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적]조제프 푸셰와 한덕수](https://img.khan.co.kr/news/c/300x200/2025/04/23/news-p.v1.20250423.23c70a5dd8a642afb65be7d19b8c2307_P1.jpeg)
‘간보기’는 정치에서 고도의 처세술이다. ‘침묵, 중립적 태도, 명분 쌓기, 최후 행동’. 한 중진 정치인이 설명한 간보기 정치론이다. 겉으론 관망이나 거리두기처럼 보이지만 실제론 상대 반응이나 여론 흐름을 보며 권력의 향배를 탐색하는 전략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간을 본다는 건 때로 유연하고 신중한 정치의 근육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극단적으로 생존에만 집착할 경우 간보기 정치는 기득권·특권에 기댄 기회주의라는 정치 술(術·재주)로 전락한다. 이런 기회주의는 자신의 그림자도 배신할 수 있다. 간보기 정치의 처세술을 말할 때 18세기 프랑스 정치인 조제프 푸셰를 빼놓을 수 없다. “권력은 바뀌어도 푸셰는 남는다”는 말이 회자될 정도다. 푸셰는 프랑스혁명부터 공포정치·나폴레옹 집권기를 거쳐 왕정 복고기까지 권력에서 멀어진 적 없는 ‘실력자’였다. 혁명기엔 온건파·급진파를 오갔고, 로베스피에르가 공포정치로 권력을 잡았을 땐 그를 따르다 공포정치가 몰락하자 그를 제거하는...
2025.04.23 19: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