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뉴스·정보가 한·일관계 더 악화시켜 재일동포들 가장 큰 피해…방치해선 안 돼”

윤희일 선임기자

배철은 사단법인 KJ프로젝트 대표

33년간 민단 활동…가교역할 힘써

“가짜뉴스·정보가 한·일관계 더 악화시켜 재일동포들 가장 큰 피해…방치해선 안 돼”

배철은 사단법인 KJ(Korea, Japan)프로젝트 대표(66·사진)는 지난 14일 전화 인터뷰에서 “한·일관계가 악화되면 40만 재일동포들이 가장 큰 피해를 받게 된다”며 “한국과 일본의 사이가 나쁘더라도 두 나라 사람은 서로를 이웃으로 존중하면서 살아가는 관계를 만들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그도 재일동포 2세다. 규슈(九州) 지역의 오이타(大分)현에서 태어난 배 대표는 야마구치(山口)현에서 자라 도쿄(東京)에서 대학을 나왔다. 대학 졸업 후 재일본대한민국민단(민단)에서 선전국장, 민단신문 편집장 등으로 활동했다. 33년 동안 재일동포의 권익을 찾고, 한·일관계를 개선하는 일에 매진해오던 그는 2019년 3월 정년퇴직을 했다. 하지만 그가 정년퇴직 후 나온 세상은 여전히 캄캄했다. ‘최악’의 수준으로 일컬어지는 한·일관계는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았고, 수많은 재일동포의 한숨은 커져만 갔다.

“민간의 입장에서 한국과 일본이 서로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해 2019년 9월 KJ프로젝트를 발족시켰습니다. 매월 1~2차례씩 양국이 서로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주제를 정해 세미나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세미나에서는 학자, 언론인, 시민운동가, 작가 등이 발제자로 참여해 일본 내 ‘혐한(嫌韓)’ 문제나 재일동포 등을 대상으로 한 ‘헤이트 스피치(혐오발언)’, 일제 강제노동 피해자 문제 등 한국과 일본 사이의 다양한 이슈를 다룬다.

“가짜뉴스, 가짜정보가 두 나라의 관계를 망치고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간토(關東) 대지진 당시 자행된 조선인(한국인) 학살을 부정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당시의 사실을 알리기 위해 일본인 작가 가토 나오키(加藤直樹)를 연사로 모셔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습니다.”

유튜브·페이스북 등을 통해 KJ프로젝트의 세미나 정보를 접하는 사람만 약 2만명에 이른다. 세미나 내용을 책으로 발간하는 작업도 진행하고 있는데, 간토 대지진 당시 조선인 학살 문제를 다룬 창간호는 일본의 한 국립대학 교재로 채택되기도 했다.

“유튜브에 올린 KJ프로젝트 세미나의 동영상 중 상당수에는 한국어 자막을 넣었습니다. 한국에서도 관심을 갖고 참여해주실 것을 당부드립니다.”

배 대표는 “한·일관계의 악화에 대해 단순히 한탄하거나 불쾌감만 표시한 채 방치해서는 안 된다”면서 “양국의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끊임없이 대화를 이어가야만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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