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전화’ 초석 다지는 데 기여
1972년 평양에서 열린 남북적십자회담에 대한적십자사의 유일한 여성 대표로 참석하고, 1983년 한국여성의전화 개원을 도왔던 정희경 전 청강문화산업대 이사장(15대 국회의원)이 5일 별세했다. 향년 92세.
1932년 함남 북청에서 태어난 고인은 이화여고, 서울대 교육학과를 졸업했다. 이연호 유니베라(옛 남양알로에) 창업주를 만나 1958년 결혼했다.
이화여고 최연소 교장, 현대고 초대 교장, 계원예고 교장을 지냈다.
이화여고 교장 때인 1972∼1973년에는 남북적십자회담에 유일한 여성 대표로 참여해 평양을 방문했다. 1983년 개원한 한국여성의전화가 뿌리를 내리는 데도 기여했다.
또 남편 이연호씨가 설립한 청강학원의 초대 이사장으로 취임해 1996년 경기 이천에 청강문화산업전문대학(현 청강문화산업대)을 개교했다.
이화여고 선배인 이희호 여사의 권유로 새정치국민회의에 입당한 뒤 1996년 제15대 총선에서 국회의원이 됐다. 대한YMCA 후원회장, 일가재단 이사장을 지냈다. 2011년 ‘청현문화재단’을 설립해 한국 여성들의 활약을 기록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유족으로는 딸 이수형(청강학원 이사장), 아들 이병훈(유니베라 회장)씨 등이 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7일 오전 8시20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