이 없도록 각별한 경각심으로 남은 투·개표 관리에 총력을 다해주길 바란다. 선거 불신을 조장하는 음모론자들의 잇단 난동에 대해서도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지난 29일 ...

    2025.05.30 18:55

  • [사설] 늘어나는 코로나 확진자, 재유행에 선제 대비해야
    [사설] 늘어나는 코로나 확진자, 재유행에 선제 대비해야

    대만·중국·태국 등 인근 국가에서 코로나19가 다시 유행하고 있다. 한국도 코로나 안전지대가 아닌 만큼 국가적으로 재유행에 선제적으로 대비해야 한다. 코로나는 전염성이 강해 확산 속도가 매우 빠르기 때문에 유행을 미리 막는 게 피해를 줄이는 최선의 방법이다.30일 보건당국과 외신 등에 따르면 대만에서는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환자가 최근 7주 연속 늘었다. 올해 들어 코로나19 중증 환자가 총 432명 발생했고 66명이 사망했다. 대만 방역 당국은 내달 말부터 7월 초 사이에 감염자 수가 최고 정점인 20만여 명에 이르고 유행은 8월 초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홍콩은 지난 11~17일 코로나19 양성률이 13.8%로 1년 새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국의 경우 양성률이 지난해 정점(8월, 21.1%)에 근접하고 있고, 태국도 4월 송크란(태국의 설) 연휴 후 계속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들 지역은 우리 국민의 해외 여행지로 인기가 높고 인적 교류도 활발한 곳이어서 국내 전...

    2025.05.30 18:10

  • [사설] 성장률·금리 다 내린 한은, 경제 일으킬 정부 역할 커져야
    [사설] 성장률·금리 다 내린 한은, 경제 일으킬 정부 역할 커져야

    한국은행이 29일 올해 ‘0%대 경제성장’을 전망하고 기준금리도 인하했다. 1분기에 역성장하고 수출마저 불안하다 보고, 가계빚·환율·물가 부담에도 경기 침체를 막는 게 시급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정부는 적극적인 재정 확장 정책으로 경기 살리기에 나서야 한다.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기준금리를 연 2.75%에서 연 2.50%로 낮췄다. 3개월 만에 0.25%포인트를 또 내린 것이고, 지난해 10월 이후 7개월 사이 1%포인트를 인하했다. 이렇게 금리 인하 속도가 가파른 것은 경기 침체가 ‘발등의 불’이 됐다고 보기 때문이다. 한은은 이날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0.8%로 하향했다. 석 달 전인 2월 전망치 1.5%에서 0.7%포인트나 낮춘 것은 코로나19가 대유행한 2020년 이후 처음이다. 1998년 외환위기, 2009년 금융위기에 버금가는 ‘성장 절벽’에 맞닥뜨리면서 한은으로서는 금리 인하에 머뭇거릴 여유가 없어진 것이다.지금 한국 경제는 수출과 내수가 모두...

    2025.05.29 18:53

  • [사설] 미 법원이 제동 건 상호관세, ‘7월 협상시한’ 매달릴 것 없다
    [사설] 미 법원이 제동 건 상호관세, ‘7월 협상시한’ 매달릴 것 없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발동한 보편·상호 관세에 대해 미국 법원이 무효화 결정을 내렸다. 트럼프 행정부는 법원 결정에 즉각 항소했지만 전 세계를 상대로 한 ‘트럼프 관세전쟁’이 법적 기반을 상실한 셈이다. 상호관세 부과를 전제로 한 한·미 통상협상도 시한에 구애받을 이유가 사라졌다.미국 연방국제통상법원 재판부는 28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2일 전 세계 185개 국가 및 지역에 상호관세를 부과하며 근거로 삼은 국제비상경제권한법과 관련해 “대통령에게 무제한적 관세 권한을 부여하는 것으로 보지 않는다”며 취소 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의회의 관세 부과 권한을 대통령에게 무제한 위임하는 것은 부적절한 입법권 포기라고 지적하고, 미국의 지속적 무역적자가 국가 비상사태에 해당한다는 행정부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따라 트럼프 정부가 전 세계에 발효한 10% 기본관세, 오는 7월9일로 유예된 국가별 상호관세, 펜타닐 유입을 이유로 지난 3월 캐나다·멕시코...

    2025.05.29 18:50

  • [사설]언어 성폭력 비판을 “린치”라 한 이준석, 국민 두렵지 않나
    [사설]언어 성폭력 비판을 “린치”라 한 이준석, 국민 두렵지 않나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대선 TV토론에서 한 성폭력 발언 후 각계의 비판이 쇄도하는 걸 두고 29일 “집단린치”라며 “법적 책임도 함께 물을 것”이라고 했다. 그가 한 발언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장남이 과거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린 글의 일부이고, 이 후보를 검증하려 그 글을 인용했다는 것이다. 생중계된 TV토론에서 여혐 언어폭력 발언으로 국민들에게 모욕감과 정신적 충격을 주고도 무고한 정치적 박해를 받고 있는 양 피해자 코스프레를 한 것이다. 이런 적반하장이 없다.인권위에는 이 후보 발언과 관련한 진정이 이날까지 35건 접수됐다. “단순한 실언이나 실수로 치부할 수 없는 계획적 혐오”라는 것이다. 여성계 비판도 줄을 잇고 있다. 대선 후보 정견을 들으려고 TV 앞에 앉은 국민들이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말을 강제로 듣는 봉변을 당했으니 그런 반응이 나올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이 후보는 오불관언이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제가 한 질문 어디에 혐오가 ...

    2025.05.29 18:10

  • [사설]이준석의 경악스런 여혐 폭력, 왜 정치하는지 묻는다
    [사설]이준석의 경악스런 여혐 폭력, 왜 정치하는지 묻는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가 대선 TV토론에서 귀를 의심케 하는 여성혐오 발언을 쏟아냈다. 국가 미래를 그리고 국민과 소통하는 공론장에서, 온 가족이 보는 마지막 TV토론에서 여성의 신체를 성적으로 학대하는 저열한 표현을 여과 없이 내뱉은 것이다. 이 후보는 “상대 후보 가족이 인터넷에 쓴 의혹이 있는 표현을 질문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인터넷 커뮤니티에 떠돌던 표현일 뿐, 출처도 사실관계도 분명히 제시하지 못했다. 주권자 모두를 모욕한 이 후보의 여혐·성폭력 발언에 분노와 경악을 금할 수 없다.이 후보는 지난 27일 정치 분야 TV토론에서 여성의 특정 신체부위에 대한 폭력 행위를 묘사하며 “이것은 여성혐오인가 아닌가”라고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에게 물었다. 권 후보는 질문을 빙자한 여성혐오에 답하지 않았다. “어떤 사람이”라며 적시한 화자도 없이, 여성의 인권·존엄을 훼손한 언어폭력으로 상대 후보를 공격하고 대선판을 오염시킨 것이다.이 후보는 대통령 후보직 사퇴를 촉구...

    2025.05.28 18:30

  • [사설]투표해야 국민이 이긴다
    [사설]투표해야 국민이 이긴다

    21대 대통령을 뽑는 6·3 대선 사전투표가 29~30일 이틀간 실시된다. 사전투표는 신분증만 소지하면 전국 어디서든 할 수 있는 편리성 때문에 2013년 도입 이후 투표율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 이제는 ‘1차 본투표’라 불러도 무방할 정도로 선거의 한 축이 됐다.사전투표는 전체 투표율을 끌어올려 주권자의 참정권을 확장시키고 있다. 2022년 20대 대선 사전투표율은 역대 선거 중 가장 높은 36.9%에 달했고, 전체 투표율(77.1%)의 절반에 육박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이번 6·3 대선 유권자 의식조사에서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응답자는 86%로, 20대 대선(83%)보다도 높다. 실제 지난 20~25일 실시된 재외국민 투표율은 79.5%로 역대 최고였다. 그 어느 때보다 국난 위기 속에서 치러지는 대선 열기가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각 정당과 후보들도 사전투표에 적극적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사전투표 첫날 서울에서 투표하고, ‘사전투표제 폐지’를...

    2025.05.28 18:15

  • [사설] 윤석열과 정치검찰, ‘경향신문 초법적 수사’ 책임져야
    [사설] 윤석열과 정치검찰, ‘경향신문 초법적 수사’ 책임져야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가 27일 경향신문 전현직 기자 4명을 불기소 처분했다. 2023년 10월 기자 자택을 압수수색하며 강제수사에 착수한 지 1년7개월 만이다. 검찰은 경향신문 기자들이 지난 20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허위 보도로 윤석열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보고, 특수부 검사 10여명을 동원해 강도 높은 수사를 벌였다. 검찰은 사건을 예단하고 그에 맞는 증거가 나올 때까지 파고 또 파는 ‘인디언 기우제식’ 수사를 거듭했다.경향신문은 2021년 10월7일 <김만배·박영수, 부산저축은행 수사 때 ‘대장동 인연’…주임검사가 윤석열> 기사를 필두로 당시 유력한 대권 주자였던 윤석열이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중수2과장 시절이던 2011년 부산저축은행 수사 때 대장동 대출 건에 대한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의혹을 연속 보도했다. 경향신문은 해당 기사 취재와 보도 과정에서 한 치도 언론 윤리에 어긋남이 없었다. 모든 기사는 사실에 기반을 두고 교차 검증을 거쳤다. ...

    2025.05.28 18:10

  • [사설]‘내란 비호’ 김문수 손 잡은 이낙연의 정치 유랑 참담하다
    [사설]‘내란 비호’ 김문수 손 잡은 이낙연의 정치 유랑 참담하다

    문재인 정부 초대 국무총리와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지낸 이낙연 새미래민주당 상임고문이 27일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김 후보는 내란 우두머리인 전직 대통령 윤석열을 줄곧 감쌌고, 김 후보 캠프에는 내란을 옹호한 자들이 즐비하다. 이 상임고문이 오로지 ‘반이재명’을 이유로 내란 옹호 세력, 수구 냉전 세력과 손을 잡은 것이다. 그를 정치적으로 키워준 민주당에 대한 배신이요, 김대중·노무현 정신의 계승을 말해온 정치인 이낙연의 참담한 자기부정이라 아니할 수 없다.이 상임고문은 “김 후보와 저는 국민통합을 위한 공동정부 구성·운영, 제7공화국 출범을 위한 개헌 추진 협력, 2028년 대선·총선 동시 실시를 통한 대통령과 국회의 임기 불일치 해소 및 3년 임기 실천 등에 원칙적으로 의견을 같이했다”고 했다. 그는 “김 후보가 괴물 독재국가 출현을 막는 데 가장 적합한 후보인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며 “그래서 제 한 표를 그에게 주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재...

    2025.05.27 18: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