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적

주4일 근무제읽음

송현숙 논설위원
국제적으로 주 4일 근무제가 주목받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대선주자들이 관련된 언급을 하면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1일 정의당 심상정 대선 후보가 서울 중구 IBK기업은행 본점 내 전국금융노조 기업은행지부 사무실을 방문, 노조원들과 주 4일제 관련 간담회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제적으로 주 4일 근무제가 주목받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대선주자들이 관련된 언급을 하면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1일 정의당 심상정 대선 후보가 서울 중구 IBK기업은행 본점 내 전국금융노조 기업은행지부 사무실을 방문, 노조원들과 주 4일제 관련 간담회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노동시간 단축이 화두가 된 건 세계적으로도 100년 남짓에 불과하다. 19세기 산업혁명 이후 20세기 초반까지만 해도 하루 14~16시간의 살인적 노동이 다반사였다. 이 같은 노동현실은 1919년 국제노동기구(ILO)가 출범하며 획기적으로 개선된다. 노동자들은 무엇 때문에 누구를 위해 이토록 뼈빠지게 일하는지 묻게 됐다. 인간다운 삶,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이 새로운 지향점이 됐다. ILO 창립 당시 제1호 협약으로 ‘1일 8시간, 1주 48시간’ 노동 원칙이 확립됐고 1935년 주 40시간, 주 5일제가 국제표준이 됐다.

세계는 이제 주 4일제를 이야기하고 있다. 아이슬란드는 4년간의 주 4일 근무제 실험을 마치고 실제 노동시간 단축에 들어갔다. 스페인과 일본도 제도 마련에 나섰다. 국내에선 수년 전부터 배달의민족이 월요일 오후 출근하는 주 4.5일제를 도입했고, 신세계·SK 등 일부 대기업 계열사들도 주 4일 근무를 시범 적용하고 있다. 올해 설립된 게임 스타트업 엔돌핀 커넥트는 주 4일·36시간(화~금 9시간씩) 근무제를 도입했다.

최근엔 국내 대선 주자들의 발언으로 ‘주 4일제’가 부상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는 “신노동법을 제정해 전 국민 주 4일 근무제를 도입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능동적으로 대응해야 하기 때문에 우리 사회 화두의 하나로, 주 4일제 얘기를 해야 될 때가 왔다”고 강조했다. 구인·구직 플랫폼 ‘사람인’이 성인 4155명을 대상으로 주 4일제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 결과 83.6%가 긍정적이라 응답할 만큼 환영받는 정책이기도 하다.

일각에선 주 4일제가 ‘좋은 일자리’의 노동환경 개선에만 국한돼 양극화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한다. 그러나 노동시간 단축이 가야 할 목적지라는 사실은 부인하기 어렵다. 즐거운 상상을 해본다. 업종별로 상황이 다른 만큼, 노동자와 기업 스스로 주 4일제로 가는 가장 좋은 방법을 찾도록 하면 어떨까. 일자리 나누기와 적절한 임금, 여가 누리기 방안을 토론하는 장이 곳곳에서 펼쳐진다면 대선 과정의 떠들썩함이 흥겨울 것 같다. 500여년 전 나온 <유토피아>에서 토머스 모어는 누구나 하루 6시간씩 노동하며 여가를 즐기자는 꿈을 얘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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