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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적]하늘로 간 ‘대장 부엉이’ 이해찬
    [여적]하늘로 간 ‘대장 부엉이’ 이해찬

    한국 민주화운동의 상징이자 굴곡 많은 정치사의 거목이었던 이해찬 전 국무총리가 지난 26일 세상을 떠났다.1988년 재야 출신 1세대 정치인으로 7선 국회의원, 국무총리, 교육부 장관, 2차례 당대표 자리에 이르기까지 이해찬이라는 이름이 한국 정치에 던진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다.이 전 총리는 민주진보 진영의 유능한 설계자로 꼽힌다. 역대 민주정부 대통령 4명이 그를 중용했고, 선거마다 ‘불패’의 신화를 쓴 전략가로 회자된다. 책임총리제, 지역균형발전도 그의 손끝에서 시작됐다. 민주당 주류 정치가 주목하지 않았던 노무현·이재명 대통령의 진가를 가장 먼저 알아본 이도 그였다.‘원칙과 가치’는 그의 38년 정치 인생을 관통하는 화두다. 국회의원 시절 불법유턴한 자신의 차에 딱지를 끊지 않은 의경을 경찰에 넘기고, 초선 의원 때 김대중 총재 면전에서 사당화를 비판했던 ‘사건’은 그의 꼿꼿한 성정을 보여준다. 가치는 역사에서 배우되 “방법은 현실에서 찾아야 한다”는 말을 자주...

    2026.01.26 19:21

  • [여적]아, 미네소타
    [여적]아, 미네소타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시에서 24일(현지시간) 연방 이민단속 요원의 총격으로 또다시 민간인이 사망했다. 이달 7일 이민단속국(ICE) 요원의 총에 맞아 르네 니콜 굿이 숨진 지 17일 만이다.국토안보부(DHS)는 이민 단속을 벌이던 국경순찰대 요원이 앨릭스 프레티의 무기를 빼앗으려다 프레티가 격렬히 저항해 ‘방어 사격’을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현지 언론이 공개한 영상을 보면 프레티는 요원들이 시위 참가자를 넘어뜨린 것에 항의하다 요원들의 총에 맞아 숨졌다. 뉴욕타임스(NYT)는 영상을 분석한 결과 “프레티가 손에 들고 있던 것은 총이 아닌 휴대전화였다”고 보도했다. 요원들이 길바닥에 쓰러져 저항력을 잃은 프레티에게 10발이 넘는 총격을 가하는 천인공노할 장면이 세계인의 분노를 샀다. 전장에서도 범죄행위로 분류되는 즉결처형이나 다름없다. 이민단속국은 무슨 권리로, 이렇게까지 하는 것인가.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는 할 말을 잃게 한다. 트럼프는 트루...

    2026.01.25 19:13

  • [여적] 위로부터의 내란
    [여적] 위로부터의 내란

    전직 총리 한덕수를 법정구속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이진관 부장판사)는 12·3 비상계엄을 “위로부터의 내란”으로 규정했다. 국가 헌정질서를 문란케 하는 내란은 두 종류가 있다. 아래로부터의 내란과 위로부터의 내란이다. 전자는 권력이 없는 자가 권력을 잡기 위해 일으킨 내란이다. 후자는 권력자가 권력을 강화하기 위해 벌인 내란으로 ‘친위 쿠데타’로 부른다. 집권세력이 꾸미는 친위 쿠데타는 동서고금에서 성공 확률이 높고, 독재로 이어진 일이 많다. 1934년 6월30일 독일 총리 아돌프 히틀러는 자신이 속한 나치당의 2인자이자 정적인 에른스트 룀을 온천 휴양지로 불러 역모를 꾸몄다는 이유 등을 들어 즉결처분한다. ‘장검의 밤’으로 불리는 이 사건 후 히틀러는 바이마르 공화국 체제를 무너뜨리고 총통 자리에 오른다. 중국의 마오쩌둥은 1966~1976년 청소년 홍위병을 선동해 반대파를 숙청하는 이른바 ‘문화대혁명’을 일으켰다. 임기 연장과 영구 집권을 꿈꾼 1952년 이승만...

    2026.01.22 18:10

  • [여적]무상생리대
    [여적]무상생리대

    여성들에게 초경부터 완경까지의 40년은 자신의 몸과 사회가 어떻게 만나고 있는지 알게 되는 시간이다. 변화한 신체를 불안해하는 10대, 힘들 땐 학업·노동 중단까지 고심하는 청년기, 임신·출산기, 공백·상실로 취급되는 완경기까지 여성의 전 생애를 걸쳐 몸의 질문은 계속된다. 여성에게 월경이란 단순한 생물학적 현상이 아닌 교육, 노동, 인권 문제라는 뜻이다. 2000년대 등장한 월경권 운동은 월경하는 사람이 차별과 낙인 없이 일상에 참여할 권리를 말한다. 당시만 해도 월경은 사적인 일, 개인이 통제해야 할 문제로 치부됐다. 월경 관련 얘기는 친밀한 사이에서만 나누고, “너 생리하냐”는 말은 예민하고 신경질적인 여성을 상징하는 여성 편견 용어였다. 이처럼 월경을 ‘재생산의 도구’ ‘여성의 시간’으로만 본 사회의 시선을 뒤집은 것이 월경권 운동이었다.월경권을 공적 의제로 자리 잡게 한 것이 생리대다. 2016~2018년 잇달아 터진 깔창 생리대, 여성 노숙인 생리대 ...

    2026.01.21 19:51

  • [여적] 과거사 재심 무죄의 무게
    [여적] 과거사 재심 무죄의 무게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1부(재판장 강민호)는 지난 19일 박정희 정권 시절 ‘통일혁명당 재건위원회 사건’으로 사형이 집행된 강을성씨 재심 공판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사후 50년 만이다. 하지만 그의 파괴된 육신과 인간성은 영영 회복 불가능하다. 군무원이던 강씨는 1974년 ‘북한 지령을 받고 통혁당을 재건하려 했다’는 혐의로 군 보안사령부에 체포됐다. 독재정권이 10월 유신 이후 시국 사건을 통혁당과 엮으려 혈안이 된 시절이었다. 강씨는 갖은 고문 끝에 이뤄진 허위 자백이 인정돼 사형을 선고받고 1976년 40세 나이로 처형됐다. 재심 재판장은 선고 후 “과거 잘못을 바로잡았다고 하나 너무 늦었다는 점에서 무력감을 느낀다”며 유족들에게 깊이 머리 숙여 사죄했다.권위주의 정권의 긴 터널을 지나온 한국 사회에서는 앞으로도 국가폭력 사건에 대한 ‘재심 무죄’가 잇따를 것이다. 통혁당 재건위만 해도 2023년 고 박기래씨, 지난해 5월 고 진두현·박석주씨, 8월 김태열씨에...

    2026.01.20 18:55

  • [여적] 미 외교문서 오른 ‘돈로 독트린’
    [여적] 미 외교문서 오른 ‘돈로 독트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1월20일 2기 행정부가 출범하기 전부터 캐나다를 미국의 51번째 주로 편입한다느니, 파나마 운하와 덴마크령 그린란드를 미국령으로 만들겠다고 했다. 이런 트럼프를 두고 뉴욕포스트는 1면에 ‘돈로 독트린(Donroe Doctrine)’이라는 제목을 달았다. 1823년 제임스 먼로 대통령이 명명한 ‘먼로 독트린’에 트럼프 이름 ‘도널드’를 합친 조어였다.미 국무부가 지난 15일(현지시간) 향후 5개년의 외교 노선과 실행 방안을 담은 ‘전략계획’을 발표하며 돈로 독트린을 공식 용어로 채택했다. 전략계획은 “새로운 돈로 독트린 아래 미국은 반미·불량 국가들을 굴복시키고 뜻을 같이하는 국가들과 강력한 새 안보·경제 파트너십을 구축해 서반구에서 절대적 우위를 확립할 것”이라고 했다.먼로 독트린은 유럽의 아메리카 대륙 간섭을 막고 아메리카 내 미국의 영향력 확대를 지향했지만, 돈로 독트린은 서반구를 미국의 배타적 세력권으로 삼으려 한다...

    2026.01.19 18:13

  • [여적]구룡마을의 눈물
    [여적]구룡마을의 눈물

    지난 16일 새벽 5시쯤, 서울 강남구 개포동 구룡마을에서 큰불이 났다. 빈집에서 발화된 불씨가 강풍을 타고 판잣집 수십 채를 순식간에 집어삼켰고 주민 180명이 집을 잃었다. 동트기 전 양재대로 차로를 통제하며 불길을 잡는 데만 6시간이 넘게 걸린 역대 최대 규모의 구룡마을 화재였다.“이제 더 갈 곳이 없어. 왜 우리는 맨날 만신창이로 살아야 하나.” 잿더미가 된 동네를 보며 한 이주민은 검게 그을린 손으로 눈물을 연신 훔쳐냈다. 30년 넘게 꾸역꾸역 살아온 삶의 터전에서 그가 챙겨나온 건 낡고 작은 가방 하나와 비닐봉지가 전부였다. 그것이 개발·저항·철거의 아귀다툼 경계선에서 평생 쫓기며 살아온 이의 모든 걸 말해주고 있었다.구룡마을은 1988년 서울 올림픽을 앞두고 도시미관정비사업으로 여기저기서 철거된 달동네 사람들이 구룡산 자락에 밀려들어 형성됐다. 수도권의 다른 판자촌과 달리 서울 강남의 노른자위 땅이라는 ‘경제적 가치’로 수십년간 개발 예정지 1순...

    2026.01.18 18:53

  • [여적]최강록의 ‘나를 위한 요리’
    [여적]최강록의 ‘나를 위한 요리’

    넷플릭스 <흑백요리사 시즌2> 결승에 오른 두 사람 모두 간절했다. 인생과 자존심을 건 경연이었을 것이다. 식당 개업을 준비하고 있는 이하성(‘요리괴물’) 셰프는 “지금까지 한 게 물거품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꼭 이기고 싶었다. 시즌1 팀전 탈락의 아픔을 딛고 ‘히든 백수저’로 재도전한 최강록 셰프 역시 마찬가지다.승자는 최 셰프였다. ‘나를 위한 요리’라는 주제로 펼친 대결에서 그는 깨두부와 자신이 좋아하는 재료들을 넣은 국물 요리를 냈다. 마지막 요리는 모두의 예상을 깼다. ‘조림인간’ ‘조림핑’이란 별명이 붙은 그이기에 당연히 조림으로 겨룰 줄 알았던 것이다. 그는 “조림을 잘 못하면서도 잘하는 척 살아온 시간들이 있었다. 나를 위한 요리에서만큼은 조림을 하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요리 이름도 최 셰프다웠다. “깨두부를 넣은 국물 요리, 그런데 제 마음대로 만든”이라는 이름은 ‘○○를 곁들인’이라는 표현을 즐겨쓰는 그의...

    2026.01.15 18:46

  • [여적] 트럼프의 연준 때리기
    [여적] 트럼프의 연준 때리기

    중앙은행은 “파티가 무르익을 때 펀치볼(술과 음료를 담는 그릇)을 치우는 사람”으로 비유된다. 1951년부터 19년 동안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었던 윌리엄 맥체스니 마틴이 남긴 말이다. 경제가 호황을 누릴 때(파티) 조심히 술그릇을 치워(금리 인상) 경기과열을 막아야 한다는 의미다. 파티가 이어지기를 원하는 정부나 시장에 중앙은행이 ‘욕받이’의 대상이 되는 건 어쩌면 숙명적이다.‘중앙은행의 독립성’은 통화정책의 상식이고, 그래서 미국 연준 의장은 ‘경제 대통령’으로도 불린다. 하지만 ‘우리가 알던 미국’이 사라지는 트럼프 시대에는 이 상식마저 무너지기 일보 직전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수사 중인 연방 검찰이 지난 9일 파월의 기소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대배심 소환장을 발부한 것이다. 트럼프가 취임 직후부터 금리 인하를 압박했지만 말을 듣지 않자 “멍청한 사람” “너무 늦은 사람(Mr. Too late)”이라며 겁박하더니 결국 강제로 쫓아내려는 ...

    2026.01.14 18:53

  • [여적]독립기념관장이란 자리
    [여적]독립기념관장이란 자리

    뉴라이트 역사관과 기관 사유화 논란을 빚은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이 해임 수순을 밟게 됐다. 국가보훈부 감사에서 비위 사실이 확인돼 김 관장이 이의 신청을 했지만, 보훈부는 감사 결과를 확정했다고 13일 밝혔다. 확인된 비위는 기관 사유화, 업무추진비 부당사용 등 14건이다.보고서를 보면 그가 공직자 자질이 있는지 의심스럽다. 예배에 기념관 강당을 내주는가 하면, 수장고 유물을 꺼내 교인들에게 관람케 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해 11월 시정 권고를 내린 사안이다. 하지만 김 관장은 같은 내용으로 보훈부 감사 결과(12월5일)를 통보받고도, 다음날 또 예배 행사를 열었다. 자신의 ROTC 동기회 행사에 기념관 컨벤션홀을 무단으로 대여해주기도 했다. 한국의 국가정체성이 담긴 독립기념관을 공사 구분 없이 사적으로 전용한 것이다. 그것만으로도 참담할 일인데 법인카드 부정 사용 등 다수의 위법·부당 행위가 확인됐다.감사로 새롭게 드러난 사실도 있다. 김 관장은 지난해 ...

    2026.01.13 18: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