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청춘이라고 하는 청년세대가 쉬고 있다고 한다. 지난 6월 통계청은 그냥 쉬는 청년(15~29세)이 40만 명 정도로 1년 전보다 1만 3000 명 늘어났다고 발표했다. N포세대 라고도 불리는 청년들이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한 원인도 있지만 치열했던 학업 경쟁과 스트레스, 진로취〮업 스트레스, 그리고 경쟁적 사회에서 견뎌내야 하는 실패와 좌절 등으로 인해 느끼는 극심한 피로감일 수도 있다. 청소년의 마음건강도 역시 위험한 수준이다. 올해 통계청은 사망원인 통계에서 10대 자살률은 2018년 5.8명 이후 6년 연속 증가해 7.9명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게다가 최근에는 청소년의 도박과 마약 문제 등의 문제까지 청년뿐만 아니라 청소년의 마음건강에 대한 걱정이 많다.
교육부는 2008년부터 학교폭력, 학교 부적응, 가정의 위기, 학업중단 등 다양한 위기 상황에 놓인 학생들을 대상으로 위(Wee) 프로젝트를 제공하고 있다. 학교는 위클래스, 교육지원청에는 위센터, 교육청에는 위스쿨 등을 통해 주로 위기학생을 위한 상담을 제공한다. 그리고 여성가족부는 청소년안전망과 청소년상담복지센터 운영을 통해 상담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들 기관은 자격을 갖춘 상담자가 청소년과 부모, 교사 등에게 전문상담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제도적 틀에 비해 상담 전문성의 필수조건인 상담인력에 대한 방안은 아직도 충분하지는 못하다. 첫째, 학교 상담실인 위클래스에 배치된 전문상담교사는 대부분 1명이다. 실제로 교사들을 만나보면 청소년의 학교적응, 대인관계 문제뿐만 아니라 학교폭력, 우울, 불안, 심지어 자해나 자살 등 심각한 문제들이 많다고 한다. 학생 1명당 배치돼야 할 상담교사의 수에 대해 명확한 규정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 둘째, 청소년상담복지센터는 지역사회 내에서 청소년 상담 전문기관이나 상담인력에 대한 대우는 직무와 전문성의 수준과는 괴리가 있다. 상담서비스에 대한 제도가 마련돼 명확한 직무나 임금수준이 논의될 필요가 있다. 셋째, 대학의 경우는 대학의 재량으로 상담센터를 설치하는데 대부분 일정 비용만으로 채용할 수 있는 비정규직 인력을 고용하는 경우가 많다. 대학 내 상담센터 설치 기준과 인력에 대해서도 역시 논의될 필요가 있다.
지난 7월부터 시작된 보건복지부의 전국민 마음투자 지원사업에 60년의 역사를 지닌 한국상담심리학회의 상담심리전문가와 다른 학회의 전문 상담인력이 지원인력으로 포함돼 상담전문성을 인정받을 수 있는 기쁜 일이 있었다. 앞으로 청년 마음건강 서비스의 지속적 유지를 위해 심리상담 서비스의 질적 수준 관리를 위한 심리상담에 대한 법적인 논의도 함께 시작되기를 바란다.
올 여름은 너무 길고 무더워서 선선한 가을 날씨가 정말 반갑다. 어쩌면 청년들도 뜨거운 여름 같은 인생의 짐 때문에 너무 빨리 지쳐버린 것은 아닐까 생각해본다. 이들에게 전문 심리상담의 서비스가 청명한 가을 날씨의 반가움처럼 회복의 실마리가 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