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100' 주관, 더 클라이밋그룹 CEO “한국 인허가·입지 규제, 재생에너지 확산 걸림돌”

주영재 기자

‘RE100’ 주관 비영리단체 ‘더 클라이밋 그룹’ 헬렌 클락슨 대표

RE100 캠페인을 주관하는 국제비영리단체 클라이밋그룹 CEO 헬렌 클락슨이 21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서성일 선임기자

RE100 캠페인을 주관하는 국제비영리단체 클라이밋그룹 CEO 헬렌 클락슨이 21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서성일 선임기자

건물 위·주택 옥상에 태양광 발전
다른 나라처럼 자유롭게 설치하고
투자·가격 하락 선순환 이뤄지게
선도기업 성공사례 만들어 나가야

“다른 국가들은 자유롭게 건물 위와 주택 옥상에 태양광을 설치할 수 있습니다. 영국이 한국보다 일조량이 훨씬 적음에도 태양광 발전량이 더 많은 이유죠. 이런 규제가 개선된다면 재생에너지 수요에 맞게 공급이 충분히 이뤄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헬렌 클락슨 더 클라이밋그룹 대표는 21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가진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의 재생에너지 보급이 낡고 경직된 규제들 때문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더 클라이밋그룹은 재생에너지 100% 사용을 뜻하는 ‘RE100’을 주관하는 비영리 국제단체다. ‘아시아 재생에너지 성장 포럼’ 참석차 방한한 클락슨 대표는 “전 세계적으로 태양광 발전이 가장 싼 전원으로 꼽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은 그렇지 않다”면서 “이는 투자와 비용 하락이라는 선순환의 고리가 아직 형성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규제가 제거되면 투자가 확대되고 이를 통해 비용 하락이 뒤따르게 된다”고 강조했다.

클락슨 대표가 예로 든 한국의 이격거리 규제는 태양광 설비의 민간 보급을 막는 대표적인 장애물로 꼽힌다. 여러 지방자치단체의 개선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지자체가 주거지역·도로 등으로부터 100~1000m 이내에 태양광 설비를 설치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규제로 부지 확보·인허가가 지연되고 이는 재생에너지 비용 증가로 이어진다는 게 클락슨 대표의 설명이다.

클락슨 대표는 “이런 경우 선구적인 기업이 나서 시범사업을 하면서 재생에너지가 깨끗한 공기와 튼튼한 에너지 안보, 에너지 비용 절감이라는 이점이 있음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의 재생에너지 발전 여건이 다른 국가들에 비해 좋지 못한 만큼 ‘RE100’ 기준을 정립할 때 한국의 특수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과 관련해서는 “절대 그렇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한국과 비슷한 여건을 가진 국가들에서도 태양광과 풍력 발전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며 “오히려 복잡한 인허가 과정과 입지 규제, 이로 인한 저조한 투자가 재생에너지 확산의 걸림돌”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최근 재생에너지 시장의 급변 상황에서 한국에 새로운 기회가 주어질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지금 당장은 중국이 태양광 공급망을 지배하고 있지만,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처럼 각국에서 자국 내 재생에너지 공급망을 갖추려는 시도가 잇따르고 있다는 설명이다.

클락슨 대표는 “한국은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기술력을 갖고 있으니 2050년 이후를 내다보고 지금부터 준비한다면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더 클라이밋그룹은 출범 20주년을 맞았다. RE100 캠페인을 시작한 지 10년 만에 전 세계 429개 기업과 주요 국가들이 RE100 캠페인을 지지하는 등 적지 않은 성과도 거뒀다.

그는 지금까지의 소회를 묻는 질문에 “성과는 자랑스럽지만 지난 4월 역대 최고 기온이 기록됐다”며 “현재의 기후위기 상황을 보면 여전히 걱정스럽고 할 일이 많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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