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원 법사위원회가 한국 정부의 ‘쿠팡 차별’ 조사를 명분으로 해롤드 로저스 쿠팡 한국법인 임시 대표에게 소환장을 발부했다. 지난 6년간 쿠팡과 대통령실·정부·국회 사이에 오간 통신기록 원본 제출도 요구했다. 비공개 ‘증언 녹취’(deposition)라곤 하지만 한국 국내법에 따라 수사 중인 기업을 불러 엄호성 청문을 하겠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한국의 주권적 사법 질서에 압력을 가하려는 내정간섭 의도가 아니고선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미국 하원 법사위원회가 한국 정부의 ‘쿠팡 차별’ 조사를 명분으로 해롤드 로저스 쿠팡 한국법인 임시 대표에게 소환장을 발부했다. 지난 6년간 쿠팡과 대통령실·정부·국회 사이에 오간 통신기록 원본 제출도 요구했다. 비공개 ‘증언 녹취’(deposition)라곤 하지만 한국 국내법에 따라 수사 중인 기업을 불러 엄호성 청문을 하겠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한국의 주권적 사법 질서에 압력을 가하려는 내정간섭 의도가 아니고선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 아들이 대장동 민간사업자들로부터 받은 50억원이 뇌물이 아니라고 법원이 판단했다. 법원은 함께 기소된 곽 전 의원에게 대한 공소를 기각했다. 국민적 상식으로는 납득하기 어려운 판결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3부(재판장 오세용)는 6일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곽 전 의원에 대한 공소를 기각하고, 뇌물 등 혐의로 함께 재판을 받은 곽 전 의원의 아들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아들과 곽 전 의원 사이에 “명시적·암묵적 공모관계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곽 전 의원의 혐의에 대해선 “검사는 피고인들의 선행 사건 2심 절차를 거치는 대신 별도의 공소 제기를 통해 1심 판단을 사실상 두 번 받아 결과를 뒤집으려는 의도로 자의적으로 공소권을 행사했다”며 “공소권 남용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대형마트의 심야 영업과 온라인 주문·배송을 제한하는 ‘새벽배송 금지’ 규제를 완화하는 입법이 추진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청와대는 지난 4일 현행 유통산업발전법을 개정해 ‘대규모 점포 등에 대한 영업시간의 제한’ 조항에 예외 단서를 추가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한다. 이렇게 입법되면 대형마트도 새벽배송 서비스 등을 할 수 있게 된다. 전통시장을 살린다는 명분으로 마련한 규제가 쿠팡 등 온라인 플랫폼 배만 불렸다고 보고, 보완책을 찾는 것이다.
[여적] 고삐 풀린 핵 경쟁 2차 세계대전에서 처음 등장한 핵무기는 인류에 절멸의 공포감을 안기는 한편, 이 ‘절대반지’를 손에 넣기 위한 경쟁을 유발했다. 미국에 이어 소련이 핵실험에 성공했고 1960년대까지 영국·프랑스·중국이 핵보유국이 됐다. 1962년 10월 쿠바 미사일 위기로 핵전쟁 위협이 최고조에 달하자 인류는 핵무기 통제로 방향을 선회했다. 1972년 5월 미국의 닉슨 대통령과 소련의 브레즈네프 공산당 서기장이 모스크바에서 전략무기제한협정(SALT)에 서명했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의 보유 수를 명시하고, 그걸 넘지 않도록 하자는 약속이었다.1980년대는 핵동결을 넘어 ‘핵군축’으로 나아갔다. 1987년 12월 미·소 간 중거리핵전력조약(INF)이 체결돼 사거리 500~5500㎞ 지상발사 탄도·순항 미사일 2692기가 1991년까지 폐기됐다. 1991년 7월에는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이 체결돼 핵투발 수단과 핵탄두의 상한...
김학균의 쓰고 달콤한 경제
‘비용’의 귀환이 던지는 경고
에디터의 창
새벽배송을 시켰더니 악마가 왔다
고병권의 묵묵
은하수는 있다
정동칼럼
망가진 인권위, 무너진 독립성
세상 읽기
‘사이코’가 되지 않는 법
녹색세상
‘흑백요리사’를 보며
‘뉴스의 사막’은 지역사회에서 신뢰할 수 있는 지역 뉴스가 메마르는 현상이다. 지방의회는 지역 국회의원이나 지역(당협)위원장이 공천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휘두르다보니 정파적 대립의 공간이 되기 일쑤다. 최근 불거진 지방선거 후보자 공천헌금, 구의회 부의장 법인카드 유용 등의 의혹은 지역정치가 얼마나 예속되어 있는가를 극명하게 보여주었다. 선거라는 절차를 통해 단체장과 의원이 선출되지만 잡음이 잦고 비리로 당선무효가 되는 사례도 많다. 형식적으로는 민주적이지만 정작 숙의민주주의와는 거리가 멀다. 지역의 모든 중요 문제가 공론화되고 수렴되기는 어렵겠지만 의제화하는 체계는 민주주의가 작동되기 위한 최소한의 기반이다.정작 지역 현안을 다루며 공론장의 구심적 역할을 할 지역언론은 근근이 명줄을 유지하기조차 버겁다. 광고홍보 예산과 지역행사 사업에 대한 결정권을 가진 지방자치단체장은 권력이자 곧 돈줄이다. 그러니 비판과 견제는 위축되고 단체장이나 시정 홍보기사들은 넘친다. 언론이 지자체의...
2026.02.01 19:48
정부가 일자리 정책의 축을 ‘고용 증진’에서 ‘창업 지원’으로 전환한다. 성공 가능성 있는 스타트업만 지원하는 게 아니라 아이디어 상태부터 정부 지원이 시작된다. 정부의 이런 시도들이 창업 활성화의 마중물이 되길 기대한다.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열린 국가창업시대 전략회의에서 “전통적인 방식의 평범한 좋은 일자리 창출에는 한계가 있다”며 “창업사회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좋은 일자리가 전체 일자리 중 10~20% 정도밖에 안 된다”며 대기업·수도권·경력자에 집중되는 ‘K자형 성장’ 구조 개선을 위해 창업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도 했다. 정부는 아이디어만 있으면 창업에 도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모두의 창업 프로젝트’ 정책도 발표했다. 기술 분야 등 창업 인재 총 5000명을 선발해 200만원씩 지원하고, 오디션을 통과한 100명에게는 최대 1억원, 최종 우승자에겐 10억원의 지원금을 준다는 것이다.일자리는 생계유지뿐 아니라 자아실현...
2026.02.01 19:10
아뿔싸, 주식이 또 올랐다. 코스피지수가 지난달 30일 장중 5300선을 넘어섰다. 금값은 왜 이러는 건가. 국내에서 금 한 돈(3.75g)을 사려면 100만원(30일 기준) 넘게 줘야 한다. 국제 금값은 온스당 5500달러를 돌파하기도 했다. 2024년 1월 2000달러 남짓했던 금값이 2년 새 약 2.5배로 뛰었다.차라리 보고 듣지 말 것을, 진작 ‘살 걸’ 후회가 밀려온다. 이러다 나만 빼고 다 돈을 벌 것 같다. 온 나라가 떠들썩한데 홀로 외딴섬에 낙오된 느낌이다. ‘포모(FOMO·Fear Of Missing Out) 증후군’이다. 자기만 뒤처져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는 듯한 불안함을 느끼는 증상을 가리킨다. ‘포모’는 미국 기업가 패트릭 맥기니스가 ‘매진 임박’ ‘한정 판매’처럼 소비자의 조바심을 이용한 마케팅 용어로 소개하며 알려졌다. 소셜미디어 확산과 더불어 이 증상을 사회병리 현상으로 주목하면서 증후군이란 말이 붙었다. 2013년엔 옥스퍼드 신조어 사...
2026.02.01 18:30
국가보훈부가 1일 백범 김구 선생 등 독립지사들의 유해가 모셔진 효창공원을 ‘국립효창독립공원’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20일 국무회의에서 관리 문제를 지적하면서 전환 검토를 지시한 데 이은 것이다. 보훈부는 공론화를 거쳐 올해 안에 기본계획을 수립할 방침이라고 한다. 한국 독립운동을 대표했던 위인들을 모신 공간임에도 여러 이유로 그간 방치되다시피 해온 점을 생각하면 늦었지만 환영할 일이다.효창공원에는 백범과 이봉창·윤봉길·백정기 등 ‘삼의사’, 이동녕·차이석·조성환 선생 등 대한민국 임시정부 요인의 묘역이 마련돼 있다. 안중근 의사의 가묘도 조성됐다. 국립현충원보다 앞서 순국선열 유해를 모신 ‘1호 국립묘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백범은 삼의사 묘역을 조성하면서 석축에 ‘유방백세(流芳百世·꽃다운 이름이 후세에 길이 전함)’를 새겨 넣었다. 일제강점기 조국 독립에 헌신한 수많은...
2026.02.01 18:29
서울고법이 지난달 30일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 전 법원행정처장의 재판개입(직권남용) 일부 혐의를 유죄로 판단해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각각 선고했다. 1심 법원은 ‘직권 없으면 직권남용도 없다’며 모든 혐의에 무죄를 선고했으나 항소심 재판부가 일부를 뒤집은 것이다. 헌정사상 전직 대법원장이 형사재판에서 유죄를 받은 첫 사례다. 형식논리보다 재판 독립을 침해할 실질적 가능성을 따진 상식적인 판결이라고 본다.서울남부지법 민사재판부는 2015년 사학연금법에 대해 한정위헌 결정을 구하는 위헌심판을 헌법재판소에 제청했다. 이에 양 전 대법원장은 이규진 전 대법원 양형위원회 상임위원을 통해 한정위헌을 구하는 위헌심판 제청을 취소하고 단순 위헌 여부를 따지는 위헌심판 제청을 해달라고 재판부에 압력을 행사한 혐의를 받는다. 한정위헌은 법 조항은 위헌이 아니지만 특정한 해석·적용은 위헌이라는 것으로, 대법원은 ‘헌재의 한정위헌 결정이 법원의 법 해석 권한을 침해한...
2026.02.01 18:10
충남과 대전, 전남과 광주, 대구와 경북의 행정통합을 위한 특별법안이 30일 각각 발의됐다. 특별법이 다음달 말까지 국회를 통과하면 6·3 지방선거에서 통합시장을 선출한 뒤 7월1일 출범하게 된다. 이들 법안은 지방분권, 성장축 육성, 재정자립 등을 명분으로 과도한 특례를 요구하는 내용도 담겼다. 국회가 행정통합 속도를 올리는 것과 별개로 꼼꼼히 논의해야 한다.민주당은 이날 국회에 ‘충남대전통합특별시 설치 및 경제과학국방중심도시 조성 특별법안’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설치 특별법안’을 당론으로 제출했다. 국민의힘 대구·경북 의원들도 ‘대구경북특별시 설치 및 한반도 신경제 중심축 조성을 위한 특별법안’을 발의했다. 정부가 행정통합 지역에 대해 4년간 연간 5조원씩 20조원 지원과 공공기관 이전 우선 배려 등 파격적 지원 계획을 내놓자, 지역별 행정통합 특별법 발의가 이어지며 국회 논의 단계에 들어선 것이다.지역별 특별법안은 정부의 전폭적 지원 요구를 포함하고 있다. 전남광주 특별...
2026.01.30 17:00
한국전력공사 자회사인 한전KPS가 발전소 설비 정비 업무를 맡은 재하청노동자 660여명을 직접 고용하기로 했다. 지난해 6월 태안화력발전 하청노동자 김충현씨가 숨진 사고를 계기로 꾸려진 민관 합동기구 ‘발전산업 고용·안전 협의체’에서 논의 끝에 합의에 이르렀다. 늦긴 했지만, 반가운 조치다.발전 설비 정비 업무를 맡은 노동자들은 발전사 → 한전KPS → 2차 하청업체로 이어지는 복잡한 고용 구조에 놓여 있다. 끼임 사고로 숨진 김충현씨도 서부발전의 하청을 받은 한전KPS가 재하청을 준 업체 소속이었다. 이런 구조에선 관리 책임이 불분명해지고 안전 점검도 형식적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아, 그로 인한 ‘위험의 외주화’가 산재 사고를 유발한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2018년 태안화력 하청노동자 김용균씨 죽음 이후에도 특별조사위원회에서 정부에 이들의 직접고용을 권고했지만, 약속은 이행되지 않았다. 그 사이 같은 현장에서 김충현씨가 또 목숨을 잃었다. 반복되는 죽음...
2026.01.30 16:13
작년 이맘때만 해도 상상 못했던 코스피 5000이 실현됐다. 그 덕에 자산이 크게 불어서 희희낙락인 사람들이 제법 될 것 같다. 개인 자산은 아니지만, 덕분에 국민연금 기금이 크게 늘었다는 것 역시 재정학자로서 국민으로서 무척이나 기쁘다.지난 한 해의 국민연금 기금운용 수익률은 20%에 달해서 역대 최고를 달성했다. 그 결과 기금 적립금은 1년 전보다 250조원 이상 불어나 1500조원이 되었다. 20%의 수익률은 통상 국민연금과 비교되는 다른 나라의 공적연금 기금, 이를테면 일본, 노르웨이, 캐나다 등과 비교해도 단연 1등이다. 국민연금 기금은 국내외 주식(해외 37%, 국내 15%)에 절반 이상을 투자하며, 나머지는 국내외 채권과 대체투자 등에 배분된다. 나머지의 수익률은 저조했지만, 해외주식 성과는 양호했으며 무엇보다 국내주식 투자가 대박 난 덕에 역대 최고 수익률을 달성했다.국민연금기금의 높은 수익률 덕분에 기금고갈 시점이 상당히 늦춰졌다. 원래는 2060년...
2026.01.29 20:12
그는 물감 대신 파마지를 씁니다. 미용실을 운영하던 어머니 곁에서 자라며 매일 만지던 그 얇고 투명한 종이입니다. 오랫동안 패션계에 몸담았던 친구가 그 질감에 매료된 듯 이렇게 말하더군요. “세상에, 파마지가 이렇게 우아할 수 있다고? 넌 그 깁스 풀면 여기부터 와야 해.”언제나 타이틀은 그럴듯했지요. 패션지 에디터에서 로컬 크리에이터 겸 아트스테이 대표라고 명함의 타이틀이 바뀌었지만 사실상 나는 ‘나 스스로를 갈아 넣어 하루를 짓는 노동자’에 가깝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니 안 갈 수가 없지요. 미용실 노동자들이 매일 쓰고 버리는 그 ‘노동의 흔적(파마지)’을 주워 모아, 세상에서 가장 우아한 추상화를 만들었다는데.그래서 기차를 타고 가서 봤습니다. 가서 보니, ‘보잘것없는 것들이 만드는 장엄함’에 먼저 가슴이 벅차더군요. 이제 막 깁스를 푼 다리로 내 발밑에 깔린 마크 브레드퍼드의 초대형 설치 작품 ‘떠오르다’ 위를 조심스럽게 걷는 기분이라니. 걸으면서 짐작해 보...
2026.01.29 20:09
청소년기의 나는 참 못나고 못됐었다. 빨갱이의 딸이라서 어떤 공직에도 오를 수 없다는 걸 알게 된 뒤로, 공직을 꿈꾼 적도 없는 주제에 세상이 나를 버리기 전에 내가 먼저 세상을 버리겠노라, 오만방자가 하늘을 찔렀다. 학생에게 세상이 원하는 게 무엇이겠는가? 하나에서 열까지 공부였으므로 나는 당연히 공부를 손에서 놓았다. 대학에도 가지 않겠노라 스스로 선언했다. 누구나 입시 공부에 혈안이 되어 있던 고3 시절, 내 가방에는 교과서 한 권 들어 있지 않았다. 대신 소설책만 가득했다. 수업 시간이고 쉬는 시간이고 소설책만 파다가 간혹 고개를 들면 조용한 교실에는 글씨 쓰는 소리만 고요히 울려 퍼지고 있었다.시험을 보고 들어가는 동부 6군의 명문이었던 터라 우리 학교 아이들은 대부분 성실한 모범생이었다. 대학에 가지 않겠다 대놓고 작정한 사람은 몇 되지 않았다. 복순이도 그중 하나였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복순이는 가지 않는 게 아니라 갈 수 없는 거였다. 복순이는 어떤 사연인지...
2026.01.29 2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