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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적] 탈모 건보적용 논쟁
    [여적] 탈모 건보적용 논쟁

    세계보건기구(WHO)는 헌장 전문에서 ‘건강’을 “완전한 육체적·정신적 및 사회적 복리의 상태”로 규정한다. 과거 ‘질병이 없거나 허약하지 않은 상태’로 인식되던 건강을 1948년 삶의 질을 포함하는 개념으로 재정의한 것이다. 당시엔 혁신적이란 환영과 생의학 관점에 비해 측정이 어려운 이상론이란 비판이 엇갈렸다.보건복지부가 지난 11일 청년층 탈모 치료에 건강보험 적용을 추진키로 한 것을 두고 논란이 거세다. 의사와 환자 단체들은 일제히 “포퓰리즘”이라며 반발했다. 말기 암 환자나 희귀질환자들이 고가의 치료약이 있어도 건보에서 제외돼 치료를 포기하거나 경제적 고통을 받는 현실을 생각하면 수긍할 만한 비판이다. 당장 생명이 위태로운 것도 아닌 탈모 급여화는 그들이 보기엔 ‘불공정’일 것이다.그런데 탈모 급여화는 포퓰리즘이기만 한 걸까. WHO의 건강 정의처럼 한국의 건보 또한 정신건강이나 재활치료 등으로 확대돼 온 것을 감안하면 탈모 급여화를 무리한 선심 정책...

    4시간 전

  • [여적]‘두드리면 열릴 것이다’
    [여적]‘두드리면 열릴 것이다’

    끊임없이 노력하면 원하는 바를 얻는다는 것은 보편적인 성공 방정식으로 여겨진다. 동서고금을 통틀어 이를 표현하는 말은 많다. 우리 속담에 ‘지성이면 감천’이 있다면, 영미권 속담에는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가 있다. 동양 고전 <맹자>의 ‘진심(盡心)’편에 있는 ‘구하면 얻고 버리면 잃는다(求則得之 舍則失之)’는 구절도 새길 만하다. 포기하지 말고 적극적 의지와 실천적 노력으로 어려움을 돌파해야 목표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은 공통된 메시지다. 성경 마태복음의 ‘찾아라, 발견할 것이다. 문을 두드려라, 열릴 것이다’라는 말도 그러하다. 찾고 두드리는 행위가 전제가 되기 때문이다.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5일(현지시간) 바티칸 교황청에서 레오 14세 교황을 면담한 뒤 피에트로 파롤린 국무원장과 만나 “남북관계가 지금은 단절돼 ...

    2026.06.16 18:10

  • [여적]드라마 밖으로 나온 ‘교권보호국’
    [여적]드라마 밖으로 나온 ‘교권보호국’

    “어른이 애들을 무서워하면 세상은 망한다.” 학교의 교권 침해 현장에 교권보호국 나화진 감독관이 등장해 ‘참교육’이 시작된다. 교권보호국은 무너진 교육 현장을 바로잡기 위해 창설된 교육부 장관 직속 기관으로 설정됐다. ‘전따’(전교 왕따)에 주먹질하는 학생에게 가차 없이 따귀를 날리고, 집요한 민원 전화를 하는 학부모에게는 똑같은 방식으로 되돌려주는 거울 치료를 실행한다. 넷플리스 시리즈 <참교육>에 등장하는 내용인데, 동명 웹툰이 원작이다.드라마는 실제 사건에서 모티브를 땄다. 촉법소년 연령 하향 논의에 불을 지핀 ‘부산 여중생 집단폭행 사건’을 비롯해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 ‘숙명여고 시험지 유출 사건’ 등 학교를 둘러싼 이슈들을 소재로 한 현실감 있는 전개로 대중의 공감을 샀다. 감독관들이 폭력도 불사하며 가해자들을 응징하는 ‘사이다 결말’이 몰입감을 키웠다. 이 드라마는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흥행하고 있다.드라마가 인기를 끌자 가상 조...

    2026.06.15 18:42

  • [여적] 또 넘어져도, 또 다시 일어나
    [여적] 또 넘어져도, 또 다시 일어나

    월드컵에서는 1962년 칠레 월드컵을 시작으로 개최국의 정서를 반영한 주제가가 만들어졌다. 1982년 스페인 월드컵 주제가는 세계적인 성악가 플라시도 도밍고가 불러 화제를 모았고, 1994년 미국 월드컵에서는 밴드 퀸의 ‘위 아 더 챔피언’이 주제곡으로 쓰였다.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곡은 1998년 프랑스 월드컵 주제곡 ‘더 컵 오브 라이프(The Cup Of Life)’다. 리키 마틴이 부른 이 노래는 후렴구 “알레 알레 알레(Ale Ale Ale)”가 축구팬들의 어깨를 들썩이게 했다.멕시코·미국·캐나다 3개국이 공동개최하는 2026년 북중미 월드컵 주제가는 ‘DNA’다. 개회식도 각국 개성을 담아 세 번 치러졌다. 11일(현지시간) 첫 개회식이 열린 멕시코시티 아스테카 스타디움에서는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 참여한 작곡가 겸 가수 이재와 세계적인 성악가 안드레아 보첼리가 ‘DNA’를 함께 불렀다. 이재가 부른 파트는 한국어 가사인 “또 ...

    2026.06.14 18:17

  • [여적] 헌재로 간 ‘동의 없는 성폭력’
    [여적] 헌재로 간 ‘동의 없는 성폭력’

    한 사람이 가방을 멘 채 걷고 있다. 지나가던 오토바이 운전자가 가방을 잡아채 달아난다. 범죄자에게 절도죄가 적용된다. 누구도 피해자에게 묻지 않는다. ‘가방을 안 빼앗기려고 얼마나 저항했나?’한 사람이 성폭행을 당한다. 가해자에게 강간죄가 적용된다. 법원은 피해자에게 묻는다. ‘성폭행을 피하려고 얼마나 저항했나?’절도죄의 법정 형량은 6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이다. 강간죄는 3년 이상 유기징역, 유사강간죄는 2년 이상 유기징역이다. 어느 쪽이 더 중범죄인지는 자명하다. 그런데 절도 사건에선 피해자에게 어떤 증명도 요구하지 않으면서, 심각한 신체적 침해와 정신적 피해를 낳는 성폭력 사건에선 피해자의 증명을 요구하는 게 현실이다.법원은 강간죄 구성요건에 ‘폭행 또는 협박’이 들어 있으니 어쩔 수 없다고 할지 모른다. 하지만 그렇다 해도 범죄 발생 당시 피해자가 처한 상황·맥락을 고려해야 옳다. 가해자가 상사여서 저항이 어려웠을 수도 있고...

    2026.06.11 18:10

  • [여적]소비쿠폰 효과
    [여적]소비쿠폰 효과

    “단기 부양책의 목표가 사람들에게 현금을 쥐여주는 것이라면 그렇게 해야 한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은 코로나19 확산 초기인 2020년 3월 근로소득세 인하보다 현금 지원이 위기 극복에 효과적이라고 엑스에 적었다. 비상한 상황인 만큼 비상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미국 등 주요국은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현금 지원 등 다양한 처방을 내놓으며 위기 대응에 나섰다.한국도 예외가 아니었다. 문재인 정부는 2020년 5월 ‘전 국민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했다. 당시 홍남기 부총리는 선별 지급이 효과적이라고 했지만 논란 끝에 보편 지급으로 결론이 났다. 야당 중심으로 현금 살포 포퓰리즘인 데다 소비 진작 효과도 거두기 어려울 것이라는 비판이 나오면서 한동안 갑론을박이 이어졌다.그해 말 14조원을 웃도는 재난지원금 지급 효과를 분석한 결과가 공개됐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원금 지급으로 인한 매출액 증가분이 투입 재원 대비 26.2~36.1%...

    2026.06.10 18:13

  • [여적] 대통령 환송식 풍경
    [여적] 대통령 환송식 풍경

    대통령의 해외 순방길인 서울공항 활주로는 권력의 기류를 보여주는 곳이다. 이곳에서 펼쳐지는 환송식은 여권 인사들에 대한 대통령의 신뢰와 당·청관계의 밀도를 직관적으로 드러낸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집권 초 해외 순방길에 오르자 조세형 새정치국민회의 총재 권한대행은 “권한은 떠나고 대행만 남았다”고 했다. 당시 김 대통령이 자민련과의 내각제 개헌 이행을 매끄럽게 뒷받침하지 않은 조 대행에게 중요한 권한을 위임하지 않은 데 따른 무력감을 표현한 것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2015년 9월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 순방을 떠날 때 새누리당에선 김무성 대표 대신 원유철 원내대표가 서울공항에 나갔다. 여야 대표가 합의한 국민공천제를 박 전 대통령이 반대하자 김 대표가 ‘공항 보이콧’으로 응수했다고 한다.9일 이재명 대통령의 유럽 순방길에도 ‘공항 의전 정치’의 비정함이 묻어났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참석하지 않은 것을 두고 청와대는 “정국 상황을 고려한 의전 최소화”라고...

    2026.06.09 18:42

  • [여적] 병아리와 플라밍고
    [여적] 병아리와 플라밍고

    반정부 시위가 격화되고 있는 남미 볼리비아에서는 병아리 분장을 하거나 병아리 인형을 든 시위대들이 거리를 활보하고 있다. 온라인상에는 병아리에 로드리고 파스 대통령의 얼굴을 합성해 만든 우스꽝스러운 동영상들이 나돈다. 우파 성향의 파스는 20년간의 좌파 집권을 끝내고 지난해 11월 대통령에 취임했다. 그러나 농지개혁과 연료보조금 폐지 등 그의 강경 우파 정책이 생활고에 시달리는 주민들의 불만을 폭발시키고 말았다. 현 파스 대통령의 아버지인 하이메 파스 전 대통령(1989~1993년 재임)은 재임 시절 당찬 이미지로 수탉이라는 별명을 얻은 바 있다. 시위대는 그 아들인 현 대통령이 아버지보다 훨씬 못하다며 병아리라는 별명을 붙여놓고 조롱한다.동유럽 알바니아에서는 플라밍고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가 알바니아 생태보호구역에 세우려는 초호화 리조트 개발사업에 반대하는 시위다. 리조트가 들어설 곳은 알바니아의 유일한 섬인 사잔...

    2026.06.08 18:17

  • [여적]녹색당 안동시의원
    [여적]녹색당 안동시의원

    “끝 모를 토건사업, 날로 심각해지는 빈부격차. 이런 것들은 우리가 정치적 역량을 확보하지 못하면 막아낼 수 없다는 걸 뼈저리게 알았습니다. 우리의 장벽은 정치입니다.” 녹색당이 풀뿌리 시민의 힘으로 기득권 정치를 바꾸겠다고 선언하며 등장한 것은 2012년이었다. 생활정치, 재생에너지 중심 에너지 전환 등 그간 녹색당이 일궈온 가치는 이제 한국 사회의 화두가 됐다. 하지만 그 세월이 흐를 동안에도 제도정치의 장벽은 높고 견고했다. 끈기 있는 도전에도 현실의 선거는 좀체 녹색당에 곁을 내주지 않았다.6·3 지방선거가 ‘터닝 포인트’가 됐다. 경북 안동시의원 마 선거구에서 허승규 후보(37)가 거대 양당의 벽을 넘어 1위로 당선됐다. 안동 토박이인 그가 세 차례 도전한 끝에 결실을 본 것이다.허 당선인이 지역에 뿌리내리기로 결심한 건 서울에서 대학에 다니던 16년 전이다. “도서관에서 공부를 하고 나오는데 새벽에 서광이 비치며 지역이라는 두 글자가” 마음에 새겨...

    2026.06.07 18:13

  • [여적]‘아름다운 패자’ 김부겸
    [여적]‘아름다운 패자’ 김부겸

    선거는 승자만 남는 냉정한 게임이지만 패자의 이름이 빛나는 때가 있다. 어디 내놓아도 빠지지 않는 명망·경력·실력을 갖춘 이가 오로지 대의에 따라 패배 가능성을 기꺼이 감수하고 험지에 출마했다 고배를 마신 경우에 그렇다. 이런 선거의 주어는 패자이다. 선거는 승자의 성공담이 아니라 패자의 도전기로 기록된다.대표적인 예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다. YS계로 정치에 입문한 노 전 대통령은 1988년 부산 동구에서 처음 배지를 달았으나 1990년 3당합당 때 YS와 결별했다. 부산은 노 전 대통령에게 험지가 됐다. 그럼에도 끊임없이 지역주의에 맞섰다. 1998년 재보궐선거 때 서울 종로구에서 당선됐음에도 2000년 총선 때 지역주의를 타파하겠다며 또다시 부산에서 출마했다가 낙선했다. 여기에 감동한 지지자들이 ‘바보 노무현’이라는 애칭을 붙였다. 훗날 그를 대통령으로 밀어올린 강력한 팬덤의 시작이었다.대구는 부산보다 민주당 계열에 대한 거부 정서가 훨씬 강하다. 이...

    2026.06.04 18: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