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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적] 코리아노사우루스 보성엔시스
    [여적] 코리아노사우루스 보성엔시스

    중생대 마지막 시기인 백악기(1억4500만년 전~6600만년 전)에 한반도는 공룡의 천국이었다. 급격한 환경 변화로 다른 대륙에서 옮겨온 공룡들이 마지막으로 이른 곳이 기후가 따뜻하고 거대한 호수를 품고 있던 한반도였다. 물과 먹이가 풍부해 다양한 종류의 공룡들이 함께 살았다고 한다.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수많은 공룡 발자국과 뼈, 이빨, 알의 화석들이 꾸준히 발견되는 이유다.올해 들어서도 전남 신안 압해도에서 두개골까지 보존된 ‘아기 공룡’ 화석이 발견됐다. 한반도에서 15년 만에 보고된 세 번째 토종 공룡이다. 전남대 한국공룡연구센터·미국 텍사스대(오스틴) 공동 연구팀이 지난 3월 학계에 보고한 이 공룡은 ‘둘리사우루스 허미니’란 이름을 얻었다. 한국인이 사랑하는 만화 캐릭터 ‘아기공룡 둘리’와 전남대 한국공룡연구센터 설립자인 허민 국가유산청장 이름에서 따왔다.앞서 2008년 경기 화성에서는 두 번째 토종 공룡 뼈 화석이 발견됐다. 2011년 국제 학계에 ...

    2026.06.30 18:28

  • [여적] 에어컨 딜레마
    [여적] 에어컨 딜레마

    어릴 적 외가의 한옥 대청마루는 널찍했다. 앞뒤가 터진 그곳에서 목침을 베고 있노라면 살랑이는 바람의 기운에 스르르 잠이 들곤 했다. 한여름 땡볕도 그 ‘바람 한 줌’이면 견딜 만했다. 하지만 콘크리트와 유리로 둘러쳐진 ‘닭장’ 같은 도시에서 형편은 달라진다. 미국인 윌리스 캐리어가 1902년 인쇄소 습기를 해결하려 ‘에어컨’을 고안했을 때, 자연의 방어막이 사라진 곳에서 대안이 되었다. 인간이 처음으로 기온을 통제하기 시작한 것이다.하지만 유럽인들은 오래도록 그 물건에 그리 호의적이지 않았다. 유럽 가정의 에어컨 보급률은 20%에 불과하다. 미국 CNN은 최근 “연일 40도가 넘는 기온에도 여전히 선풍기와 얼음팩, 찬물 샤워에 의존해 더위를 견디는 시민들이 부지기수”라고 전했다. 100년 넘은 유서 깊은 건물의 보존과 비싼 전기료, “냉방은 사치”라는 환경윤리가 만들어낸 풍경이었다.올여름 유럽 전역이 폭염으로 대규모 정전, 휴교 등 피해가 속출하면서 사정이...

    2026.06.29 18:09

  • [여적] 미도문방구
    [여적] 미도문방구

    학교 앞 문방구엔 없는 것이 없었다. 연필·지우개 같은 필기도구는 물론이고 참고서부터 리코더, ‘쫄쫄이’와 쥐포 같은 간식거리도 진열돼 있었다. 어버이날 카네이션, 성탄절 카드도 모두 그곳에서 살 수 있었다. 종이 상자에 노란 병아리를 넣어놓고 파는 날도 있었다. 짝꿍이 자랑하던 최신식 샤프펜슬도 만져볼 수 있었고, 빠뜨리고 온 준비물도 그곳에 가면 해결됐다. 하굣길 문방구에 들러 친구들과 군것질을 하고 미니오락기에서 오락을 하는 그 순간만은 세상 부러울 게 없었다. 199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그랬다. 변변한 놀이나 문화 공간이 없던 그 시절 문방구는 동심에겐 일종의 소우주였다.하굣길 아이들로 왁자지껄하던 문방구의 위세는 2000년대 이후 시들해졌다. ‘팬시 문구점’이 하나둘 생겨나면서 동네 문방구에 아이들의 발길이 점차 줄었다. 대형마트와 저가 생활용품점이 급속히 늘면서 문방구 입지는 더 좁아졌다. 2011년부터 시행된 ‘학습준비물 지원 제도’의 영향도 컸다. ...

    2026.06.28 18:16

  • [여적]월드컵의 불혹 스타들
    [여적]월드컵의 불혹 스타들

    스페인의 우승으로 막을 내린 유로 2024의 주인공은 대회 최연소 출전 기록을 세운 라민 야말(스페인)이었다. 크로아티아와의 조별리그 첫 경기에 출전한 야말의 나이는 ‘만 16세 338일’이었다. 고등학생 신분이라 숙소에서 학교 숙제를 해야 했을 정도였으나 잔디 위에선 평범한 고등학생이 아니었다. 야말은 대회 기간 1골·4도움을 기록하며 ‘무적함대’의 부활을 이끌었다.2026 북중미 월드컵에선 ‘불혹의 스타’들이 노익장을 과시하며 축구팬들을 열광시키고 있다. 한국 나이로 마흔인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는 알제리와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한 데 이어 2차전 오스트리아와의 경기에서도 2골을 터뜨렸다. 메시가 두 경기 만에 5골을 몰아치며 월드컵 통산 득점 1위(18골)에 등극하자 ‘메시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는 농담이 나왔다.메시의 ‘영원한 라이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41·포르투갈)도 콩고민주공화국과의 1차전에서 기대에 못 미쳐 “한물간 것 아니냐...

    2026.06.25 18:26

  • [여적] ‘핫 포디엄 가이’
    [여적] ‘핫 포디엄 가이’

    지난 22일 아침(현지시간) 영국 총리 관저인 런던의 ‘다우닝가 10번지’ 앞에 한 남성이 나타났다. 몸에 달라붙는 검은 티셔츠 차림의 남성은 익숙한 몸놀림으로 연설대를 설치하기 시작했다. 곧바로 소셜미디어가 그의 영상과 사진으로 도배됐다.젊고 건장한 남성의 별명은 ‘핫 포디엄 가이’(Hot Podium Guy·HPG), 진짜 이름은 토비어스 고프다. 음향 기술자인 고프는 총리 사임 등 중대 발표가 있을 때마다 다우닝가 10번지 앞에 연설대를 설치하고 마이크 테스트를 한다. 그의 등장 자체가 중대한 정치 뉴스의 예고편이다.2019년 테리사 메이 총리(보수당) 사임 당시 처음 대중 앞에 나타난 그는 22일 키어 스타머 총리(노동당)가 사임을 발표할 때도 묵묵히 역할을 해냈다. 7년 사이 총리 5명의 중대 발표에 함께한 그를 두고 “영국 정치에서 믿을 수 있는 단 한 사람”(더타임스)이란 우스개까지 나올 정도다.HPG가 스타덤에 오른 이면에는 ‘총리 단명...

    2026.06.24 18:06

  • [여적]대장주 교체
    [여적]대장주 교체

    유난히도 눈이 많이 내린 1990년 2월2일 한국기원에선 한국 바둑 1인자 자리를 놓고 치열한 사제간 대결이 펼쳐졌다. 결과는 예상 밖이었다. 15세 바둑 신동 이창호(4단)가 스승 조훈현(9단)에게 반집승을 거두고 최고위전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스승의 집에서 숙식하며 지도를 받은 지 6년 만이었다. ‘돌부처’ 이창호의 시대는 그렇게 열렸다. 하지만 2000년대 중반 이후 자신보다 8세 어린 이세돌에게 왕좌를 넘겨주게 된다. 영원한 1인자는 없다.바둑판 위만큼 냉혹한 경쟁이 펼쳐지는 곳이 기업의 세계다. 시장이 실적, 미래 전망을 따져 주가라는 이름의 성적을 날마다 매기기 때문이다. 특히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 시장인 미국 증시를 보면 ‘영원한 것은 없다’는 진리를 실감하게 된다.한때 미국 제조업의 상징이었던 제너럴일렉트릭(GE)은 1990년대 시가총액 1위 기업으로 시장에 군림했다. 하지만 1990년대 말 마이크로소프트(MS)가 GE를 제치며 정보기술(IT)...

    2026.06.23 19:29

  • [여적]선출직 공무원의 출산휴가
    [여적]선출직 공무원의 출산휴가

    신보라 전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의원은 출산을 한 달여 앞둔 2018년 8월 최대 90일간의 출산휴가를 보장하는 ‘여성 국회의원 출산휴가법’을 발의했다. 근로기준법상 선출직 공무원은 노동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출산휴가를 사용할 수 없는 비정상을 바로잡으려는 입법 노력이었다. 하지만 법안은 20대 국회 임기 만료로 폐기됐고 21대 국회 들어 발의된 유사한 내용의 국회법 개정안도 줄줄이 좌초됐다. 표면적으론 지역구와 직능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의 장기 휴직이 ‘대표의 부재’ 논란을 초래한다는 이유가 발목을 잡았지만, 의원 구성에서 남성 비율이 압도적인 탓도 있었을 것이다. 입법 무산으로 임기 중 출산하는 의원들은 국회의장에게 청가서(결석신고서)를 별도로 제출해야 했다.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은 초선이던 2021년 7월, 생후 59일 된 아이를 유아차에 태우고 국회로 출근했으나 본인 외 출입이 제한되는 규정 때문에 본회의장 진입에 실패했다. 용 의원이 두 달 전 발의한 ‘국...

    2026.06.22 18:27

  • [여적]대법원과 헌재의 위상 다툼
    [여적]대법원과 헌재의 위상 다툼

    대한민국 헌법 제111조는 헌법재판소가 헌법소원 심판 등을 관장한다고 규정한다. 1987년 제9차 개헌 때 이 조항이 만들어졌다. 그 이전에도 비슷한 기구가 있었으나 유명무실했다. 헌법이 기본권에 충실하지 못했을뿐더러, 그것조차 왜 지키지 않느냐고 따지는 건 꿈꾸기 힘든 독재 시절이었다.대한민국 최고 사법기관은 대법원이었다. 그러다 헌재가 설치되면서 두 기관의 경쟁 구도가 만들어졌다. 헌법이 실질적 최고규범으로 자리 잡은 결과다. 헌재의 신행정수도 위헌 결정,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 등은 파장이 컸다. 전직 대통령 박근혜·윤석열 파면 결정은 헌재 위상을 공고히 했다. 반면 사법농단, 윤석열 구속 취소 결정, 대선개입 의혹 등을 거치는 동안 대법원의 권위는 실추됐다.두 기관의 위상 다툼을 보여주는 사례가 한정위헌결정이다. 헌재는 법원의 법률 해석이 헌법에 어긋난다며 한정위헌결정을 종종 내렸다. 그때마다 대법원은 법률 해석·적용은 법원 고유 권한이라며 효력을 부...

    2026.06.21 18:10

  • [여적]성평등임금공시제
    [여적]성평등임금공시제

    유럽연합(EU)은 2023년 5월 ‘임금투명성 지침’을 채택해 남녀 간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을 강화했다. 구직자가 해당 직무의 초봉을 알 수 있게 하고, 입사 후에는 동료의 성별 평균임금을 조회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는 등 노동자들의 임금정보 접근권을 제공했다. 남녀 임금격차가 5% 넘는 기업에는 시정 의무가 부과된다. 불평등에 대한 ‘입증 책임’도 노동자에서 기업으로 전환했다.이 지침은 현재 유럽 전역에서 효과가 증명되고 있다. 유명무실한 자국 제도를 강화한 독일과 오스트리아를 비롯해 EU 규제에 맞춰 법 제정에 나선 헝가리, 불가리아 등 다수 국가가 불평등의 벽을 허무는 작업을 시작한 것이다. 1957년 이미 동일노동 동일임금을 명문화하고 2006년 남녀평등 관련 지침을 만들었는데도 임금격차가 줄어들지 않자 EU가 지침 제정에 나서게 됐다.18일 국회에서 고용평등공시제 입법을 위한 토론회가 열렸다. 내년부터 노동자 500인 이상 기업을 대상으로 ‘고용...

    2026.06.18 18:59

  • [여적] 탈모 건보적용 논쟁
    [여적] 탈모 건보적용 논쟁

    세계보건기구(WHO)는 헌장 전문에서 ‘건강’을 “완전한 육체적·정신적 및 사회적 복리의 상태”로 규정한다. 과거 ‘질병이 없거나 허약하지 않은 상태’로 인식되던 건강을 1948년 삶의 질을 포함하는 개념으로 재정의한 것이다. 당시엔 혁신적이란 환영과 생의학 관점에 비해 측정이 어려운 이상론이란 비판이 엇갈렸다.보건복지부가 지난 11일 청년층 탈모 치료에 건강보험 적용을 추진키로 한 것을 두고 논란이 거세다. 의사와 환자 단체들은 일제히 “포퓰리즘”이라며 반발했다. 말기 암 환자나 희귀질환자들이 고가의 치료약이 있어도 건보에서 제외돼 치료를 포기하거나 경제적 고통을 받는 현실을 생각하면 수긍할 만한 비판이다. 당장 생명이 위태로운 것도 아닌 탈모 급여화는 그들이 보기엔 ‘불공정’일 것이다.그런데 탈모 급여화는 포퓰리즘이기만 한 걸까. WHO의 건강 정의처럼 한국의 건보 또한 정신건강이나 재활치료 등으로 확대돼 온 것을 감안하면 탈모 급여화를 무리한 선심 정책...

    2026.06.17 18: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