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애란 작가의 단편소설 ‘좋은 이웃’에는 2020년 전후 아파트값 폭등 때 집을 사지 못해 세입자 신세인 40대 부부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신혼 초 ‘우리 시작을 이웃과 함께하자’며 유니세프 정기 후원을 권했던 남편 호준은 요즘은 한강을 건너는 출근길 풍경이 다 돈으로 보인다고 아내 주희에게 말했다. 주희는 ‘그래도 우리는 조금이라도 쥔 게 있는 세대잖아’라고 답했지만 마음이 편치만은 않다.재택 독서지도사로 일하는 주희는 방문 학습지교사 시절 인연을 맺은 학생 시우를 여전히 가르치고 있다. 휠체어에 의지해야 하는 시우는 서울 변두리 낡은 아파트에 전세로 살고 있다. 하루는 수업 뒤 옆 동네에 새로 생긴 아파트를 사서 이사를 가게 됐다는 시우 어머니 말을 듣고 주희는 마음이 허전하고 휑해졌다. 이런 감정을 품은 스스로에 수치심을 느낀 주희는 얼마 전 남편이 ‘우리가 잘살게 되면 남을 돕고 살자’고 했던 말이 떠올랐다. 그러자 곧바로 이런 질문이 머리를 채웠다. “그...
2026.04.20 1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