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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대미 관세협상 선방, 상업적 합리성과 국내 일자리 챙겨야
    [사설] 대미 관세협상 선방, 상업적 합리성과 국내 일자리 챙겨야

    29일 전격 타결된 한·미 관세협상은 자동차 등 주요 수출 품목에서 한국 기업이 경쟁국보다 불리하지 않은 조건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선방했다고 볼 수 있다. 금융시장 반응도 호의적이다. 30일 코스피는 오르고 원·달러 환율은 하락했다. 미국 언론 등은 투자처 협의·결정, 투자 원리금 회수, 수익 배분 등에 관한 세부 조항을 거론하며 한국이 일본보다 협상을 잘했다고 평가했다. 관세협상 결과 앞으로 한국은 미국에 총 3500억달러를 투자해야 한다. 1500억달러는 조선업 분야(마스가) 협력이고, 2000억달러는 연간 200억달러 한도로 10년간 투자한다. 원리금 회수 때까지 투자 수익은 5 대 5로 배분한다. 대신 한국 기업은 반도체는 대만, 자동차는 일본·EU와 같은 조건으로 미국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자유무역협정(FTA)으로 그간 대미 수출이 무관세로 이뤄진 것에 견주면 15% 관세 자체가 새로 추가된 부담이다. 한국 국내총생산(GDP)의 20%에 해당하는 ...

    2025.10.30 18:34

  • [사설] 미 승인 받은 핵잠수함, 주변국 우려 해소부터 힘써야
    [사설] 미 승인 받은 핵잠수함, 주변국 우려 해소부터 힘써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 “한국이 핵추진 잠수함을 건조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고 밝혔다. 전날 한·미 정상회담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핵추진 잠수함의 연료를 공급받을 수 있도록 결단해달라”고 요청하자 곧바로 조치를 취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필라델피아 조선소에서 건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화가 인수한 미국의 필리조선소에서 한·미 공동으로 한국의 핵잠수함을 건조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노무현 정부 시절부터 추진한 핵잠수함은 대륙간탄도미사일, 전략폭격기와 함께 현대전의 핵심 전략자산으로 평가된다. 장기간 은밀하게 잠행할 수 있고 속도도 빨라 전 지구적 작전이 가능하다. 중국의 군사력 증강과 북한의 핵무장으로 한반도 주변 안보 지형이 유동화되는 상황에서 핵잠 도입은 자주국방을 향한 큰 걸음을 내딛는 계기가 될 것이다.그러나 한국이 감당해야 할 리스크 또한 만만치 않다. 핵 관련 무기체계를 한국이 도입하는 것은 남북관계는 물론 한·중관계에도 부정적 영향...

    2025.10.30 18:33

  • [사설]한·미 정상회담 ‘성공적’ 매듭, 관세·안보 협정문에 만전을
    [사설]한·미 정상회담 ‘성공적’ 매듭, 관세·안보 협정문에 만전을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경주 정상회담에서 관세협상을 타결지었다. 핵심 쟁점인 3500억달러 대미 투자를 현금 2000억달러와 조선업 협력 1500억달러로 구성하고, 연간 투자액을 최대 200억달러로 했다. 미국의 ‘전액 현금·선불 투자’ 요구로 교착된 관세협상이 성공적 틀로 가닥을 잡으면서 경제 불확실성이 해소된 걸 환영한다.한·미는 그간 대미 투자 현금 비중과 투자 기간을 두고 첨예한 입장차를 보였다. 양측은 최종적으로 3500억달러 중 2000억달러를 현금으로 투자하기로 했다. 연간 현금 투자 상한은 200억달러로 했는데 미국의 8년간 250억달러씩, 한국의 150억달러 미만 10년 이상 분할 납부 요구를 절충한 방식이다. 200억달러는 한국 외환시장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고, 문제 발생 시 추가 조율키로 해 다행이다. 1500억달러가 투입될 조선업 협력 사업은 한국 기업 주도로 추진하고, 양측은 조선협력협의체를 출범시키기로 했다...

    2025.10.29 20:52

  • [사설]런던베이글 20대 청년의 ‘80시간 과로사’ 진상 밝혀야
    [사설]런던베이글 20대 청년의 ‘80시간 과로사’ 진상 밝혀야

    ‘베이글 열풍’을 이끈 유명 베이커리 런던베이글뮤지엄은 청년들에게 꿈의 일터로 통한다. 연매출 800억원의 급속한 성장세를 보이며 창업 4년 만인 지난 8월 수천억원대에 매각돼 주목받았다. 하지만 화려한 성공신화 뒤에 한 청년 노동자의 죽음이 있었다. 매각 직전인 7월, 런던베이글에서 일하던 20대 청년이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다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다. 유족들은 근로복지공단에 산재를 신청했지만 사측은 과로사 의혹을 부인하고, 입막음·은폐 시비까지 불거졌다. 고용노동부는 29일 이 사건에 대한 근로감독에 착수했다.유족들은 고인이 장시간 노동에 내몰려 과로사에 이르렀다고 입을 모은다. 청년은 사망 전 지인들에게 “일주일간 80시간12분 일했고, 그 전에도 세 달간 주 60시간씩 일했다”, 사망 전날에는 “15시간 일하느라 한 끼도 못 먹었다”는 메시지를 보냈다고 한다. 개업 준비와 55평 매장 운영 일을 병행하며 극심한 업무에 시달렸다는 것이 유족들의 주장이다. 사망 전...

    2025.10.29 19:53

  • [사설] ‘AI·공급망·연대’ 화두 된 APEC, 포용적 성장의 길 찾길
    [사설] ‘AI·공급망·연대’ 화두 된 APEC, 포용적 성장의 길 찾길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이틀 앞서 1700여명의 글로벌 기업인들이 참여하는 ‘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이 29일 막을 올렸다. 각국 정상과 기업들이 모여 열띤 제안과 토론이 이뤄지는 역대 최대 규모의 행사다. 국가·기업들의 연대와 협력, 포용적 성장의 새로운 출발점이 되길 기대한다.이번 서밋의 주제는 ‘3B’로 불리는 ‘브리지, 비즈니스, 비욘드’(연결과 성장, 그 너머)다. 보호무역주의로 분절되고, 인공지능(AI)과 공급망이 격동하는 세상의 빛과 그림자를 직시하고, 그 해법을 모색하자는 취지다. 서밋 의장을 맡은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개회사에서 “공급망 재편과 기술 패권 경쟁, 디지털 전환, 기후위기 등 유례없는 복합적인 변화가 우리 앞에 밀려오고 있다”며 경주 APEC은 그 해답을 찾기 위한 자리라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도 “보호무역주의와 자국우선주의가 고개 들며 당장 생존이 시급한 시대”라면서도 “협력과 상생, 포용적...

    2025.10.29 19:04

  • [사설] 3번째 10월, 여전히 아물지 않은 ‘이태원의 아픔’
    [사설] 3번째 10월, 여전히 아물지 않은 ‘이태원의 아픔’

    세 번째 ‘시월’이 왔다. 국가의 실패로, 서울 이태원 골목에서 159명의 무고한 생명이 스러지고 세 해가 흘렀다. 하지만 ‘이태원의 진실’은 아직 모르고, 희생자도 유족도 시민들도 여전히 그 차가운 골목에 얼어붙은 채 서 있다. 참사와 슬픔을 지우려던 무도한 이들이 사라진 이제야 비로소 제대로 이유를 따져묻고 애도할 ‘첫 시월’을 맞는다. 공동체가 참사의 슬픔을 나누는 길은 진상을 밝히고 기억해 반복하지 않는 것이다. 그 책무는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시민 모두에게 있다. 정부는 참사의 총체적 진실을 규명하고 끝까지 책임을 묻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이태원 참사 3주기 기억식이 29일 광화문광장에서 열린다. 정부 차원 첫 공식 추모행사로, 희생자를 애도하고 유가족들 한을 풀며 시민의 트라우마를 위무하기까지 3년의 긴 시간이 걸렸다. 죄상을 덮으려 ‘참사’는 ‘사고’로, ‘희생자’는 ‘사망자’로 진실을 지우는 데 급급했던 윤석열 정권의 무도함 탓이다. 윤석열은 유가족과의...

    2025.10.28 18:37

  • [사설] 미·일 관세협상 서명, 한국은 조바심 접고 국익 지키길
    [사설] 미·일 관세협상 서명, 한국은 조바심 접고 국익 지키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28일 일본 도쿄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관세협상 이행 문서에 공동서명했다. 미국이 관세율을 15%로 인하해주는 대가로 일본이 5500억 달러(789조원)을 투자하는 내용으로, 지난 7월 타결된 내용에 변화가 없다. 일본의 대미 투자는 투자 기한, 절차, 이익 배분 방식이 미국 측에 유리해 일본 내에서 비판이 제기된 바 있지만, 결국 원안대로 최종 서명이 이뤄졌다.한·미 정상회담이 29일로 다가왔으나 양국간 협상은 교착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미·일이 최종 합의했고, 미·중 협상도 접점을 찾아가는 반면 한국만 늦어지는 형국이다. 그러나 ‘조바심’은 금물이다. 언제 합의하느냐가 아니라 어떤 내용으로 합의하느냐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미국이 일본과의 합의를 들어 압박할 가능성도 있지만, 한국과 ‘경제 체급’이 다르고 기축통화국인 일본이 선례가 될 수는 없다.미국 측은 3500억 달러 중 2000억 달러를 현금으로...

    2025.10.28 18:10

  • [사설] 견강부회·갑질·거짓말, 최민희 과방위원장 자격 없다
    [사설] 견강부회·갑질·거짓말, 최민희 과방위원장 자격 없다

    ‘국정감사 중 딸 축의금’과 ‘MBC 보도 개입’ 등 물의를 빚은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 행태가 도를 넘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인 최 의원은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허위조작 정보에 휘둘리지 않도록 우리가 깨어 있어야 한다. 노무현 정신으로 무장할 때”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언론 정상화 운동을 하면서 늘 ‘악의적 허위조작 정보는 사회적 가치관을 병들게 하는 암세포’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국회와 언론에서 도마에 오른 그의 특권적 언행을 ‘허위조작 정보’에 맞서는 것이라 하고, 때아니게 자기방어를 위해 ‘노무현 정신’까지 끌어왔다.최 의원은 도대체 뭔 소리를 하고 싶은 것인가. 언론에 보도된 최 의원의 텔레그램 메시지를 보면 국감 중에 과방위 피감기관인 통신사와 방송사 관계자 등으로부터 최대 100만원의 축의금을 받았다. 나중에 돌려줬다고 하지만, 직무 관련성이 있는 경우 10만원을 넘는 경조사비(축의·부의금과 화환 가격을 더한 액수)를 받을 수 없도록 한 청...

    2025.10.28 18:10

  • [사설]트럼프 회동 제의 받은 김정은, ‘핵 대화’도 만나서 시작하라
    [사설]트럼프 회동 제의 받은 김정은, ‘핵 대화’도 만나서 시작하라

    오는 29~30일 방한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나고 싶다는 의사를 연일 밝히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4일(현지시간) 첫 아시아 순방국인 말레이시아로 떠나며 “그가 연락한다면 만나고 싶다”고 했고, 27일 일본행 전용기에선 “김정은도 만나고 싶어 한다면 기꺼이 만날 것”이라고 했다. 김 위원장도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에 화답하길 바란다.트럼프 대통령은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다가오자 김 위원장과의 만남에 더욱 적극적이다. 이날엔 “김정은이 만나길 원한다면 일정 연장은 아주 쉬운 일”이라고 했다. 김 위원장과 회동 시 1박2일 방한 일정을 연장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반면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 제안에 가타부타 말이 없다. 하지만 공개 거부하고 있지 않아 회동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두 정상의 2019년 6월 ‘판문점 회동’도 트럼프 대통령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방문한 일본에서 트위터...

    2025.10.27 19:42

  • [사설] 코스피 4000 돌파, ‘기업 실적·경기’ 받쳐야 5000 간다
    [사설] 코스피 4000 돌파, ‘기업 실적·경기’ 받쳐야 5000 간다

    코스피가 27일 사상 처음으로 4000포인트를 넘어섰다. 코로나19 이후 유동성 공급과 개인투자 확대를 뜻하는 ‘동학개미운동’으로 2021년 1월 3000포인트를 넘어선 지 4년9개월 만이다. 상법 개정과 인공지능(AI)발 반도체 활황이 이끈 4000선 돌파 후 ‘코스피 5000’ 시대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기업 실적과 내수 회복, 양극화 해소까지 경제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이날 코스피는 미·중 무역협상 타결 기대 등에 힘입어 전 거래일보다 101.24포인트(2.57%) 오른 4042.83에 거래를 마쳤다.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 주가도 처음 10만원을 넘어섰고, SK하이닉스도 53만원을 웃도는 신고가를 기록했다. AI 훈풍 속 반도체 대기업 주가 상승이 코스피 신고가를 이끈 것이다. 코스닥 역시 1년6개월 만에 900선을 회복했다. 지난해 세계 주요 증시 중 최하위 수익률을 기록해 ‘국장 탈출은 지능순’이라는 수모를 당했지만 올 들어 반전 신화를 쓰고 있다. ‘...

    2025.10.27 19: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