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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용민의 그림마당 [김용민의 그림마당] 2025년 3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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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녹색세상]‘산천어 축제 윤리’ 다시 묻는다
    녹색세상

    ‘산천어 축제 윤리’ 다시 묻는다

    “윤리를 말할 조건이 비판받는 이들의 희생에 기대 있다면 지역을 비판하고 재단할 권력이 어디서 나왔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끝맺음한 글을 봤다. ‘산천어 축제의 윤리를 묻는 당신에게’라는 제목으로 화천 산천어 축제를 지방의 관점에서 풀어낸 글이다. 문화와 지식까지 수도권이 독점한 이 공화국에서 자연을 이용하는 방식의 즐길거리가 아니라면 이 겨울의 보릿고개를 지방은 어떻게 넘어야 하느냐는 필자의 호통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하지만 축제가 계속되는 한 우린 산천어 축제의 윤리를 물어야 한다. 생존 논리가 윤리적 면죄부가 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칸트의 윤리학은 도덕의 기본을 무조건적 의무라 규정한다. 물론 칸트는 이성을 지닌 인격체만을 존중의 대상으로 삼았다고 읽힐 수도 있다. 하지만 칸트 윤리학의 중요한 단서는 인간이 동물에 대한 직접적 의무는 없지만, 간접적 의무는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칸트적 해석으로 ‘동물을 괴롭히거나 학대해 고통을 주어서는 안 된다’라는 도덕적 의무...
  •  [고영의 문헌 속 ‘밥상’]바다와 제철
    고영의 문헌 속 ‘밥상’

    바다와 제철

    한식 연구의 선구자 방신영(1890~1977)은 어회와 어채로 대표되는 조선식 회 조리법을 설명하며 “절기에 따라 있는 생선들로 하느니”라든지 “절기를 따라 하느니” 하는 말씀을 남겼다. 방신영의 시대에는 웅어·병어·도미·민어·숭어·가오리·상어·조개 등이 회 상차림과 수산물을 쓴 일품요리에 요긴했다. 냉장과 냉동 시설이 미미하던 시절이었다.이보다 앞선 시기에는 어땠을까? 18세기에 편찬된 <증보산림경제>를 펼치면 이렇다. 숭어는 음력 8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즐길 만하다. 다른 때는 맛이 없단다. 농어는 봄가을에 먹으란다. 여름에는 기름이 너무 올라 별로란다. 홍어는 진달래 필 때 먹을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끓는 물 부어 홍어 표면의 점액질을 제거한다든지 살을 떠 된장물에 데쳐 먹는 방법을 소개했다. 대구는 겨울에 잡아 말린 반건조 대구를 제맛으로 쳤다. 또는 음력 3월 조기, 4월 도다리나 넙치, 5월 준치, 6월의 송어·연어알·전복, 7월 숭어, 8월 민어...
  •  [김해자의 작은 이야기]초인(超人)과 비인(非人)
    김해자의 작은 이야기

    초인(超人)과 비인(非人)

    주저앉는다말뚝에 매인 염소처럼 도망치지 않는 돌계단은주저앉기에 좋지무엇을 잃어버릴 때마다염소의 등짝 같은 돌계단에 앉아 생각한다내려가는 중인지 올라가는 중인지귀를 세워 듣는다저 높은 곳에서 굴러 내려오는 불안한 숨소리저 낮은 곳에서 걸어 올라오는 고단한 발소리그사이돌계단은 천천히 식어가고곧어떤 결심이 근육을 팽팽하게 한다돌계단이 구부리고 있던 무릎을 펴고 일어서면나는 그 엉덩이를 때리며 말한다가자고까마득한 계단 저 높은 곳으로 아니면 저 낮은 곳으로나를 태우고 가라고결심을 경멸하면서돌계단의 목덜미를 붙잡은 두 손은 놓지도 못하면서- 시, ‘염소 계단’, 유병록 시집 <아무 다짐도 하지 않기로 해요>대한민국 시민으로 산다는 것은 염소 같은 인내심을 필요로 한다. 늘 상상을 뛰어넘는 몰상식과 무례함과 불공정을 일삼는 비인들에 맞서는 데에는 초인의 극기가 필...
  •  [사유와 성찰]봇도랑에 물이 차면
    사유와 성찰

    봇도랑에 물이 차면

    어둡고 으스스하다. 춘분 절기에 접어들었지만 냉기가 이 땅을 가득 채우고 있다. 지난해 12월 이후 습관적으로 뉴스에 눈길이 간다. 뭔가 새로운 소식이 있지 않을까 여기저기 기웃거린다. 탄식과 울분에 찬 언어가 난무한다. 진영을 막론하고 희망 섞인 예측을 쏟아내지만 어느 것도 확실한 것은 없다. 날 선 감정들이 부딪치며 내는 굉음에 귀가 먹먹하다. 광장을 지날 때마다 나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들려오는 날 선 언어에 저절로 낯이 찌푸려진다. 증오와 선동, 냉소와 저주의 언어를 들을 때마다 채찍에 맞은 듯 가슴이 아리다.혼돈과 공허와 흑암이 이 땅을 가득 채우고 있다. 심연이 입을 벌려 우리를 삼키려 한다. 그 심연의 이름은 적대감과 분열이다. 아름다움, 사랑, 자유, 진리, 가족 등 우리를 하나로 묶어주는 끈들이 풀어지고 있다. 유대인들은 신이 세상을 창조할 때 극복된 혼돈이 언제든 돌아올 수 있다고 생각했다. 언제든 돌아올 수 있는 혼돈은 공포감을 자아낸다. “역사의 호는 길지...
  •  [김태일의 좋은 정부 만들기]거위 깃털은 어떻게 뽑는 게 좋을까
    김태일의 좋은 정부 만들기

    거위 깃털은 어떻게 뽑는 게 좋을까

    ‘바람직한 조세 원칙은 거위가 비명을 덜 지르게 하면서 가능한 한 많은 깃털을 뽑는 것.’ 프랑스 루이 14세 시절 재무장관인 콜베르의 말이다. 박근혜 정부 때 경제수석이 세제 개편안을 설명하면서 인용했다가 대차게 비판받으면서 유명해진 말이기도 하다. 꽥꽥거리며 몸부림치는 거위의 생깃털 뽑는 장면이 연상되는 탓에 언짢게 들리지만, 전하고자 하는 뜻이 무엇인지는 알겠고, 거기에는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측면이 있다. 요컨대 세금은 국민에게 부담이 된다는 것, 그러니 가급적 국민이 부담을 덜 느끼는 쪽으로, 그리고 너무 요란하지 않게 걷는 게 좋다는 뜻이겠다.오래된 얘기를 새삼 꺼내는 까닭은 소득세 개편 논란 때문이다. 최근 논의되는 소득세 개편안의 핵심은 물가 수준을 반영해 과표구간과 공제액을 높인다는 것이다. 현행 세율은 1400만원까지 6%, 5000만원까지 15%, 8800만원까지 24%, 1억5000만원까지 35%처럼 소득이 많으면 세율도 높아지는 누진체계다...
  •  [루페로 보는 시선]작센하우젠의 실험대
    루페로 보는 시선

    작센하우젠의 실험대

    공무원 역사 시험 ‘일타강사’가 눈물을 흘리며 연단에 서서 탄핵 반대를 외치는 뉴스를 보다가 머릿속에 떠오른 문장들이 있었다. “어떤 교사도 역사 교육의 목적이 학생들이 알고 싶어 하지 않는 특정한 날짜와 사실들을 암기시키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깨닫지 못한다. … 역사를 공부한다는 것은 우리에게 역사적 사건으로 보이는 그 결과들의 원인이 되는 힘들을 찾고 발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문장의 출처는 <나의 투쟁(Mein Kampf)>. 저자는 나치당의 당수, 아돌프 히틀러다.제1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군에 입대한 히틀러는 연설능력을 인정받아 독일 공산당에 입당한 후, 극우 민족주의 세력과 결합해 정권 탈취를 시도했다. ‘뮌헨 폭동’이라고 불린 쿠데타로 체포된 히틀러는 재판에 넘겨져 반역죄로 유죄를 선고받았지만, 민족주의 성향 판사들의 호의적 반응 때문에 징역 5년이라는 가벼운 형벌을 받았고, 9개월 만에 조기 석방됐다. 수감 기간 동안 그는 <나...
  •  [사설]이재명 “몸조심”·안철수 “죽은듯이”, 탄핵정국 말 절제해야
    사설

    이재명 “몸조심”·안철수 “죽은듯이”, 탄핵정국 말 절제해야

    민주주의는 설득으로 유지되고, 설득은 말을 통해 이뤄진다. 시민들의 다양한 가치를 조정해야 할 정치에서 말의 힘은 특히 중요하다. 정치인의 말이 거칠어지면 적대·증오가 깊어지고, 민주주의도 위험해진다. 대통령 윤석열의 탄핵심판을 앞두고 극한 대립과 갈등을 겪고 있는 나라에서 정치 지도자들의 부적절하고 자극적인 말이 늘고 있어 유감스럽다.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9일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을 향해 “범죄를 저지르고 있는 현행범”이라며 “헌법상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직무유기”라고 비판했다. “몸조심하기 바란다”는 말도 이어졌다.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 3주가 지나도록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는 최 대행을 직격한 말이지만, 그 표현은 제1야당 대표의 공개 발언이라고 믿기 어려운 수준의 독설이다. 탄핵 선고가 지연되는 책임과 위헌 시비가 큰 최 대행의 언행을 설득적으로 설명하면 될 일이지, 이런 가시 돋친 험담은 그 취지와 달리 또 다른 공방만 부를 뿐이다. ...
  •  [사설] 경호처에 “총 갖고 뭐 하냐”는 김건희, 유혈 내전 바란 건가
    사설

    경호처에 “총 갖고 뭐 하냐”는 김건희, 유혈 내전 바란 건가

    지난 1월15일 대통령 윤석열이 관저에서 체포된 후 김건희 여사가 “총 갖고 다니면 뭐 하냐, 그런 거 막으라고 가지고 다니는 건데”라며 경호처 직원들을 질책했다고 한다. 김 여사는 “마음 같아서는 이재명 대표를 쏘고 나도 죽고 싶다”는 발언도 했다고 한다. 대통령실은 ‘사실무근’이라고 해명했지만,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특수단)은 윤석열 체포 방해 혐의로 신청한 김성훈 경호처 차장 구속영장에 이런 내용을 담았다. 당시 김 여사 발언에 놀란 경호관이 김신 가족부장에게 이런 사실을 전화로 직보했고, 경찰 특수단이 압수한 김 부장 휴대전화에서 해당 내용이 담긴 통화 녹음을 확보했다는 것이다.김 여사의 섬뜩한 언행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 사인인 대통령 배우자가 경호처 직원들에게 총기 사용 운운하는 게 과연 가당한가. 만에 하나 당시 경호관들이 총기를 사용했다면 경찰도 대응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고, 윤석열 체포 과정에서 유혈 사태나 내전 같은 미증유의 불상사가 일어날 뻔했다....
  •  [여적] 광기에 죽어가는 가자 어린이들
    여적

    광기에 죽어가는 가자 어린이들

    막 걸음마를 뗀 아이가 갑자기 떨어진 미사일에 맞았고, 아직 돌도 지나지 않은 아이는 폭격에 집이 무너져 엄마와 함께 목숨을 잃었다. 하얀 천에 덮인 주검들 앞에서 살아남은 가족은 통곡하고, 안치소에서 어린 딸의 얼굴을 확인한 아버지는 오열했다.휴전을 파기한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공습을 재개하면서 ‘지옥도’가 다시 펼쳐졌다. 많은 어린이가 무너진 건물에 깔려 숨졌다. 현장을 목격한 기자는 “이 참극을 설명할 단어가 없다”고 전했다. 19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보건부 발표에 따르면, 이스라엘 공격으로 가자의 민간인 436명이 사망했고 이 가운데 183명이 어린이였다.2023년 10월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 발발 후 가장 큰 피해자는 어린이들이다. 지난해 12월까지 1년여간 전쟁으로 사망한 가자 주민 4만4700여명 가운데 44%가 어린이인 것으로 집계됐다(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 보고서). 가장 약하고 여린 이들이 폭력의 광기에 희생되고 있는 것이다.살아남은 아...
  •  [사설] 모수개혁 첫발 뗀 연금, 구조개혁 큰 그림도 서둘라
    사설

    모수개혁 첫발 뗀 연금, 구조개혁 큰 그림도 서둘라

    국회는 20일 본회의를 열고 보험료율을 13%로, 소득대체율을 43%로 높이는 ‘더 내고 더 받는’ 국민연금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2007년 이후 18년 만의 연금개혁이다. 30년 후 기금 고갈 우려에도 정치권이 연금재정 개혁을 미뤄온 건 아쉬움이 크나, 더 늦기 전에 모수개혁을 성사시켜 다행스럽다. 대통령 윤석열 탄핵 정국과 여야 대치 상황에서 합의를 이뤄낸 것도 평가할 만하다. 여야는 함께 국가 현안을 푼 협치 성과를 동력 삼아 연금 구조개혁과 추가경정예산 처리 등 민생 현안 해결에도 속도를 내길 바란다.개정안에 따르면 국민연금 보험료율은 현행 9%에서 내년부터 매년 0.5%포인트씩 8년간 올린다. 소득대체율은 기존 41.5%에서 내년부터 바로 43%로 인상된다. 연금 가입기간으로 인정해주는 군복무 크레디트는 현행 6개월에서 12개월로 두 배 늘고, 출산 크레디트도 첫째부터 적용하는 것으로 확대된다. 국민 신뢰 제고를 위해 국민연금의 지급보장도 명문화한다. 지난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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