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대학 입시만큼 휘발성이 강한 소재도 없다. 대통령 등 권력자 입장에선 대입 관리가 엄청난 ‘리스크’이고, 잘해야 본전이다. 특히 대입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은 공정성과 엄밀성, 예측 가능성이 생명이다. 단 한 명이라도 불합리하게 이득을 보거나 손해를 입으면 안 되고, 출제·채점 과정에 털끝만 한 오류도 있어선 안 된다. 그래서 정부는 수능을 ‘외주화’하고 있다. 대기업이 위험한 업무를 하청업체에 떠넘기는 것과 비슷하다. 대입 정책을 총괄하고 제도를 운용하는 부처는 교육부지만, 수능은 정부출연연구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이 관장한다. 10일 오승걸 원장이 사임해 또 한 명의 평가원장이 ‘총알받이’ 신세가 됐다. 평가원은 “오 원장은 수능 영어 영역 출제가 절대평가 취지에 부합하지 못해 수험생과 학부모님들께 심려를 끼쳐드리고, 입시에 혼란을 일으킨 점에 무거운 책임을 통감하며 사임했다”고 밝혔다. 올 수능에선 영어 영역이 지나치게 어렵게 ...
14시간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