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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 연임 지연 사태’가 공수처에 남긴 것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5일 임기가 이틀 남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검사 4명의 연임안을 재가하기 직전까지도 공수처에서는 출범 이후 처음으로 검사 연임이 불발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무성했다. ‘윤 대통령이 해병대 채모 상병 사망사건 수사외압 의혹 수사를 이끌어 온 이대환·차정현 부장검사를 연임시키지 않을 빌미를 찾고 있다’는 설이 돌았다. 윤 대통령이 찾고 있다는 ‘빌미’의 구체적인 내용까지 공수처 주변에서 흘러나왔다.검사 연임 결정이 미뤄지는 동안 공수처는 큰 혼란을 겪었다. 공수처 관계자들은 연임 지연과 연이은 검사 사직 탓에 “수사팀이 수사에 손을 못 대고 있다”면서 혼란스러운 분위기를 전했다. 연임안이 재가되지 않는다면 채 상병 사건, 김건희 여사 공천개입 의혹 등 공수처가 맡은 굵직한 현 정부 관련 수사가 한동안 좌초할 위기였기 때문이다. 야당뿐 아니라 여당이 추천한 위원들도 포함된 공수처 인사위원회가 만장일치로 검사 4명의 연임을 의결했는데도 윤 대통령은 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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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경의선·동해선 폭파’ 질문에…웃음 터트린 미 국무부 대변인
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 국무부 브리핑에서 북한의 경의선·동해선 남북 연결도로 폭파에 대한 문답이 이뤄졌다. 한 기자가 ‘북한이 그들 소유의 도로를 스스로 폭파하고 파괴한 것’에 대한 입장을 묻자 매슈 밀러 국무부 대변인은 웃음을 터뜨린 뒤 “음, 그런 식으로 설명하겠다면”이라고 말하고는 미리 준비한 언론 대응 요지를 읽어 내려갔다. 미국은 동맹인 한국과 긴밀하게 공조하고 있고, 충돌 위험을 높이는 어떤 행동도 중단할 것을 계속 북한에 촉구한다는 내용이었다.밀러 대변인이 브리핑에서 웃음을 터뜨린 이유는 명확하지 않다. 국무부 내 복수의 관련 부서에 추가 설명을 요청하는 질의를 보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 밀러 대변인이 세계의 엄중한 정세에 대한 입장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웃음을 참지 못하거나 상황에 맞지 않는 농담으로 말문을 연 것이 처음은 아니다.분명한 것은 밀러 대변인의 태도를 독특한 유머감각으로 치부하고 넘기기엔 한반도 상황이 심상치 않다는 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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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경의선·동해선 폭파 질문에 웃은 국무부 대변인
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 국무부 브리핑에서 북한의 경의선·동해선 남북 연결도로 폭파에 대한 문답이 이뤄졌다. 한 기자가 ‘북한이 그들 소유의 도로를 스스로 폭파하고 파괴한 것’에 대한 입장을 묻자 매슈 밀러 국무부 대변인은 웃음을 터뜨린 뒤 “음, 그런 식으로 설명하겠다면”이라고 말하고는 미리 준비한 언론대응 요지를 읽어내려갔다. 미국은 동맹인 한국과 긴밀하게 공조하고 있고, 북한이 충돌 위험을 높이는 어떤 행동도 중단할 것을 계속 촉구한다는 내용이었다.밀러 대변인이 브리핑에서 웃음을 터뜨린 이유는 명확하지 않다. 국무부 내 복수의 관련 부서에 추가 설명을 요청하는 질의를 보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 밀러 대변인이 세계 각지의 엄중한 정세에 대한 입장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웃음을 참지 못하거나 상황에 맞지 않는 농담으로 말문을 연 적이 처음은 아니다.분명한 것은 밀러 대변인의 태도를 독특한 유머감각으로 치부하고 넘기기엔 한반도 상황이 심상치 않다는 점이다. 북한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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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의 같고도 다른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수사, 그 끝은
최근 막을 내린 드라마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에서 주인공 고정우는 자신이 저지르지 않은 살인의 범인으로 지목돼 전과자가 됐다. 분노와 억울, 모욕과 오해로 뒤덮였던 그의 삶이 평화를 찾은 것은 진실을 밝히고자 노력한 사람들 덕분이었다. 범죄를 저지르고 은폐에 공모한 이들이 드러나면서 ‘내가 죽이지 않았다’는 고정우의 믿음은 사실로 바뀌었다.홍성헌은 그러지 못했다. 옆 동네 동생이자 학교 후배인 양회동이 지난해 5월1일 정부의 건설노조 탄압에 항의하며 몸에 불을 붙이는 순간 ‘옆에서 말리지 않았다’는 누명을 썼다. 조선일보는 ‘기획된 분신’이라는 취지로 보도했고, 전 국토교통부 장관 원희룡은 이 기사를 편들었다. 경찰 조사 끝에 홍성헌은 자살방조 혐의를 벗었지만 ‘목적을 위해 목숨을 도구로 삼은 자’라는 오명은 남았고 삶은 만신창이가 됐다.이 사태의 실마리를 제공한 자가 있었다. 춘천지검 강릉지청의 폐쇄회로(CC)TV 영상을 유출한 자다. 유족은 개인정보보호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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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설공주에게 개인정보보호법을!…같고도 다른 류희림과 양회동 사건
최근 막을 내린 TV드라마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에서 주인공 고정우는 자신이 저지르지 않은 살인의 범인으로 지목돼 전과자가 됐다. 분노와 억울, 모욕과 오해로 뒤덮였던 그의 삶이 평화를 찾은 것은 진실을 밝히고자 노력한 사람들 덕분이었다. 범죄를 저지르고 은폐에 공모한 이들이 드러나면서 ‘내가 죽이지 않았다’는 고정우의 믿음은 사실로 바뀌었다.홍성헌은 그러지 못했다. 옆동네 동생이자, 학교 후배였던 양회동이 지난해 5월1일 정부의 건설노조 탄압에 항의하며 몸에 불을 붙이는 순간 ‘옆에서 말리지 않았다’는 누명을 썼다. 조선일보는 ‘기획된 분신’이라는 취지로 보도했고, 전 국토부장관 원희룡은 이 기사를 편들었다. “동료의 죽음을 투쟁의 동력으로 이용하려 했던 것은 아닌지.” 원희룡이 했던 말이다. 경찰 조사 끝에 홍성헌은 자살방조 혐의를 벗었지만 ‘목적을 위해 목숨을 도구로 삼은 자’라는 오명은 남았고 삶은 만신창이가 됐다.이 사태의 실마리를 제공한 자가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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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정부 ‘통일 독트린’, 미국의 지지보다 더 중요한 것은
윤석열 대통령이 광복절에 발표한 8·15 통일 독트린에 대한 미국의 지지를 얻으려는 정부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10월 초 워싱턴에서 열릴 첫 한·미·일 북한 인권 관련 대화에서도 통일 독트린을 의제로 다룰 계획이라고 한다. 지난주 방미한 김천식 통일연구원 원장은 지난 4일 ‘한·미관계 콘퍼런스’ 개회사에서 “독일의 통일이 미국의 결단과 리더십으로 가능했다는 역사적 사실”을 언급하며 “미국은 한국의 통일에 결정적 도움을 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국가”라고 말했다.아마도 김 원장은 ‘통일된 독일’을 막판까지 반대한 영국·프랑스와는 달리 독일 통일을 지지한 미국의 결과론적 역할을 강조하려 한 게 아닌가 싶다. 하지만 독일 통일의 교훈을 말하려면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기 전까지 20년간 서독의 좌우 정권 모두 동방정책을 지속했고, 동·서독 주민 간 교류가 원활했다는 점도 빼놓아서는 안 된다. 단절된 남북 채널 복원은 차치하고라도, 당장 북한의 오물 풍선과 남측의 대북전단으로 인한 긴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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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독트린, 미국 지지보다 더 중요한 것
윤석열 대통령이 광복절에 발표한 8·15 통일 독트린에 대한 미국의 지지를 얻으려는 정부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10월 초 워싱턴에서 열릴 첫 한·미·일 북한 인권 관련 대화에서도 통일 독트린을 의제로 다룰 계획이라고 한다. 지난주 방미한 김천식 통일연구원 원장의 발언은 더욱더 직접적이었다. 그는 지난 4일 ‘한미관계 콘퍼런스’ 개회사에서 “독일의 통일이 미국의 결단과 리더십으로 가능했다는 역사적 사실”을 언급하며 “미국은 한국의 통일에 결정적 도움을 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국가”라고 말했다.아마도 김 원장은 ‘통일된 독일’을 막판까지 반대한 영국·프랑스와는 달리 독일 통일을 지지한 미국의 결과론적 역할을 강조하려 한 게 아닌가 싶다. 하지만 독일 통일의 교훈을 말하려면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기 전까지 20년간 서독의 좌·우 정권 모두 동방정책을 지속했고, 동·서독 주민 간 교류가 원활했다는 점도 빼놓아서는 안 된다. 단절된 남북 채널 복원은 차치하고라도, 당장 북한의 오물풍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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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우 김문수’ 반대하지 않은 한국노총…나쁜 선례 남겨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31일 김문수 전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을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김 전 위원장이 그간 보여온 극우 행보를 감안할 때 노동계 목소리는 ‘반대’로 모일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았다.이 관측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한국노총은 입장문을 내고 “김문수 신임 장관은 노동계를 진정한 정책의 파트너로 인정하고, 무너진 노정관계 복원에 나서길 바란다”고 밝혔다. 김 전 위원장이 향후 노동부 장관으로 임명될 것을 전제하고 제대로 된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하는 내용이었다.김 전 위원장은 한국노총이 지난해 6월 경사노위 참여 전면 중단을 선언하고 노정 관계가 최악으로 치달을 때 꾸준히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을 만나 사회적 대화 복귀를 설득했다. 또 경청콘서트를 열어 청년·대리운전기사·배달라이더 등 취약계층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듣는 데 공을 들였고, 5인 미만 사업장에 근로기준법을 단계적으로 확대 적용해야 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야인 시절 태극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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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 탄핵한다면서 검찰 닮아가나
“선배, 이거 봤어요?” 한 달 전 다른 회사 기자로부터 더불어민주당이 발의한 검사 탄핵소추안을 읽어봤냐는 연락을 받았다. 그가 보내준 강백신 검사 탄핵소추안에는 ‘이보라 경향신문 기자’라는 실명이 적혀 있었다. ‘강 검사가 경향신문·머니투데이 기자에게 피의사실을 공표했다’는 내용이었다. 기자와 머니투데이 기자가 각각 쓴 기사는 민주당이 제시한 탄핵소추 근거자료로 동원됐다.탄핵소추안에 언급된 두 기사는 서울중앙지검이 윤석열 대통령 명예훼손 사건 전담수사팀을 꾸렸던 지난해 9월7일 검찰의 공식 브리핑 내용을 보도한 것이다. 당시 브리핑에 참석한 수십개 언론이 비슷한 내용을 보도했다. 브리핑을 한 주체는 강 검사도 아니었다. 그런데도 민주당은 탄핵소추안에 기자들이 검사가 흘린 피의사실을 ‘받아쓰기’하며 검사와 범죄를 공모한 것처럼 적었다. 엄연한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이다. 게다가 강 검사는 윤 대통령 명예훼손 혐의로 경향신문을 수사한 검사다. 그런 검사가 수사 대상인 경향신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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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터리’ 검사 탄핵안 쓴 민주당이 검찰개혁 말하려면
“선배, 이거 봤어요?” 한달 전 다른 회사 기자로부터 더불어민주당이 발의한 검사 탄핵소추안을 읽어봤냐는 연락을 받았다. 그가 보내준 강백신 검사 탄핵소추안에는 ‘이보라 경향신문 기자’라는 실명이 적혀 있었다. ‘강 검사가 경향신문·머니투데이 기자에게 피의사실을 공표했다’는 내용이었다. 기자와 머니투데이 기자가 각각 쓴 기사는 민주당이 제시한 탄핵소추 근거자료로 동원됐다.탄핵소추안에 언급된 두 기사는 서울중앙지검이 윤석열 대통령 명예훼손 사건 전담수사팀을 꾸렸던 지난해 9월7일 검찰의 공식 브리핑 내용을 보도한 것이다. 당시 브리핑에 참석한 수십여개 언론이 비슷한 내용을 보도했다. 브리핑을 한 주체는 강 검사도 아니었다. 그런데도 민주당은 탄핵소추안에 기자들이 검사가 흘린 피의사실을 ‘받아쓰기’하며 검사와 범죄를 공모한 것처럼 적었다. 엄연한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이다. 게다가 강 검사는 윤 대통령 명예훼손 혐의로 경향신문을 수사한 검사다. 그런 검사가 수사 대상인 경향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