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적

우주 광고

이용욱 논설위원
러시아 스타트업 ‘스타트로켓’의 우주 광고 구상도. 스타트로켓 페이스북

러시아 스타트업 ‘스타트로켓’의 우주 광고 구상도. 스타트로켓 페이스북

할리우드 거장으로 꼽히는 리들리 스콧 감독의 SF 명작영화 <블레이드 러너>(1982)는 강렬한 도입부로 유명하다. 2019년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밤, 비행자동차가 대형 동영상 광고 앞을 지나쳐 날아가는 장면이다. 특히 하늘 높이 떠 있는 대형 광고가 주는 시각적 충격은 대단했다. 당시로선 기술적 배경이 불분명한 상상에 가까웠겠지만, 광고효과 극대화에 목매는 미래 시대의 트렌드를 제대로 내다본 것임에는 틀림없다.

우주관광 시대의 개막 등 관련 기술이 발전하면서 영화에서나 볼 법하던 이런 광고들이 현실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기업들이 초소형 인공위성 ‘큐브셋’을 활용해 밤하늘에 광고를 띄우는 ‘우주 광고’ 계획을 발표하고 있는 것이다. 러시아 스타트업 ‘스타트로켓’은 2019년 반사판을 탑재한 큐브셋을 쏘아올린 뒤 반사판들을 태양빛에 반사하는 방식으로 기업광고 등을 띄우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지상 업체들은 큐브셋을 특정 문구나 기업 로고에 맞게 원격 조종할 수 있다.

다른 러시아 스타트업 ‘아반트 스페이스’는 2020년 상공 600㎞ 궤도에 큐브셋을 올린 뒤 큐브셋에서 발사한 레이저로 광고를 띄우겠다고 했다. 캐나다의 GEC는 일론 머스크의 우주 탐사기업 스페이스X와 함께 우주 광고를 추진하겠다고 지난 8월 밝혔다.

그러나 이 같은 움직임이 현실화하면서 우주 광고에 대한 비판론도 커지고 있다고 ‘알자지라’가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하늘을 뒤덮을 기업광고들로 빛 공해가 심각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저궤도 인터넷 위성 프로젝트, 위성 요격 시험 등으로 우주 쓰레기가 급격히 늘어난 상황에서, 큐브셋이 수명을 다할 경우 더 많은 우주 쓰레기가 양산될 것이란 우려도 적지 않다. 우주 광고 계획을 밝힌 기업들은 이런 비판에 직면해 있다고 한다.

인류의 기술적 성취는 그 자체로 대단하다. 그러나 기술의 발전이 반드시 살기 좋은 세상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님을 역사가 증명한다. 코로나19도 인간의 기술 발전이 초래한 환경파괴의 산물이지 않은가. 밤하늘의 별을 찾기 어려워진 것도 아쉬운 터에, 하늘을 뒤덮은 기업광고라니. 상상만 해도 머리가 지끈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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