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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변국 자극하는 다카이치 ‘대만·독도 발언’ 우려한다
    주변국 자극하는 다카이치 ‘대만·독도 발언’ 우려한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거친 언행이 이웃국가들을 자극하고 있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7일 국회에서 중국의 대만 해상 봉쇄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전함을 사용해 무력행사를 수반한다면 ‘존립위기 사태’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존립위기 사태’는 ‘일본의 동맹국 등에 대한 무력 공격이 발생해 일본의 존립이 위협당하는 상황’을 가리킨다. 2015년 개정된 안보관련법에 따라 일본이 직접 공격받지 않더라도 자위대가 집단자위권을 발동할 수 있다는 뜻이다. 현직 일본 총리가 중국과 대만 간의 분쟁에 군사적으로 개입할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 박성재 ‘불법계엄 정당’ 문건 지시, 중대 구속사유다
    박성재 ‘불법계엄 정당’ 문건 지시, 중대 구속사유다

    조은석 내란 특검이 11일 내란중요임무종사 등 혐의로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구속영장을 재청구했다. 특검은 박 전 장관이 12·3 비상계엄의 위헌·위법성을 인식하고도 그 후속 조치를 취하려 한 정황을 그의 구속영장 기각 후 보완수사를 통해 다수 확인했다고 한다. 비상계엄의 위헌·위법성을 몰랐다는 박 전 장관 주장은 새빨간 거짓이라는 것이다.

  • 금리 내려봐야 부동산만 오른다는 한은의 ‘절박한 경고’
    금리 내려봐야 부동산만 오른다는 한은의 ‘절박한 경고’

    기준금리 인하가 경기 부양 효과는 별로 없고 부동산 가격 상승만 일으킨다는 한국은행의 진단이 나왔다. 한은이 금리 0.25%포인트를 인하할 경우 집값은 2년 뒤 애초 예상보다 56% 더 오르고, 국내총생산(GDP)과 투자·소비 증가는 8~10% 낮게 나타난다는 것이다. 한은에 금리 인하를 재촉하기 전에 집값을 먼저 잡아야 한다는 얘기다. 민생은 물론이고 경제성장률 제고를 위해서도 서울 집값 안정은 필수 과제가 됐다.

여적

[여적] ‘AI 커닝’ 비상벨
‘AI 커닝’ 비상벨

대학가에서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부정행위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연세대에선 지난달 15일 대형강의실에서 치러진 ‘자연어처리(NLP)와 챗GPT’ 과목의 중간고사에서 600명 중 50여명이 AI를 활용한 것으로 지목됐다. 고려대에선 1400여명이 수강하는 온라인 교양과목 중간고사에서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통해 집단 커닝 의혹이 일어 시험 결과를 전면 무효 처리했다.‘AI 커닝’의 두 사례는 빙산의 일각일 수 있다. 무엇보다 성적만 잘 받으면 된다고 생각하는 학생들의 윤리 의식이 문제이겠으나, 책임을 학생들에게만 돌릴 일은 아니다. 먼저 수강생 숫자가 ‘상상 초월’이다. 이래서야 교수 한 사람이 과제를 제출받거나 시험을 통해 평가하는 게 가능할지 의문이다. 연세대에서는 수강생 201명 이상 강의가 2020년 75개에서 지난해 104개로 늘었고, 2023년 2학기 기준 34개였던 원격(비대면) 강좌는 올해 2학기엔 321개로 증가했다. 게다가 대학들이 ‘강의의 외주화’로 비용...

칼럼

경향신문 주요 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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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11
  • [이갑수의 일생의 일상]이 계절에 유행가 부르기
    [이갑수의 일생의 일상]이 계절에 유행가 부르기

    산은 생각의 학교이자 고질(痼疾)을 고치는 병원이다. 한편으론 색다른 노래방이기도 하다. 술기운을 다독이며 ‘앗싸’ 기기에 네 자리 숫자를 눌러 유행가 하나 고르듯 호젓한 산길 걷다가 바람, 기온, 기분, 날씨의 네 박자에 맞춰 노래 하나를 호출한다. 어느덧 목덜미가 시큰하고 소매가 긴 옷이 그리운 계절에는 이런 노래다. “낙엽이 우수수 떨어지는 가을의 기나긴 밤 어머니하고 둘이 앉아 옛이야기 들어라.”얼마 전에는 단풍의 유혹에 넘어간 김에 유심초의 노래를 흥얼거렸다. “사랑이란 얼마나 참아야 하는지 나의 사랑 그대여 내 마음 아나요 가슴속을 파고드는 그리움이 눈물 되어 흘러도 내 모습 그대에게 잊혀져도 그대를 사랑하오.”어쩐지 요즘은 졸장부가 되는 느낌이 자주 일더라. 사나이로 시작하는 노래로 못난 위안을 삼기도 한다. 통영 우도 갔다가 멀리 억새와 갈대 사이로 구멍섬을 보았다. 썰물에 확 드러나는 바위 중앙이 내 가슴처럼 뻥 뚫려 있다. 그 풍경에 합세하며 내 ...

    2025.11.06 22:01

  • [사설]장동혁 대표, 5·18 계승하려면 ‘윤 어게인’ 절연하라
    [사설]장동혁 대표, 5·18 계승하려면 ‘윤 어게인’ 절연하라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6일 “5월 정신이 역사의 자부심이 되도록 진심을 다해 호남과 동행하겠다”며 취임 후 처음으로 광주를 찾았다. “5·18민주화운동 정신은 대한민국을 지탱하는 위대한 기둥”이라고도 했다. 보수정당이 위기 때마다 5·18 정신을 말하는 건 더 이상 낯선 풍경이 아니다. 하지만 윤석열 내란을 옹호해온 장 대표가 감히 5월 정신을 입에 올릴 수 있는지 묻게 된다. 장 대표는 첫 광주행을 “진정한 국민통합으로 나아가는 새로운 이정표”라고 했다. 그간 장 대표의 언행을 보면 후안무치하기 그지없다. 헌법과 민주주의를 짓밟은 군사쿠데타에 맞선 시민 항쟁이 5·18이다. 그 역사 앞에서 국민통합을 말하려면 12·3 내란에 대한 통렬한 사죄부터 해야 마땅하다. 그러나 장 대표는 윤석열을 ‘눈물 면회’한 뒤 “좌파정권으로 무너지는 자유대한민국을 살리자”고 선동했고, 장외 집회에서 “이재명 정권을 끝내자”며 대선 불복·내란 비호 의지를 꺾지 않았다. 지난 3월엔...

    2025.11.06 18:42

  • [여적] 유치원 아닌 ‘영어유치원’
    [여적] 유치원 아닌 ‘영어유치원’

    유아 대상 영어 사교육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교육당국이 단골로 내놓는 정책이 있다. ‘영어유치원’ 사용 금지령이다. 유아 영어학원이 유치원 명칭을 사용하면 과태료를 부과하고 시설 폐쇄까지 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교육부는 유아교육 정보가 유통되는 온라인 카페와 언론 등에도 영어유치원이라는 표현이 나오면 정정하라고 으름장을 놓는다. 유치원은 공교육 기관이다. 유아교육법에 따르면 학교가 아닌 기관에 유치원 명칭을 사용할 수 없다. 영어유치원이라는 단어는 사교육인 영어학원이 공교육처럼 오인될 소지가 다분하다. 서울 대치동 입시학원 이름에 중학교나 고등학교를 붙이면 어떻게 되겠는가. 언어는 의사소통 수단이지만 인간의 사고와 현실 인식을 형성하는 도구이기도 하다. 그러나 영어유치원은 이미 유아 대상 영어학원을 지칭하는 보통명사로 굳어졌다. 언중(言衆)에게는 유아 영어학원이라는 정부 공식 명칭이 오히려 어색하고 번거롭다. 지난 9월 교육부는 전국의 유아...

    2025.11.06 18:15

  • [사설]이진관 판사의 호된 추궁과 쾌도난마, ‘내란 재판’은 이래야
    [사설]이진관 판사의 호된 추궁과 쾌도난마, ‘내란 재판’은 이래야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12·3 내란 방조 및 내란중요임무 종사 혐의 사건 재판장인 이진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 부장판사가 증인으로 출석하지 않은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과태료 500만원을 부과하고 구인영장을 발부하겠다고 했다. 윤석열의 비상계엄 선포를 막지 못해놓고 “저도 피해자”라고 변명하는 전직 국무위원에게는 “그렇게 말하는 게 적절하냐”고 추궁했다. 모름지기 내란 재판은 이렇게 엄중해야 한다는 걸 보여주기에 부족함이 없다. 이 전 장관은 지난 5일 열린 한 전 총리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하지 않았다. 소환 통보를 늦게 받았고, 자신이 기소된 사건의 증거조사가 예정돼 있다는 이유를 들었다. 그러나 이 부장판사는 “정당한 사유가 되지 못한다”며 “불출석 과태료 500만원을 부과하고 구인영장을 발부하겠다”고 했다. 증인이 출석하지 않을 경우 적당히 넘어가지 않겠다는 것이다.이날 재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박상우 전 국토교통부 장관은 비상계엄 선포 ...

    2025.11.06 18:10

  • [사설] 50%대 온실가스 감축목표, ‘기후 대응’ 의지 박약하다
    [사설] 50%대 온실가스 감축목표, ‘기후 대응’ 의지 박약하다

    정부가 6일 2035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를 2018년 대비 최소 50~53%에서 최대 60%로 제시했다. 목표를 단일 수치로 특정하지 않고 범위로 제시한 것인데 시민사회(65%)와 산업계(48%) 의견차를 절충한 일종의 고육책일 것이다. 하지만 온실가스가 온난화를 부추겨 다시 온실가스 농도 폭증을 불러오는 심각한 현실을 감안하면, 정부의 감축 목표나 제시 방식이 타당한지 의문이다. 시민사회의 ‘기후위기 대응 의지가 박약하다’는 질타도 무리가 아니다. 정부는 절박한 위기의식으로 주요국의 책임에 걸맞은 탄소 감축 목표를 세우고 실천해야 한다.기후에너지환경부는 이날 국회에서 종합공청회를 열고 50~60%(1안), 53~60%(2안)의 두 가지 NDC 안을 제시했다. 기후부는 “하한선인 50·53% 감축은 현실적 실현 가능성에 무게를 둔 목표치, 60% 감축은 ‘도전적’ 목표치”라고 했다. 정부 스스로도 현재 국내 온실가스 감축 속도나 준비를 감안하면 하한선이...

    2025.11.06 18:06

  • 멈춤 없는 사유, 페미니즘의 ‘쓸모’ [플랫]
    멈춤 없는 사유, 페미니즘의 ‘쓸모’ [플랫]

    경기 용인시 최초의 독립서점인 ‘책방 우주소년’을 방문했다. 이 서점은 용인시 동천동 주민들의 마을 만들기 중심 공간으로, 여러모로 감탄할 만한 훌륭한 공간이었다.그러나 나의 감동은 같이 간 지인이 “왜 하필 ‘소년’이냐, ‘우주소녀’는 없나?”라고 지적하면서 작은 논쟁으로 이어졌다. 나는 페미니즘이 ‘소년’을 ‘소녀’로 대체하는 사유가 아니라고 말했다. 물론 남성 명사가 인간을 대표하는 것은 문제다. 그러나 내가 생각하는 페미니즘은 여성의 언어를 포함해 모든 명명(命名)은 누군가/무엇인가를 배제하는 현실에 대한 문제 제기다.그즈음 지역 문예지로부터 원고 청탁을 받았는데, 다음과 같은 내용이 인상적이었다. “최근 대학의 강의실에서는 ‘페미니즘’이나 ‘젠더’라는 기표 자체가 마치 ‘얼음땡’ 놀이의 ‘얼음!’ 같은 단어로 작동하는 듯 보입니다. 앞선 단어들이 발화되는 순간 모든 학생이 눈만 크게 뜬 채로 굳어버리는 광경을 여러 번 목격한 바 있는데요...

    2025.11.06 10:38

  • [문화와 삶]붙드는 이야기
    [문화와 삶]붙드는 이야기

    최근 한 출판사의 문학상 심사에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다. 응모된 단편소설이 1000편이 넘었다. 대상작 1편과 가작 4편 등 총 5편을 뽑았기 때문에 경쟁률 또한 높았다. 나를 포함해 4명의 작가로 꾸려진 심사위원단은 쉼 없이 소설을 읽어야 했다. 심사위원마다 기준이 다르겠지만 나는 소설적 완성도를 갖추었는지, 문제의식에 새로움이 있는지, 기성 작가의 스타일을 따라 하지 않고 개성적인 목소리로 서술하는지 등을 기준으로 삼아 투고작을 읽었다. 사실상 대부분의 응모작은 초반 한두 장만 읽어도 본심에 올릴 만한 작품인지 판단할 수 있었다. 끝까지 다 읽는다고 해도 그 결정이 바뀌지 않으리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런데도 읽기를 멈출 수가 없었다. 한때는 나도 투고자였으므로 그 절실한 마음을 안다거나 하는 단순한 이유가 아니었다. 그저 누군가의 이야기에 붙들려 있었다.효율적으로 심사할 수 있으리라고 기대했는데 그럴 수가 없었다. 본심에 올릴 작품을 고르는 데는 큰 어려움이 ...

    2025.11.05 22:31

  • [정동칼럼]사람이 깃발이다
    [정동칼럼]사람이 깃발이다

    한·미 관세협상이 타결됐다. 한국 정부는 “국익 지키고, 글로벌 경쟁력 높였다”고 홍보했다. 불확실성이 해소됐고 투자가 확대될 기회라고, 재계는 환영과 감사 일색이다. 평가는 대체로 우호적이나 부정적 평가도 있다. 애초에 내줄 이유 없는 돈을 빼앗겼으니 잘해도 ‘선방’했다는 평가를 넘어서기 어렵다.관세협상만 놓고 평가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우리는 불확실성이 또 다른 불확실성으로 전이되는 시기를 지나는 중이기 때문이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는 가장 가까운 분기점이다. 미국의 헤게모니 아래 진전된 신자유주의는 더 이상 작동하기 어려워졌다. 이후의 시간은 미국이 헤게모니를 재구축하기 위한 도전의 시간이기도 했다.세계시장으로 중국을 끌어들인 미국은 자신의 패권을 위협하는 가장 큰 위험으로 중국을 지목했다. 견제와 적대가 본격화되면서 동아시아가 격전장이 됐다. 코로나 팬데믹,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세계 경제의 불안정성을 가시화했다. 원재료부터 완제품까지 거대한 국제 분...

    2025.11.05 22:30

  • [임의진의 시골편지]가을이 오면
    [임의진의 시골편지]가을이 오면

    이문세 형님의 노래 ‘가을이 오면’ 1소절, 그러니까 “가을이 오면 눈부신 아침 햇살에 비친 그대의 미소가 아름다워요. 눈을 감으면 싱그런 바람 가득한 그대의 맑은 숨결이 향기로와요. 길을 걸으면 불러보던 그 옛 노래는 아직도 내 마음을 설레게 하네…”까지 불렀는데 가을이 가고 있어. 아쉬워 어쩌냐~ 가는 임을 붙잡을 길이 없네. 자주 먼저 떠나보내면 이골이 나기도 한다는데…아들 셋을 군대에 보낸 아버지 얘길 안다. 첫째는 군대 입영소까지 따라가서 펑펑 울고, 둘째는 버스 타는 데까지 따라가서 손을 흔들어 주는데, 막내가 군대 갈 땐 딱 한마디 했다지. “춥다. 문 닫고 가그라.”푸르던 잎사귀덩만 금세 단풍이 들었네. 꼭대기 여문 홍시를 새들이 쪽쪽 빨아먹고 있다. 단풍 지듯 늦은 나이임에도 공부를 하나 하고 있는데, 딱 한 달만 다니면 끝이야. 그 일로도 기차를 타고 서울을 죽~하니 다녔어. 가끔 어린 대학생들을 만나 배움을 나눴다. 대학원장님 말씀에 따르면 한 ...

    2025.11.05 22:28

  • [오관철 칼럼]‘배반의 증시’ 오명을 벗으려면
    [오관철 칼럼]‘배반의 증시’ 오명을 벗으려면

    ‘미쳤다’는 표현이 어색하지 않을 만큼 가파르게 오르던 주가가 5일 급락했다. 우상향 추세가 꺾였다고 보기에는 이르지만 정부·여당은 물론 투자 주체들이 호흡을 가다듬을 시점임은 분명해 보인다.안전자산과 위험자산이 동시에 오르는 ‘에브리싱 랠리’의 일차적 요인은 넘치는 유동성이다. 미국에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금융규제 완화, 확장적 재정으로 증시를 부양하고 있으며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에 기준금리 인하를 거세게 압박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10월부터 지난 5월까지 네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1.0%포인트 내렸다. 두번째 요인은 AI발 투자 열기다. AI와 관련 있는 빅테크 기업들의 주가는 그간 고공행진을 지속했다. 엔비디아 시가총액은 세계 경제규모 3위인 독일의 국내총생산(GDP)과 맞먹을 정도로 커졌다. 국내에서도 반도체 슈퍼 사이클(장기호황국면) 기대감으로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다음은 정부와 여당의 강력한 자본시장 선진화 의지다. 이사의 충실 ...

    2025.11.05 2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