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가수 에드 시런, 라이베리아 어린이 도우려다 ‘망신’

심윤지 기자

후원 영상 1900억원 모금에 기여

원인 성찰 없는 ‘가난 포르노’ 논란

‘녹슨 라디에이터상’ 불명예 수상

팝가수 에드 시런, 라이베리아 어린이 도우려다 ‘망신’

영국의 유명 팝가수 에드 시런(26·사진)이 아프리카 라이베리아의 집 없는 어린이들을 돕겠다며 후원 독려 영상을 제작했다가 망신을 당했다. 빈곤에 대한 근원적 성찰 없이 피구호자의 처참한 모습을 전시하는, 이른바 ‘가난 포르노’를 제작했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12일(현지시간) 에드 시런의 영상을 둘러싼 논란을 소개하며 그가 “2017년 ‘가장 불쾌한 구호 캠페인’을 연 스타라는 불명예를 얻었다”고 전했다. 그는 지난 7일 ‘노르웨이 학생·학자 국제지원펀드(SAIH)’라는 단체로부터 ‘녹슨 라디에이터상(Rusty Radiator Award)’을 받았다.

‘녹슨 라디에이터상’은 피구호자를 수동적이고 불쌍한 존재로만 묘사한 자선 영상을 만든 유명 인사에게 수여하는 상이다. 영국 배우 톰 하디와 에디 레드메인도 올해의 수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문제가 된 것은 ‘에드 시런이 거리에 사는 소년을 만나다’는 제목의 4분50초짜리 영상으로, 지난 3월 공개됐다. 라이베리아를 방문한 그는 바닷가에 버려진 배 위에서 자고 있는 아이들을 바라본다. 안타깝다는 듯 한동안 자리를 뜨지 못하는 모습도 담겼다. 영상 말미에 그는 “아이들을 차에 태워 도시 어디론가 데려간 후 그들이 안정될 때까지 호텔에 머물게 하고 싶은 충동이 들었다”고 했다. 서아프리카의 라이베리아는 세계 최빈국 중 하나로, 2014년 에볼라 발병 이후 약 5000명이 사망했다.

상을 수여한 단체는 영상의 초점이 라이베리아 어린이들이 아닌 에드 시런 자신에게 맞춰 있다고 비판했다. 라이베리아의 정치적 상황이나 빈곤의 구조적 원인을 설명하는 부분은 생략된 반면, 본인의 감상을 설명하는 부분은 지나치게 길다는 것이다. 어린이들에게 임시거처를 제공하거나 호텔에 머물게 하고 싶다는 발언이 무책임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에드 시런과 같은 유명 인사가 구호 영상을 제작함으로써 더 많은 이들의 동참을 이끌어냈다는 반론도 나온다. 에드 시런 등과 함께 구호 영상을 제작한 자선단체 코믹 릴리프는 지난 3월 기준 1억8000만달러(약 1964억원)를 모금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의 싱어송라이터인 에드 시런은 미국 빌보드 연말 결산 ‘2017 톱 아티스트’ 차트에서 1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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