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 전사 권오대 일병… 평창서 유해 찾아 가족품에
1950년 6·25전쟁 당시 전사한 젊은 병사의 유해가 추석을 앞두고 60년 만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왔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은 18일 “6·25전쟁 당시 국군 7사단 소속이었던 고 권오대 일병(사진)의 유해를 지난해 4월 강원 평창군 진부면 백적산(해발 1141m) 일대에서 발굴한 후 국방과학수사연구소에 유전자(DNA) 감식을 의뢰해 최근 신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감식단은 권 일병의 유해에서 찾아낸 유전자가 아버지를 찾기 위해 채혈을 통해 유전자 샘플을 등록한 권혁만씨(60·경북 칠곡)의 것과 일치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권 일병은 24세 때인 50년 10월 아내와 생후 8개월된 외동아들을 뒤로 한 채 자원 입대했다. 권 일병은 51년 중공군의 2월 공세로 빼앗긴 지역을 회복하기 위한 아군의 대대적인 반격작전에 참가했다가 같은 해 3월6일부터 12일 사이에 벌어진 백적산 일대 하진부리 전투에서 전사했다.
남편의 유해를 찾았다는 소식을 접한 서태선 할머니(82·대구)는 “너무 갑작스러운 일이라 믿어지지 않고 그저 꿈만 같다”며 “시아버지께서 51년 3월 전사통지서를 받았으나 차마 나에게 알릴 수 없어 쉬쉬해 6년이 지나서야 남편의 전사 사실을 알았다”고 말했다. 할머니는 “그동안 시골장터를 전전하면서 어렵고 힘들게 살아왔던 고통이 한순간 사라지는 것만 같다”며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권 일병이 남긴 유일한 혈육인 권혁만씨는 “아버지에 대한 기억은 전혀 없고 사진으로만 뵈었던 아버지를 뒤늦게나마 유해라도 찾게 되어 너무 기쁘다”며 “올 추석은 어머니와 함께 더 의미 있는 명절이 될 것 같다”고 신원 확인 소식을 반겼다.
DNA 감식에 의한 권 일병의 신원 확인은 2008년 3월 고 강태수 일병 이후 네 번째이다. 권 일병의 유해는 10월 중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된다. 2000년부터 지금까지 발굴된 전사자 유해는 국군 4369구 등 총 5024구이며, 이 가운데 57명이 인식표와 군번 등으로 신원이 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