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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4.19
  • [사설]이재명 “몸조심”·안철수 “죽은듯이”, 탄핵정국 말 절제해야
    [사설]이재명 “몸조심”·안철수 “죽은듯이”, 탄핵정국 말 절제해야

    민주주의는 설득으로 유지되고, 설득은 말을 통해 이뤄진다. 시민들의 다양한 가치를 조정해야 할 정치에서 말의 힘은 특히 중요하다. 정치인의 말이 거칠어지면 적대·증오가 깊어지고, 민주주의도 위험해진다. 대통령 윤석열의 탄핵심판을 앞두고 극한 대립과 갈등을 겪고 있는 나라에서 정치 지도자들의 부적절하고 자극적인 말이 늘고 있어 유감스럽다.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9일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을 향해 “범죄를 저지르고 있는 현행범”이라며 “헌법상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직무유기”라고 비판했다. “몸조심하기 바란다”는 말도 이어졌다.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 3주가 지나도록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는 최 대행을 직격한 말이지만, 그 표현은 제1야당 대표의 공개 발언이라고 믿기 어려운 수준의 독설이다. 탄핵 선고가 지연되는 책임과 위헌 시비가 큰 최 대행의 언행을 설득적으로 설명하면 될 일이지, 이런 가시 돋친 험담은 그 취지와 달리 또 다른 공방만 부를 뿐이다. ...

    2025.03.20 18:32

  • [사설] 경호처에 “총 갖고 뭐 하냐”는 김건희, 유혈 내전 바란 건가
    [사설] 경호처에 “총 갖고 뭐 하냐”는 김건희, 유혈 내전 바란 건가

    지난 1월15일 대통령 윤석열이 관저에서 체포된 후 김건희 여사가 “총 갖고 다니면 뭐 하냐, 그런 거 막으라고 가지고 다니는 건데”라며 경호처 직원들을 질책했다고 한다. 김 여사는 “마음 같아서는 이재명 대표를 쏘고 나도 죽고 싶다”는 발언도 했다고 한다. 대통령실은 ‘사실무근’이라고 해명했지만,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특수단)은 윤석열 체포 방해 혐의로 신청한 김성훈 경호처 차장 구속영장에 이런 내용을 담았다. 당시 김 여사 발언에 놀란 경호관이 김신 가족부장에게 이런 사실을 전화로 직보했고, 경찰 특수단이 압수한 김 부장 휴대전화에서 해당 내용이 담긴 통화 녹음을 확보했다는 것이다.김 여사의 섬뜩한 언행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 사인인 대통령 배우자가 경호처 직원들에게 총기 사용 운운하는 게 과연 가당한가. 만에 하나 당시 경호관들이 총기를 사용했다면 경찰도 대응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고, 윤석열 체포 과정에서 유혈 사태나 내전 같은 미증유의 불상사가 일어날 뻔했다....

    2025.03.20 18:15

  • [사설] 모수개혁 첫발 뗀 연금, 구조개혁 큰 그림도 서둘라
    [사설] 모수개혁 첫발 뗀 연금, 구조개혁 큰 그림도 서둘라

    국회는 20일 본회의를 열고 보험료율을 13%로, 소득대체율을 43%로 높이는 ‘더 내고 더 받는’ 국민연금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2007년 이후 18년 만의 연금개혁이다. 30년 후 기금 고갈 우려에도 정치권이 연금재정 개혁을 미뤄온 건 아쉬움이 크나, 더 늦기 전에 모수개혁을 성사시켜 다행스럽다. 대통령 윤석열 탄핵 정국과 여야 대치 상황에서 합의를 이뤄낸 것도 평가할 만하다. 여야는 함께 국가 현안을 푼 협치 성과를 동력 삼아 연금 구조개혁과 추가경정예산 처리 등 민생 현안 해결에도 속도를 내길 바란다.개정안에 따르면 국민연금 보험료율은 현행 9%에서 내년부터 매년 0.5%포인트씩 8년간 올린다. 소득대체율은 기존 41.5%에서 내년부터 바로 43%로 인상된다. 연금 가입기간으로 인정해주는 군복무 크레디트는 현행 6개월에서 12개월로 두 배 늘고, 출산 크레디트도 첫째부터 적용하는 것으로 확대된다. 국민 신뢰 제고를 위해 국민연금의 지급보장도 명문화한다. 지난해...

    2025.03.20 18:05

  • [사설] ‘강남 토허제’ 원위치, ‘선거용 선무당’ 정책 없어야
    [사설] ‘강남 토허제’ 원위치, ‘선거용 선무당’ 정책 없어야

    정부가 서울 집값 상승세 확산을 막기 위해 토지거래허가제 재지정 카드를 꺼내 들었다. 지난달 12일 오세훈 서울시장이 해제를 발표한 지 35일 만이다. 오 시장은 “심려를 끼쳐드린 점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지만, 졸속 행정이 부른 정책 신뢰 하락과 시장 불안은 ‘급한 불’이 됐다.정부와 서울시는 19일 서울 강남·서초·송파·용산구 아파트 2200여곳, 총 110.65㎢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하는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을 발표했다. 지난달 해제된 잠삼대청(잠실·삼성·대치·청담동)을 재지정하고, 강남3구와 용산까지 확대했다. 특히 토지거래허가구역을 특정 구역·동이 아닌 구 단위로 한꺼번에 지정한 건 처음이다. 토허제 해제가 불붙인 서울·수도권 집값 상승을 잡기 위해 서둘러 고강도 대책을 내놓은 것이다. ‘오세훈 시장이 쏘아올린 공’이 부동산시장을 들쑤신 결과가 참담하다.오 시장은 이날 토허제 해제 당시는 가격 급등기가 아니었다고 했지만 변명에 불과...

    2025.03.19 18:33

  • [사설]윤석열 ‘승복’ 밝히고. 헌재는 ‘신속 심리’ 약속 지켜야
    [사설]윤석열 ‘승복’ 밝히고. 헌재는 ‘신속 심리’ 약속 지켜야

    내란 우두머리인 대통령 윤석열 탄핵심판 선고가 기약 없이 늦어지고 있다. 헌법재판소는 국회가 윤석열을 탄핵소추한 지 95일째인 19일에도 선고기일을 정하지 않았다. 노무현·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에 걸린 기간(63일·91일)은 진작 넘어섰다.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신속하게 심리한다던 헌재의 공언이 무색하다. 불복 여지나 한 점 흠결도 남기지 않으려는 노력으로 이해하지만, 시간이 길어질수록 사회적 불안 또한 커진다는 걸 헌재는 유념할 필요가 있다. 선고 일정이 늦어지자 여기저기서 아전인수식 추측과 출처도 불분명한 ‘사설정보지’(지라시)가 나돌고, 그런 얘기를 들은 다수의 시민들은 일말의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헌재가 윤석열을 파면해야 할 이유는 변론 과정에서 확인되고도 남았다. 12·3 비상계엄의 위헌성은 별도의 논증이 불필요할만치 명확하다. 헌법이 정한 요건과 절차부터 갖추지 못했다. 국회를 비롯해 일체의 정치 활동을 금지한 계엄포고령 1호와 거기에 근...

    2025.03.19 18:15

  • [사설] ‘1.5도 방어선’ 깨진 지구, 생존 위한 탄소감축 가속해야
    [사설] ‘1.5도 방어선’ 깨진 지구, 생존 위한 탄소감축 가속해야

    세계기상기구(WMO)가 19일(현지시간) ‘전 지구 기후현황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지구 온도가 산업화 이전 대비 1.55도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1.5도는 2015년 파리기후협정 당시 기후위기를 막기 위해 설정한 마지노선이다. 역사상 가장 뜨거운 지구에서 살고 있는 인류가 파국의 선을 넘으며 ‘시한부 선고’를 받아든 셈이다. 세계도 한국도 생존을 위해 강한 절박감으로 탄소감축에 나서야 한다.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온실가스 농도는 420.0PPM으로 산업화 이전 대비 151% 증가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지표면 온도도 최고치였다. 해양 열 함량은 65년 관측 사상 가장 높았고, 지난 20년간 바다 온난화 속도는 1960~2005년 대비 2배 이상 빨라졌다. 해수면 고도는 1993년 관측 이래 가장 높았다. 지구 환경의 모든 지표가 급격히 악화하고 있는 것이다.지난해 인류는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온몸으로 체감했다. 전 세계적으로 극단의 폭염·홍수·산불·혹한으로 수...

    2025.03.19 18:04

  • [사설]“누가 진짜 피해자냐”는 교수들 일침, 전공의들 새겨야
    [사설]“누가 진짜 피해자냐”는 교수들 일침, 전공의들 새겨야

    서울대 의대·병원 교수 4명이 지난 17일 정부의 내년도 의대 증원 방침 철회에도 복귀를 거부하는 전공의·의대생들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들은 ‘복귀하는 동료는 더 이상 동료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분들께 -이제는 결정할 때입니다’라는 성명에서 “현재의 투쟁 방식과 목표는, 정의롭지도 않고, 사회를 설득할 수도 없다”며 이런 태도가 계속될 경우 결국 독점 권한을 잃고 도태될 거라고 경고했다. 동료를 조롱하고 수업 불참을 종용하는 제자들의 도 넘은 행태를 더는 방치해선 안 된다고 판단한 것이다. 전공의와 의대생들은 스승의 쓴소리를 가슴 깊이 새겨야 한다.이들 교수는 “사직과 휴학은 여러분이 스스로 선택한 일”이라며 “진짜 피해자는 누구인가. 1년 동안 외면당하고 치료받지 못한 환자들, 그들의 가족들이 아닌가”라고 되물었다. 이 일침은 1년 넘게 의료대란을 감내해온 국민과 환자들도 내내 하고 싶었던 얘기일 것이다. 환자단체는 “희망을 봤다”고 했다. 그나마 이런 의사들 덕분...

    2025.03.18 20:38

  • [사설] ‘2인 체제 위법’ 무시한 최상목·이진숙, 법 위에 군림할 건가
    [사설] ‘2인 체제 위법’ 무시한 최상목·이진숙, 법 위에 군림할 건가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이 ‘개의 정족수 3인’을 규정한 방송통신위원회설치운영법(방통위법) 개정안에 거부권을 행사했다. 방송의 공정성을 훼손시키는 이진숙 방통위원장 폭주도 그대로 이어지게 됐다. 국회의 입법권을 무시하고 ‘2인 방통위는 위법’이란 법원 지적도 외면하는 거부권 행사는 법 위에 군림하겠다는 것과 다를 게 없다.최 권한대행은 18일 방통위법 개정안에 대해 “위헌성이 상당”하다고 밝혔다. 방통위 상임위원 5인을 대통령 지명 2인, 국회 추천 3인(여당 1인, 야당 2인)으로 구성하는데, 전체회의를 상임위원 3인 이상이 출석하도록 요건을 강화하면 야당의 추천 거부로 방통위 운영을 정지시킬 수 있다는 논리다. 최 대행은 ‘국회가 추천한 후보를 30일 이내에 임명하지 않으면 임명된 것으로 간주하는 규정’에는 “대통령의 임명권을 실질적으로 침해해 ‘권력분립 원칙’에 반할 소지가 있다”고 했다. 헌재가 “국회 권한 침해”라며 위헌으로 결정한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을 차일...

    2025.03.18 19:33

  • [사설] 고환율 속 고삐 풀린 생활물가, ‘뒷북 정부’ 되지 말라
    [사설] 고환율 속 고삐 풀린 생활물가, ‘뒷북 정부’ 되지 말라

    식품회사들이 제품 가격을 잇따라 올리고 있다. 오뚜기는 다음달 1일부터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카레와 짜장 제품 가격을 13.6% 인상한다. 농심은 라면과 스낵 17개 제품 출고가를 평균 7.2% 인상했다. ‘신라면’은 950원에서 1000원, ‘새우깡’은 1400원에서 1500원이 됐다. 한국맥도날드는 20일부터 20개 메뉴 가격을 평균 2.3% 올릴 예정이다.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는 지난달 빵과 케이크 가격을 5% 정도 올렸고, 커피와 맥주 및 음료 가격도 올랐다. 기업들이 탄핵 정국을 가격 인상의 기회로 삼는 게 아닌가 싶을 만큼 기세가 심상치 않다.12·3 비상계엄 이후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훌쩍 넘어 고공행진하고 있다. 지난 1월 생산자물가는 한 달 새 0.6% 뛰었다. 통상 생산자물가는 1~2개월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된다. 과거엔 생산자물가만 들썩여도 정부가 담당 공무원을 붙여 집중적으로 감시했다. 가격 담합을 막기 위해 공정거래위원회가 조사에 나서기도...

    2025.03.18 18:15

  • [사설] 집값 치솟고 갭투자 꿈틀, ‘강남 토허제’ 푼 오세훈 책임져야
    [사설] 집값 치솟고 갭투자 꿈틀, ‘강남 토허제’ 푼 오세훈 책임져야

    ‘오세훈 시장이 쏘아 올린 공’이 부동산시장을 들쑤시고 있다. 서울시가 지난달 14일 송파구 잠실동과 강남구 삼성·대치·청담동(잠삼대청)을 서울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해제한 이후 강남권에서 시작된 집값 상승세가 서울 전역으로 확산하고 있는 것이다. 오 시장은 섣부른 규제 완화의 책임을 지고 신속히 결자해지의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17일 서울시의 부동산 실거래 현황자료를 보면, 토지거래허가구역을 해제한 이후 한 달 만에 ‘잠삼대청’ 일대 아파트 거래량이 72%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매매가도 27억2000만원에서 28억2000만원으로 뛰었다. 이달 둘째 주 서초·강남·송파 등 ‘강남3구’ 아파트값은 한국부동산원 조사 결과 7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뛰었고, 그동안 집값 하락세를 보였던 도봉·강북·금천 등 7개구의 아파트값도 상승세로 전환했다. 토지거래허가 해제가 집값 상승의 불쏘시개 역할을 한 것이 분명하다.집값 상승세에 투기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차규근 조국혁신...

    2025.03.17 18: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