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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표절’ 이진숙·‘갑질’ 강선우, 국민주권정부 첫 장관 자격 없다
    ‘표절’ 이진숙·‘갑질’ 강선우, 국민주권정부 첫 장관 자격 없다

    이재명 정부 1기 내각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이진숙 교육부·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자질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이 후보자는 16일 국회 교육위 인사청문회에서 과거 논문 표절 의혹을 이공계의 ‘특수 관행’으로 미루면서 낮은 윤리의식만 드러냈다. 강 후보자는 지난 14일 청문회 후에도 갑질 의혹 해소는커녕 ‘거짓 해명’ 파문만 확산했다. 진보·보수를 떠나 시민사회단체들은 두 후보자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두 후보자 모두 국민 눈높이를 최우선한다는 국민주권정부 장관으로는 적합하지 않다.

  • 구속적부심 내고 모스 탄 보려 한 윤석열, 국법이 우습나
    구속적부심 내고 모스 탄 보려 한 윤석열, 국법이 우습나

    전직 대통령 윤석열이 16일 조은석 내란사건 특별검사팀의 출석 요구에 세번째 불응했다. 그러면서 석방해달라고 법원에 구속적부심사를 청구했다. 특검팀이 기소 때까지 가족·변호인 외 접견을 제한하도록 서울구치소에 지휘해 무산되기는 했으나, 부정선거 음모론자인 모스 탄 미국 리버티대 교수를 접견하려 하기도 했다. 국법을 우습게 아는 내란 우두머리의 망동이 점입가경이다.

  • 사회적 참사에 사과하고 국가 책임 강조한 이 대통령
    사회적 참사에 사과하고 국가 책임 강조한 이 대통령

    이재명 대통령이 16일 ‘사회적 참사’ 유가족에게 정부를 대표해 공식 사과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기억과 위로, 치유의 대화’ 행사를 열어 세월호·이태원·오송 지하차도·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 200여명을 초청해 대화를 나눴다. ‘모든 국민 아픔을 국가가 끝까지 책임진다’는 취지로 열린 행사다. 이 대통령은 “국민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할 국가가 국민이 위협받을 때, 국민이 보호받아야 할 때 그 자리에 있지 못했다”며 “다시는 이 나라에 국가의 부재로 인한 억울한 국민이 생기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너무도 당연하지만 지난 3년간 사라졌던 말들을 다시 들을 수 있어 안도한다.

여적

[여적]밥 짓는 편의점
밥 짓는 편의점

“나는 편의점에 간다. 많게는 하루에 몇 번 적게는 일주일에 한 번 정도 편의점에 간다.”김애란 작가의 단편소설 ‘나는 편의점에 간다’는 이렇게 시작한다. 주인공 ‘나’는 서로를 알아보지 못하고 궁금해하지도 않는 “거대한 관대” 뒤에 숨은 편의점의 익명성에 안심한다. 그렇지만 곧 편의점이 자신의 모든 것을 알고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편의점은 내 삶의 패턴을 집약해 보여주는 장소인 셈이다.편의점은 물건만 파는 게 아니다. 택배·금융 등 생활 편의는 물론 민원서류 발급과 치안 등 공공 기능까지 흡수했다. 국내 전역에 깔린 편의점 숫자는 5만5000여개, 인구 대비 숫자론 편의점 왕국 일본의 배가 넘는다. 그래서인지 편의점은 한국 사회의 새로운 단면으로 간주된다. 고단한 하루 끝에 컵라면 먹는 당신, 간단한 먹거리를 사가는 취업준비생, 진상 취객에 시달리는 야간 아르바이트생 등 다양한 군상이 편의점에 있다. 김호연의 소설 <불편한 편의점>에서 에어컨 없는 옥탑방에 ...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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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 기명 칼럼

2025.07.16
  • [기고]국민 안전 위해…이재명 정부가 새겨야 할 것들
    [기고]국민 안전 위해…이재명 정부가 새겨야 할 것들

    한국은 분단국가이며 휴전 중인 나라다. 따라서 전쟁 공포에 살아가기보다는 분단 속에서 공존하며 살아가고 있다. 안전에 대해 민감하지 않은 편이 오히려 잘 살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러기에 안전불감증을 몸속에 지니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1994년 성수대교 붕괴와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로 서울에 어두운 그림자가 자욱했다. 그래서 재난관리법이 제정되고 중앙119구조대가 창설됐으며, 응급구조사가 만들어지는 계기가 됐다.최근 제주항공 참사, 이태원 참사, 경북 산불 등 사고가 날 때마다 재난 관련 컨트롤타워 부재와 재난에 대한 안전불감증 문제가 대두됐다. 이는 과거 사고 때도 마찬가지였다. 정부는 반복적으로 제도와 관련 부처를 변경하며 혼란을 가중하고 있다.노무현 정부 때인 2003년 대구지하철 참사를 계기로 2004년 소방방재청이 출범했다. 인적 재난과 자연 재난을 통합 관장하는 기관인 소방방재청은 미국의 연방재난관리청(FEMA)을 벤치마킹해 거대...

    2025.07.15 21:02

  • [송두율 칼럼]평화의 새 소식을 기다리며
    [송두율 칼럼]평화의 새 소식을 기다리며

    올여름 무더위는 유별나다는 소식과 함께 윤석열의 재구속에 관한 기사를 보면서 21년 전 7월 말까지 만 9개월을 내가 보냈던 서울구치소 생활을 다시 생각했다. 장맛비는 매일 내리고 곰팡이가 번진 벽에서 퀴퀴한 냄새가 풍겼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나도 독방 생활을 했지만, 이번 기사에 붙은 감방 구조와 시설물 그림을 보니 선풍기와 세면대가 있는 것이 그때와 달랐다.경이적인 경제 성장과 함께 민주화를 성취했다는 온갖 찬사에도 불구하고 윤석열의 친위 쿠데타라는 상상 못할 일이 벌어졌다. 정치적 갈등이 극도로 심각했던 작년 말과 올해 초의 국내 상황을 반영하듯이 시드니에 본부를 둔 경제·평화연구소(IEP)가 최근 발표한 2025년 ‘글로벌 평화지수’ 조사 결과 한국은 169개국 중 41번째다. 사회 내부 갈등, 범죄율, 정치적 안정성, 삶과 일의 균형, 부정부패, 군사화 등 여러 항목을 조사 대상으로 삼았다. 아이슬란드·아일랜드·뉴질랜드·오스트리아·스위스·싱가포르·포르투갈...

    2025.07.15 21:02

  • [사설] 대미 협상카드 된 농산물 개방, 농민은 희생만 해야 하나
    [사설] 대미 협상카드 된 농산물 개방, 농민은 희생만 해야 하나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농축산물 수입 확대를 미국과의 관세 협상카드로 쓸 가능성을 내비쳤다. 관세 협상 실무를 총괄하는 여 본부장은 지난 14일 언론 브리핑에서 “농축산물은 미국뿐 아니라 동남아 등 어떤 나라와 자유무역협정(FTA)을 진행해도 고통스럽지 않은 부분이 없다”며 “농축산물 부분의 경우 우리가 전략적인 판단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민감한 부분은 지키되, 그렇지 않은 것은 협상의 전체 큰 틀에서 고려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미국 농산물 개방을 확대하고, 그 대가로 자동차·철강·반도체 등 주력 산업 관세 인하를 관철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지금도 위기감 큰 농민과 농업이 언제까지 통상 협상의 희생양이 되어야 하는 건지 우려스럽다.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일본의 쌀 시장 개방을 압박하듯이 미국은 각국과의 관세 협상에서 농산물 수입 확대를 밀어붙이고 있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어서 30개월령 이상 소고기 수입 허용, 쌀 구입 확대, 감자 등 ...

    2025.07.15 19:37

  • [사설]이 대통령 변호인들 공직 채용, ‘오얏나무 갓끈’ 경구 새겨야
    [사설]이 대통령 변호인들 공직 채용, ‘오얏나무 갓끈’ 경구 새겨야

    이재명 대통령이 정부의 입법 활동을 조정하고 법률을 조언하는 법제처장에 조원철 변호사를 임명했다. 그는 이 대통령의 대장동 특혜의혹·위증교사 사건을 변호한 인물이다. 조 처장을 비롯해 이 대통령의 형사 사건을 맡았던 변호인들의 정부·대통령실 요직 기용이 줄 잇고 있다. 대통령실은 “능력과 전문성을 인정해 발탁했다”고 밝히고 있다. 대통령 변호를 맡았거나 법률 자문을 했다는 걸로 공직에서 배제할 이유는 없다. 하지만 대통령 개인 변호사의 공직 기용이 되풀이되고, 그것도 법무 요직에 집중되면서 ‘보은 인사’ 시비와 인재풀이 좁다는 비판이 나온다.법제처장은 정부 법령을 최종 심사하고 유권해석하는 요직 중의 요직이다. 그 유권해석 권한 때문에 법제처장은 객관적 시각과 정치적 중립성이 중요한 자리다. 이런 자리에 대통령의 사법연수원 동기이자 형사 사건을 변호한 인물을 앉힌 건 이해충돌 소지가 있다는 우려가 나올 수밖에 없다.더불어민주당은 전직 대통령 윤석열이 검찰총장 때 징계 ...

    2025.07.15 18:42

  • [사설] ‘9·19 군사합의’ 복원하자는 안보 장관들, 평화의 출구 열길
    [사설] ‘9·19 군사합의’ 복원하자는 안보 장관들, 평화의 출구 열길

    이재명 정부 초대 통일·국방 장관 후보자들이 9·19 남북 군사합의 복원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 후보자는 15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9·19 합의는) 바로 복원되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낮은 단계부터 서서히 시작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도 전날 인사청문회에서 “9·19 합의로 시행되지 않았던 지상·육상·해상에서의 군사적 위협 조치를 자제함으로써 보여주는 것이 우선 중간 단계로 가능하다”고 했다. 이들 장관이 취임하면 9·19 합의 복원을 위한 구체적인 조치를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2018년 체결된 9·19 합의는 남북 간 우발적 충돌을 막는 안전판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북한이 2023년 11월 민간단체의 대북전단 살포에 반발해 전면 파기를 선언했고, 윤석열 정부는 지난해 6월 북한의 대남 오물풍선과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전파 교란을 이유로 합의 전체의 효력을 정지시켰다. 완충구역이 사라지자 한반도 안보 상황은 살얼...

    2025.07.15 18:15

  • [여적]아이폰 비밀번호
    [여적]아이폰 비밀번호

    아이폰의 강점 중 하나는 높은 보안성이다. 사용자가 비밀번호를 4자리, 6자리, 8자리 이상으로 설정할 수 있다. 알파벳·숫자·특수문자를 조합해 6자리 비밀번호를 만들 경우 가능한 조합 수가 560억개 이상이라고 한다. 그러니 20자리 넘는 비밀번호를 남이 푸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고 봐야 할 것이다. 첨단 포렌식 장비를 갖춘 수사기관도 예외가 아니다.검찰이 아이폰 비밀번호를 풀지 못한다는 걸 널리 알린 사람은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다. 문재인 정권 때 검찰은 윤석열 검찰총장 최측근이던 한동훈 검사장의 ‘검언유착’ 의혹을 수사했으나 불기소 처분했다. 당시 검찰은 보도자료에 “현재의 기술력으로는 휴대전화 잠금해제 시도가 더는 실효성이 없다고 판단했다”고 적었다. 오죽 답답했으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피의자가 휴대전화 비밀번호를 숨기면 제재하는 법률 제정을 검토하라”고 법무부에 지시했을까. 몇년 뒤 윤석열 측의 ‘고발사주’ 의혹을 수사한 공수처도 핵심 피의자인 손...

    2025.07.15 18:10

  • [세상 읽기]폭염은 누구에게 더 잔인한가
    [세상 읽기]폭염은 누구에게 더 잔인한가

    흔히 ‘살인적’ 더위라는 말을 한다. 하지만 이 말이 그저 비유가 아니라 진짜 사실이라면, 더위로 인해 사람들이 숨지는 일이 빈발한다면, 쉽게 입에 담을 수 없게 된다.폭염 속에서도 건물은 올라가고, 물건은 운송되며, 마트 영업과 배달은 멈추지 않는다. 우리 사회가 멈추지 않고 돌아가고 있는 것은 곳곳에서 사람이 노동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덕에 다들 집에서 밥을 먹고 물을 마실 수 있고 쇼핑도, 금융도, 정치도, 이른바 사회적 합의도 가능하다. 그런데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는, 노동하는 사람들의 생명이 위협받고 있다. 공사장에서, 마트에서, 밭에서, 도로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무방비 상태에서 폭염으로 쓰러졌다. 맨홀 아래에서 측량 작업을 하다가, 공공근로로 쓰레기를 줍다가, 마트에서 카트를 정리하다가, 공사장에서 아파트를 짓다가 목숨을 잃었다.문제는 폭염만 탓할 수 없다는 것이다. 자연의 혹독함을 막아주면서 사람이 생명과 건강을 유지하며 일할 수 있도록 보호하는...

    2025.07.14 21:10

  • [정동칼럼]내가 모르는 부분이 있다
    [정동칼럼]내가 모르는 부분이 있다

    새 정부가 출범하며 여러 분야에서 제도 개혁이 진행되고 있다. 법치국가에서 제도 개혁은 결국 법의 문제이기에 여러 법률가들이 관여하거나 외부에서 의견을 개진하고 있다.제도 개혁 과정에서 그 분야의 실무를 해본 경험이 있는 전문가의 의견은 물론 들어야 한다. 하지만 전문가의 의견에도 한계는 분명하다. 전문 분야는 오랜 생업이라는 말과 다르지 않기에 이해관계와 편견을 피할 수 없다. 사람은 원래 자기 일이 가장 무겁게 느껴지는 법이다. 나 같은 경우, 이혼소송에서는 제도의 근간을 뒤흔드는 변화가 있더라도 남의 일처럼 넘길 수도 있지만, 공정거래위원회나 금융감독원 청사에 출입하는 행정 절차는 조금만 까다로워져도 불편함을 호소할지 모르겠다.어느 분야의 전문가라는 것은 다른 분야에는 전문가가 아니라는 말이기도 하고 과거의 경험이 미래의 변화를 압도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내가 맡았던 사건에서 이런 일이 있었는데’로 시작하는 분석은 대체로 위험하다. 모든 사례를 다 겪어봤을 리 ...

    2025.07.14 21:10

  • [기자칼럼]남북 백두산 연구, 지금이 적기
    [기자칼럼]남북 백두산 연구, 지금이 적기

    “하늘과 땅이 갑자기 캄캄해졌는데 연기와 불꽃 같은 것이 일어나는 듯하였고, 비릿한 냄새가 방에 꽉 찬 것 같기도 했다. 큰 화로에 들어앉은 듯 몹시 무덥고, 흩날리는 재는 마치 눈과 같이 사방에 떨어졌는데 그 높이가 한 치(약 3㎝)가량 됐다.”1702년 6월3일(숙종 28년) 함경도에서 발생한 자연 현상을 적은 조선왕조실록 기록이다. 당시 조선인들을 놀라게 한 이 일은 백두산 분화였다. 기온이 오르고 화산재가 지상으로 다량 낙하한 것이다.그런데 이 분화 규모는 앞서 946년 일어난 백두산의 첫 분화에 비하면 ‘약과’였다. 946년 분화는 화산재 분량 등으로 측정하는 화산폭발지수(VEI)에서 7등급으로 분류된다. 지난 2000년간 지구상에서 일어난 모든 화산 폭발 가운데 ‘톱3’ 안에 든다. 과학자들은 당시 동북아시아에 막대한 인명·재산 피해가 났을 것으로 본다.백두산에서는 약 100년에 한 번씩 크고 작은 분화가 일어난다. 마지막 분화는 1925년이었다. 이...

    2025.07.14 21:07

  • [이선의 인물과 식물]성철 스님과 수박

    이 무더위가 언제쯤 가시려나. 예전에 비하면 무더위를 다스리는 첨단 장비를 갖추었는데도 나아진 게 별로 없는 것 같다. 내가 느끼는 것은 마음의 더위인가, 아니면 기후위기 영향인가?옛날에는 시원한 수박화채 한 그릇이면, 한여름 더위가 싹 가시는 것 같았다. 여름 과일은 뭐니 뭐니 해도 달고 수분 많은 수박이 최고다. 땀 흘린 후 먹는 수박화채는 생각만 해도 가슴이 서늘해진다. 무더운 여름, 사찰에서 즐겨 먹는 과일도 수박이다.수박에 얽힌 성철 스님의 일화를 소개한다. 한번은 성철 스님이 계신 사찰에서 기도를 드리던 신도들이 모여 수박을 나눠 먹었다. 거기까진 별 탈 없었다. 그런데 먹고 남긴 수박 껍질이 문제였다. 너나없이 수박의 벌건 속살을 반만 먹고 쓰레기통에 버린 것이 성철 스님 눈에 들어온 것이다. 노발대발하신 성철 스님의 불호령이 떨어졌다. “돈은 너거 돈으로 수박을 사 왔는지 모르지만, 먹기는 농부들 정성을 생각하고 먹어야 하지 않겠냐? 그러려면 수박...

    2025.07.14 2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