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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용민의 그림마당 [김용민의 그림마당] 2025년 3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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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월회의 아로새김]슬기로운 자기 생각 검증
    김월회의 아로새김

    슬기로운 자기 생각 검증

    내 생각이 옳은지 아니면 그른지를 무엇을 근거로 판단할 것인가라는 물음은 오랜 옛날부터 던져졌다. 가령 공자는 말과 행실의 일치를 그 근거로 제시했다. 사람이 늘 말한 대로 행한다면 그 사람의 생각에는 거짓이 없다고 믿었다. 언어는 생각의 집이기에 그 사람이 하는 말이 미더운데 생각이 미덥지 않을 수 없다고 여긴 결과다.제자백가의 하나인 묵자는 한결 구체적으로 판단의 근거를 제시했다. 모두 세 가지다. “첫째, 성현들의 사적과 부합하는가? 둘째, 사람들 다수가 그렇다고 여기는가? 셋째, 국가와 사회에 쓸모가 있는가?” 첫째는 자신의 생각을 사회적으로 공인된 지혜로운 자를 통해 검증함을 말한다. 오늘날로 치자면 전문가 등을 통해 자기 생각을 검토하는 방식이다. 둘째는 자기만, 혹은 소수만이 그렇게 생각하는 건 아닌지를 검증한다는 것이다. 요새로 치면 다중지성을 근거로 자기 생각을 짚어보는 방도이다. 셋째는 나의 생각이 사회적으로도 유의미한지를 검증하는 것으로, ...
  •  [기고]법관의 양심
    기고

    법관의 양심

    법관의 퇴임사에서 “평생 법률과 양심에 따라 재판했다”고 하면, 헌법 제103조 “법관은 헌법과 법률에 의하여 그 양심에 따라 독립하여 심판한다”에 따른 모범답안이 된다. 그런데 권력의 압력과 달콤한 유혹에도 양심을 지켜 ‘소신껏’ 판결했다거나 ‘양심적인’ 법관이었다고 하면, 이야기가 조금 달라진다. 헌법이 부여한 법관의 의무를 잘못 이해한 것이기 때문이다. 어려운 사법시험을 합격하거나 힘든 로스쿨 과정을 마쳤다고 해서 남을 판단하고 나라의 운명을 결정할 권한을 주는 것이 아니다. 더욱이 공부 잘하는 것으로 ‘착하고 좋은 마음’이란 뜻의 양심(良心)이 갖춰지는 것도 아니다. 이런 혼란이 언어의 문제에서 비롯되었다면 믿겠는가?일찍이 메이지시대 일본의 번역자들은 ‘conscience’를 어떻게 옮길 것인지를 놓고 고민했다. 그들은 번역 과정의 논쟁을 글로 남겨 추적할 수 있게 했다. 이시즈카 등이 펴낸 번역어 사전에 따르면, 이 단어는 ‘함께’라는 뜻의 ‘con’과 ‘보다’ 또는...
  •  [송두율 칼럼]계몽과 미몽
    송두율 칼럼

    계몽과 미몽

    2024년 12월3일 윤석열의 비상계엄령으로 시작된 정치적 혼란을 우선 매듭지을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선고 일정이 아직까지도 알려지지 않고 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의 탄핵 기각 소식은 불길한 예감까지 더하고 있다. 그러나 유별나게 춥고 길었던 겨울이 끝나간다는 소식은 들린다. 물론 봄의 화신을 시샘하는 꽃샘추위도 올 수 있지만 솟아오르는 봄기운을 이기지 못하는 것이 대자연의 섭리가 아니겠는가.그동안 많은 시민이 한국 사회의 근간인 헌법의 정신과 이에 따른 법 해석에 관한 많은 정보와 지식도 습득할 수 있었다는 소식과 더불어 헌재의 선고일과 결정을 둘러싼 온갖 예측만이 난무하게 만든 헌재를 향한 짜증과 비판의 소리도 점점 커진다고 한다.1987년 체제의 산물인 한국의 헌재는 1951년에 설립된 독일의 연방 헌재를 모델로 해서 1988년에 설립되었다. 나치 독재와 군사독재를 각각 경험한 두 나라 사이에 생긴, 괴테가 묘사했던 일종의 ‘선택적 친화력’이라고 할 ...
  •  [여적]보수 논객들의 ‘윤석열 기각’ 경고
    여적

    보수 논객들의 ‘윤석열 기각’ 경고

    국가와 민족, 공동체 이익을 중시하는 것이 보수의 전통적 가치다. ‘보수의 아버지’ 에드먼드 버크의 말처럼 기존 사회질서를 존중하는 세력이 보수라는 점에도 이견이 있을 리 없다. 그래서 ‘헌정질서, 민주주의’는 보수의 정치적 사명으로 꼽혀왔다.2004년 ‘뉴라이트’가 등장하기 전까지, 한국 보수도 이 궤도에선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뉴라이트는 “반공 일색의 종전 우파를 대체할 새롭고 세련된 우파”라며 세상에 나왔다. 박근혜 탄핵으로 주춤했던 뉴라이트는 윤석열 정부의 핵심 세력으로 재부상했다. 정부 요직만도 김영호 통일부 장관,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 김광동 전 진실화해과거사위원장 등 한둘이 아니다. 3년간 ‘진보 좌파 척결’이 이들의 국정과제였고, 극우에 가까운 이념전도 불사했다. 2022년 화물노동자 파업을 ‘북한만큼 위험한’ 행위로 규정했고, 윤석열부터 정권 비판 세력을 ‘반국가세력’으로 낙인찍고 공격했다. 퇴행과 극우화. 한국 보수가 이 두 단어로 설명되는 현실은 진...
  •  [사설] 서울 한복판 ‘대형 땅꺼짐’, 또 땜질처방으로 끝내지 말라
    사설

    서울 한복판 ‘대형 땅꺼짐’, 또 땜질처방으로 끝내지 말라

    지난 24일 오후 6시29분쯤 서울 강동구 대명초 인근 사거리에서 대형 땅꺼짐(싱크홀) 사고가 일어나 오토바이 운전자 1명이 추락사했다. 왕복 6차선 중 4차선이 함몰돼 지름 20m의 큰 구멍이 뚫렸다. 퇴근 시간이고, 학교·아파트가 밀집한 곳이어서 자칫 ‘대형 참사’로 이어질 뻔했다.도로 한복판에서 이런 일이 발생한 게 처음도 아니다. 지난해 8월 서울 연희동 성산로에 대형 싱크홀이 생겨 승용차 한 대가 통째로 빠지는 사고가 발생했고, 한 달 뒤 부산 사상구에서는 지하철 공사장 인근에서 대형 트럭 2대가 한꺼번에 빠지는 땅꺼짐 사고가 있었다. 국토교통부 지하안전정보시스템을 보면, 2018년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일어난 지반침하 사고는 1386건에 달한다. 연평균 198건이나 빈발해 언제 어디서 땅꺼짐을 맞닥뜨릴지 모르는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하지만 중앙정부와 지자체 대응은 탁상·전시 행정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서울시는 연희동 사고 후 지하철 역사·대...
  •  [사설] 대형산불 빈발하는데, 진화대원은 노인일자리라니
    사설

    대형산불 빈발하는데, 진화대원은 노인일자리라니

    민간 산불예방진화대원 대부분이 환갑을 넘은 고령자들이다. 전국 지자체가 올해 산불 예방과 초기 진화를 위해 고용한 8199명의 평균 연령이 61세로 파악됐다. 진화대원은 불이 나면 15㎏의 등짐펌프를 지고 높은 곳까지 올라가 불을 꺼야 하는데, 젊은 사람도 힘든 일을 고령자들이 맡은 것이다. 지난 22일 경남 산청군에서 목숨을 잃은 진화대원 3명은 60대였고, 24일 전북 진안군 산불 현장에서 다친 진화대원 2명은 70대였다. 지난 1월엔 전남 장성에서 진화대 체력 시험을 보던 70대가 사망하는 일도 있었다.진화대는 지자체가 연중 6~7개월 운용한다. 하루 8시간 근무에 1만원가량의 최저시급을 받는다. 농촌과 산간 지역에 젊은 인력 자체가 턱없이 부족하다 보니 55세 나이 제한은 유명무실해졌다. ‘공공일자리’ 개념으로 접근해 취약계층에 우선권을 주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러나 진화대는 위급한 상황에서 직접 불을 끄고, 동시에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체력과 역량을...
  •  [사설]‘10%대’ 고립·은둔 청소년, 전사회적 관심 높여야
    사설

    ‘10%대’ 고립·은둔 청소년, 전사회적 관심 높여야

    청소년 100명 중 16명이 집 안에만 머무는 ‘은둔 청소년’인 것으로 조사됐다. 사회관계를 단절한 채 살아가는 ‘고립 청소년’도 12.6%나 됐다. 25일 여성가족부가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과 함께 전국 9~24세 청소년 1만9160명을 조사해 내놓은 결과다. 전국 규모로는 첫 조사다. 사회적 접촉이 거의 없는 상태가 3개월 이상 지속되면 고립·은둔 청소년으로 분류되는데, 이런 청소년이 각각 10%를 넘는다니 대책 마련이 시급해졌다.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 2주 동안 가족·친척이나 친구·지인과 대화한 경험이 없는 고립·은둔 청소년은 각각 8.3%, 5.6%이다. 아예 방에서 나오지 않는 비율도 2.1%나 된다. 여기에 ‘죽고 싶다고 생각한 적 있다’는 비율이 62.5%라니 이만저만 심각한 게 아니다. 선진국에서 사회문제가 된 미래세대의 어둡고 소외된 실체를 한국에서도 목도하게 된 것이다.고립·은둔 청소년은 여자 비중이 약 70%에 달한다. 연구원은 남자 비중이 적...
  •  [이대근 칼럼]트럼프의 역설
    이대근 칼럼

    트럼프의 역설

    “세계에 유일 강대국이 있다는 것은 정상이 아니다. 그건 냉전 종식의 산물이다. 결국에는 다극 세계로 돌아갈 것이다.” 중국, 러시아, 북한에서 나온 말이 아니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이 지난 1월 취임 직후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그 전 의회 청문회 모두발언에서는 “미국이 먼저 안전해지고 강해져야 세계 평화·동맹에 기여할 수 있다”고 했다. 미국은 여러 강대국의 하나일 뿐이다, 세계 정부 역할을 할 능력도 의사도 없다, 그러니 미국에 기대하지 말라는 뜻이다.솔직하다. 루비오가 말했다. “저는 많은 경우 외교가 아무 의미 없는 상투적인 문구와 언어를 쓰는 것보다 솔직할 때 더 잘 작동한다고 생각한다.” 도널드 트럼프가 그렇게 해서 조기 성과를 거두었다고 그는 설명했다. 트럼프는 “미국이 돌아왔다”고 했다. 조 바이든도 대통령에 취임하면서 같은 말을 했다. 떠난 미국은 무엇이며, 돌아온 미국은 무엇인가?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는 미국의 힘이 약해진 때문이지만, 그게 ...
  • 이선의 인물과 식물

    클로드 모네와 수양버들

    연초에 일본 도쿄에 다녀왔다. 마침 클로드 모네 전시회가 열렸다. 게다가 전시회장은 르코르뷔지에가 설계한, 우에노 공원의 국립서양미술관이었다. 한 곳에서 세계적 대가의 혼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니, 이런 호재가 어디 있을까.사물이나 현상을 관찰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빛이다. 그 빛을 찾아 ‘방구석 화가’들을 바다로, 들로 내몰아 바깥바람을 쐬게 한 이가 모네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자연 풍광에 자신의 느낌과 감정을 담아 화폭에 옮겼다. 중년에 그는 노르망디 지방의 지베르니에 정착해 정원을 꾸미고 수많은 작품을 탄생시켰다. 전시회는 바로 지베르니 정원에서 보낸 마지막 10여년의 작품들을 집대성한 것으로, ‘만년의 모네: 수련, 물의 풍경’이 주제였다. 모네 하면 수련, 수련 하면 모네 아닌가. 그동안 여러 곳에서 3~4점씩 찔끔찔끔 보았던 그의 작품을 한꺼번에 무려 60여점이나 감상할 수 있어 그런 호사가 없었다. 모네의 작품 대부분이 역동적이거나 격정적이지도 않고 잔잔...
  •  [세상 읽기]사회 전환의 실패, 2025년 연금개혁
    세상 읽기

    사회 전환의 실패, 2025년 연금개혁

    우리 사회는 전환을 도모하지 않고도 이대로 괜찮을까? 지금의 경로에 갇혀 그대로 간다면 무슨 일이 생길까?국민연금 개혁안이 국회에서 통과됐다. 이는 노후불안과 빈곤이 만연한 우리 사회의 전환을 도모하는 데 실패한 개혁이다. 1988년에 국민연금이 만들어졌지만, 수십년 동안 우리 사회는 노후불안의 경로를 벗어나질 못했다. 국민연금은 낮은 수준의 보장으로 존엄한 삶을 살 수 있는 사회경제적 기반을 제공하지 못했고, 어떤 생애과정을 거치든 대다수에게 노후불안은 필연이 됐다. 노후의 경제적 불안정이 만연한 곳에서는 노후뿐 아니라 전 생애가 문제가 된다. 그런 사회에서 사람들은 각자도생으로 내몰리고, 약간의 기득권을 지키는 데 몰두하게 된다. 불안이 지배하는 사회에서는 혁신도, 모험도 심지어는 사랑도 어렵다.2025년 연금개혁은 이러한 노후보장 경로의 지속과 전환의 갈림길에서 하나의 사회적 선택을 한 것이었다. 이번 개혁에서는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40%를 43%로 약간 올리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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