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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볼썽 사나운 여권 내부 갈등, 자중하고 할 일 해야
    볼썽 사나운 여권 내부 갈등, 자중하고 할 일 해야

    6·3 지방선거 직후 더불어민주당의 내부 갈등이 가열되고 있다. 선거 결과를 둘러싼 친이재명계와 친정청래계의 책임 공방이 당대표 퇴진론과 차기 당권 투쟁으로 확산하고 있다. 격전지 패배라는 뼈아픈 결과의 책임을 따져보자는 것이라지만, 집권여당이 민심에 대한 성찰보다 내부 권력 다툼에 몰두하는 듯한 모습은 우려스럽다. 11일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는 정청래 대표에 대한 성토장이나 다름없었다. 장철민·임미애 의원 등 다수 의원들이 “서울 등 주요 지역의 선거 패배에도 불구하고 우리 스스로의 각성이 전혀 없었다” “당원과 지지자 모두 분열된 채 선거를 치렀다”며 정 대표 사퇴를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친명계 조직인 더민주혁신회의가 정 대표의 백의종군을 요구한 데 이어 소속 의원들까지 정 대표의 거취 표명을 압박한 것이다. 반면 친청계는 이 대통령이 선택한 후보들의 패배를 거론하며 “(이번 선거가) 대표가 물러날 정도의 결과인지 모르겠다”며 정 대표 책임론에 반발했다. 선거 다음날인 지난 4일 “전국적으로 큰 승리”라고 한 정 대표를 향해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8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최소한 승리는 아니다”라고 비판한 것을 계기로 본격화한 ‘정청래 책임론’이 점차 사퇴론으로 커지는 모습이다.

  • 선거관리 믿기 힘든 총제적 부실, 낱낱이 파헤치고 책임 물어야
    선거관리 믿기 힘든 총제적 부실, 낱낱이 파헤치고 책임 물어야

    6·3 지방선거 관리가 투표용지 부족은 물론 선거인명부 누락, 개표 결과 중복 반영 등 총체적으로 부실했던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민주주의의 근간인 선거제도의 관리 시스템이 이런 지경이었다니 도무지 믿어지지 않는다. 선거관리위원회의 존재의미에 회의가 들 정도다. 중앙선관위는 선거 당일에는 투표용지가 부족했던 투표소가 서울 14곳이라더니 이후 전국 50곳으로, 다시 91곳으로 정정했다. 이 중 잠시라도 투표가 중단된 투표소가 26곳에 달한다. 선관위가 선거 준비 부족만이 아니라 사후 현황도 제대로 집계하지 못할 정도로 무능함을 드러낸 것이다. 투표용지 인쇄량이 유권자 수의 절반이 안 되는 투표소는 1371곳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2월 중앙선관위 사무총장과 선거정책실장이 선관위원 회의도 거치지 않고 투표용지 최소 인쇄 기준을 유권자 수의 60%에서 50%로 낮췄는데, 그마저도 지키지 않았던 것이다.

  • 반도체 호황 속 고용 한파, 청년들이 분노하는 이유
    반도체 호황 속 고용 한파, 청년들이 분노하는 이유

    국가데이터처가 11일 발표한 ‘5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가 전년 동기 대비 4만명 감소했다. 전체 취업자 수가 줄어든 것은 불법계엄 때인 2024년 12월 이후 17개월 만에 처음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우리 사회의 미래를 책임질 청년층(15~29세) 취업자가 25만5000명이나 급감했다는 사실이다. 코로나19 시절인 2021년 1월(-31만4000명)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이다. 반도체 산업이 사상 유례없는 호황을 누리며 일부 대기업 직원들이 수억원의 성과급 잔치를 벌이는 동안 많은 청년들은 연봉 수천만원짜리 직장조차 구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극단적인 고용 양극화는 청년들의 분노로 이어져 심각한 사회 불안을 야기할 수 있다는 점에서 묵과하기 어려운 위험신호다.

여적

[여적] 헌재로 간 ‘동의 없는 성폭력’
헌재로 간 ‘동의 없는 성폭력’

한 사람이 가방을 멘 채 걷고 있다. 지나가던 오토바이 운전자가 가방을 잡아채 달아난다. 범죄자에게 절도죄가 적용된다. 누구도 피해자에게 묻지 않는다. ‘가방을 안 빼앗기려고 얼마나 저항했나?’한 사람이 성폭행을 당한다. 가해자에게 강간죄가 적용된다. 법원은 피해자에게 묻는다. ‘성폭행을 피하려고 얼마나 저항했나?’절도죄의 법정 형량은 6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이다. 강간죄는 3년 이상 유기징역, 유사강간죄는 2년 이상 유기징역이다. 어느 쪽이 더 중범죄인지는 자명하다. 그런데 절도 사건에선 피해자에게 어떤 증명도 요구하지 않으면서, 심각한 신체적 침해와 정신적 피해를 낳는 성폭력 사건에선 피해자의 증명을 요구하는 게 현실이다.법원은 강간죄 구성요건에 ‘폭행 또는 협박’이 들어 있으니 어쩔 수 없다고 할지 모른다. 하지만 그렇다 해도 범죄 발생 당시 피해자가 처한 상황·맥락을 고려해야 옳다. 가해자가 상사여서 저항이 어려웠을 수도 있고, 겁에 질려 온...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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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 기명 칼럼

2026.06.12
  • [논설위원의 단도직입]“공정한 자본시장 위한 제도 정비, K증시·경제 발전시키는 길”
    [논설위원의 단도직입]“공정한 자본시장 위한 제도 정비, K증시·경제 발전시키는 길”

    한국 자본시장의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공정경제와 기업 지배구조 개혁을 연구하는 ‘경제더하기연구소’의 대표다. 서울대 경제학과에서 학사부터 석박사 학위까지 받았다. 옛 현대그룹, 동원증권, 한국투자증권, 한국투자신탁운용을 거쳐 2015년 카카오뱅크 출범 당시 공동대표를 맡았다. 2020년 총선 때 더불어민주당에 영입돼 국회에 입성했다. 당시 100억원대가 훌쩍 넘는 스톡옵션을 포기해 화제가 됐다. 21대 국회에서 법안을 가장 많이 발의하고 원안 통과가 가장 많았던 의원이다. 자본시장법 개혁에 앞장섰고, 22대 국회에서 이재명 정부 들어 통과된 상법 개정안의 최초 발의자다.한국 주식시장의 성장세가 폭발적이다. 지난해 6월 이재명 정부 출범 당시 2000대 중반이던 코스피 지수는 1년 뒤인 지금 8000대에 올라섰다. 한국 증시는 지금까지 한 번도 밟아 보지 못한 산등성이를 계속 오르고 있다. 인공지능(AI) 열풍으로 막대한 실적을 내고 있는 삼성전자와 SK...

    2026.06.09 20:01

  • [사설]북·중관계 전략적 격상, 이재명 한반도 정책도 재검토 불가피
    [사설]북·중관계 전략적 격상, 이재명 한반도 정책도 재검토 불가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8일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의 전략적 협력을 전면 강화하기로 했다. 북·중이 우호 관계를 넘어 한반도뿐 아니라 동북아에서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은 것이다. 북·중관계의 질적 변화가 초래할 파장에 대응하기 위해 이재명 정부의 한반도 정책을 재검토할 필요성이 커졌다.양국 관영매체 보도를 종합하면, 북·중은 정상회담에서 국가주권·안전·발전이익 수호, 전략 협력 강화, 정치·경제 등 각 분야 교류 확대에 합의했다. 시 주석은 “중·조(중·북)관계가 새로운 역사적 출발점에 섰다”고, 김 위원장은 “조·중관계 발전은 국가의 제1 전략사업”이라고 했다. 7년 전 평양 정상회담에서 ‘협상을 통한 비핵화 문제 해결’ 의지를 밝혔던 시 주석은 이번엔 비핵화란 말을 꺼내지도 않았다. 중국은 북한 핵보유 묵인, 북한은 대만 문제에서 ‘하나의 중국’ 지지를 교환함으로써 전략적 협력을 선택한 모양새다. 양국의 교류 목록에 ‘군대 분야’가 포...

    2026.06.09 18:58

  • [여적] 대통령 환송식 풍경
    [여적] 대통령 환송식 풍경

    대통령의 해외 순방길인 서울공항 활주로는 권력의 기류를 보여주는 곳이다. 이곳에서 펼쳐지는 환송식은 여권 인사들에 대한 대통령의 신뢰와 당·청관계의 밀도를 직관적으로 드러낸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집권 초 해외 순방길에 오르자 조세형 새정치국민회의 총재 권한대행은 “권한은 떠나고 대행만 남았다”고 했다. 당시 김 대통령이 자민련과의 내각제 개헌 이행을 매끄럽게 뒷받침하지 않은 조 대행에게 중요한 권한을 위임하지 않은 데 따른 무력감을 표현한 것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2015년 9월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 순방을 떠날 때 새누리당에선 김무성 대표 대신 원유철 원내대표가 서울공항에 나갔다. 여야 대표가 합의한 국민공천제를 박 전 대통령이 반대하자 김 대표가 ‘공항 보이콧’으로 응수했다고 한다.9일 이재명 대통령의 유럽 순방길에도 ‘공항 의전 정치’의 비정함이 묻어났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참석하지 않은 것을 두고 청와대는 “정국 상황을 고려한 의전 최소화”라고...

    2026.06.09 18:42

  • [사설]정부의 부동산 추가 대책, 세제·공급 균형 맞춰야
    [사설]정부의 부동산 추가 대책, 세제·공급 균형 맞춰야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8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부동산 투기 공화국을 탈피하는 게 이 나라가 살아남는 길”이라며 투기 수요 억제와 빠른 공급을 내용으로 하는 추가 부동산 대책을 예고했다. 이 대통령은 부동산 보유세 인상을 시사하며, 부동산 투자 기대수익률을 낮춰 집값을 안정시키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혔다. 조만간 추가 공급대책도 내놓겠다고 했다. 한동안 주춤하던 서울 아파트 가격 오름세가 최근 다시 확대되고 있는 상황임을 감안하면 세제, 공급을 아우르는 정교한 대책이 필요하다.이 대통령이 부동산 보유세 인상의 필요성을 재확인하면서 다음달 발표될 세제 개편안엔 보유세 개편을 포함한 종합적 방안이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1주택자라도 실거주하지 않는 주택에 적용하는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 개편, ‘똘똘한 한 채’로 불리는 초고가 주택의 보유세 인상 등이 거론된다. 6·3 지방선거에서 여당이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한 배경으로 부동산 문제가 거론되는 가운데 이 대통령...

    2026.06.09 18:38

  • [사설] 국가대표 선수가 왜 시위대에게 검문검색을 당해야 하나
    [사설] 국가대표 선수가 왜 시위대에게 검문검색을 당해야 하나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규탄하는 ‘잠실 개표소 봉쇄 시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여자 핸드볼 주니어 국가대표 선수들이 시위 참가자로부터 소지품 검사를 당하는 일이 발생했다. 선수들은 시위 장소인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내부에 보관된 공인구와 장비를 찾으러 갔다가 어처구니없는 인권침해를 겪었다. 현장에 있던 경찰은 무고한 시민들이 불법적 검문검색을 당하는데도 막지 못했다. 올림픽공원은 치외법권 지역이라도 되는 것인가. 참정권 훼손만 문제고, 타인에 대한 인권침해는 문제가 아니란 건지 그들에게 묻고 싶다.경향신문 등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지난 8일 오전 여자 핸드볼 주니어 대표선수 6명이 핸드볼경기장 앞에 도착했으나 시위대에 가로막혔다. 대표팀은 오는 24일 중국에서 개막하는 세계여자주니어선수권대회(U20)를 앞두고 훈련이 예정돼 있었다. 그러나 경기장이 시위로 봉쇄되자 인근 한국체대에서 훈련하기 위해 이곳에 있는 장비를 가지러 온 것이다. ...

    2026.06.09 18:10

  • [알림]보테로의 ‘부푼 세계’로 초대합니다
    [알림]보테로의 ‘부푼 세계’로 초대합니다

    경향신문이 올해 창간 80주년을 맞이해 다양한 문화 행사를 마련했습니다.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페르난도 보테로 : 형태의 미학’은 창간 80주년 기념 전시로, 회화·드로잉·조각 등 총 112점의 작품을 통해 보테로의 인간 존재에 대한 탐구와 독특한 양감(volume) 세계를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독자들의 변함없는 사랑과 지지로 성장해온 독립언론 경향신문이 작은 보답으로 독자 300명(1인 2장씩) 전시 초대 이벤트를 준비했습니다. 잠시 일상에서 벗어나 문화생활의 여유를 만끽하시기 바랍니다. 응모는 아래 QR코드를 참고해주세요.응모 기간 : 1차 6월8~25일(150명)2차 7월1~25일(150명)응모 방법 : QR코드로 접속 응모전시 기간 : 2026년 8월30일까지(매주 월요일 휴관)※당첨된 분께는 응모하신 연락처로 개별 안내해드립니다.

    2026.06.08 21:21

  • [정동칼럼]‘전략적 안정성’의 렌즈
    [정동칼럼]‘전략적 안정성’의 렌즈

    최근 개최된 미·중 정상회담의 최대 화두는 중국이 제안한 ‘건설적 전략 안정 관계’였다. 역사적으로 ‘전략적 안정성’은 냉전기 미국과 소련, 미국과 러시아 간의 양자적 핵억제 이론, 즉 상호확증파괴(MAD)의 맥락에서 태어난 강대국 전유의 언어다. 위기의 순간에서도 어느 한쪽이 먼저 방아쇠를 당길 구조적 유인을 갖지 않는 상태를 뜻하는 이 고도의 군사안보 개념을 중국은 전면적으로 미·중 양자관계의 중심축으로 끌고 왔다. 그러나 이 합의는 진정한 화해라기보다 ‘안정’이라는 단어의 정의와 규칙을 둘러싼 치열한 담론 경쟁의 시작을 의미한다.전략적 안정성의 첫 번째 본질은 ‘상호 취약성의 인식’에 기반한다. 상대의 선의가 아니라 위협적 유인 구조를 통제하는 이 개념은, 결코 수직적이거나 우열 관계로 성립될 수 없다. 중국이 제안한 ‘건설적 전략 안정’ 역시 미·중 간의 상호 취약성을 인정한 토대 위에서 경쟁을 관리하자는 전략적 요구다. 각국이 이해하는 전략적 안정성은 상대의 공격·방...

    2026.06.08 19:58

  • [세상 읽기]잠실 집회, 첫 시민의 순간
    [세상 읽기]잠실 집회, 첫 시민의 순간

    또 민주진영이 한창 2030 보수화를 탓하던 중이었다. 합리화와 책임 전가가 범벅된 지겨운 세대론 너머로, 그 담론으로 결코 이해되지 않는 당혹스러운 현상이 출현했다. 참정권과 재선거를 외치는 청년들이 불쑥 등장한 것이다. 물론 잠실 집회가 세대론으로 환원될 수는 없다. 청년 전체를 대변하지도, 청년만 참가한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그보다는 뒤죽박죽이다. 합의된 거라곤 재선거 구호, 애국가, 태극기가 전부다. 극우에서 무당파까지 광범위한 시민이 뒤섞인 채 이름도 결속력도 갖지 못한 무정형의 집단이다.집회가 어떤 방향으로 진화할지 예단할 수 없으나, 분명한 건 그들 다수가 양당제가 민의를 대의하는 방식에서 비켜난 이들이라는 점이다. 개혁신당을 향한 싸늘함에서 보듯 양당만을 거부하는 게 아니다. 진영논리에 갇힌 유튜브 채널이나 레거시 미디어 역시 그들이 분노를 모아내는 데 어떤 역할도 하지 못했다. 정치와 미디어가 의사를 조직하고 동원하는 방식으로는 잡히지 않는, 소문과 감정이 ...

    2026.06.08 19:58

  • [시론]선거가 지나간 자리
    [시론]선거가 지나간 자리

    선거가 지나간 자리는 황량하기만 하다. 전쟁의 황폐감과 축제가 끝난 허탈감이 공존하기 때문이다. 표를 준 사람의 당락과 무관하게 유권자들은 지방정부들에 필요한 4년치의 지지를 미리 선불해버렸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는다. 그런 의미에서 선거라는 제도의 놀라움은 누구나 불만족스러움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선거를 치를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 아닌가 생각한다.미국의 정치학자 아담 셰보르스키는 이 점을 더욱 냉정하게 표현했다. 민주주의란 어떤 정당과 후보든 “선거에서 질 수 있는 체제”이며, 선거란 갈등을 제거하는 제도가 아니라 갈등을 평화적으로 관리하는 제도라고 말이다. 민주주의가 위대한 이유는 모두가 만족스럽기 때문이 아니라, 패배한 사람들조차 다음 선거를 기다리게 만들기 때문이다. 오늘의 패자가 내일의 승자가 될 수 있다는 믿음, 그리고 오늘의 승자 역시 언젠가는 심판받을 수 있다는 믿음에 있다.그런 의미에서 이번 선거가 남긴 첫 번째 교훈은 매우 상식적이다. 선거에서 당락을 결...

    2026.06.08 19:55

  • [고규홍의 큰 나무 이야기]개항의 그늘 지켜낸 양버즘나무
    [고규홍의 큰 나무 이야기]개항의 그늘 지켜낸 양버즘나무

    도시의 가로수 가운데 흔하게 마주치는 나무는 양버즘나무다. 플라타너스로 더 많이 불리는 양버즘나무는 그늘을 넓게 펼칠 뿐 아니라 잎 표면의 미세한 솜털이 미세먼지와 매연, 공해 물질을 흡착해 공기를 정화하는 능력도 뛰어나 가로수로는 더없이 좋다.세계 곳곳에서 이 나무를 가로수로 널리 심는 이유다. 기원전 4세기 무렵 그리스에서도 가로수로 플라타너스 종류를 심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올 정도로 도시 풍광에 제격이다.인천 송학동 ‘자유공원’ 언덕의 양버즘나무는 우리나라에 가장 먼저 심은 양버즘나무 가운데 한 그루다. 나무 높이 30.5m, 가슴높이 줄기둘레 4.7m에 이르는 이 나무는 2015년 보호수 지정 당시 국립산림과학원의 감정 결과, 1884년 무렵에 심은 것으로 추정됐다.인천 송학동 양버즘나무가 뿌리내리고 살아온 응봉산 자락은 개항장 제물포의 역사를 간직한 인문학적 공간이다. 1883년 개항 뒤 이곳을 찾은 외국인들은 서해가 내려다보이는 풍광 좋은 언덕에 집...

    2026.06.08 19: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