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가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역사상 처음으로 하루에 2승을 거뒀다.
KIA는 23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삼성과 한국시리즈 1차전을 5-1로 이긴 뒤 2차전도 8-3으로 잡았다.
7전4선승제 한국시리즈에서 1·2차전을 이긴 팀이 최종 우승한 것은 20번 중 18번으로 무려 90%의 확률이다. 먼저 2패를 당하고도 역전 우승한 팀은 2007년 2패 뒤 4승을 한 SK와 2013년 2패 뒤 7차전까지 가 우승한 삼성뿐이다.
지난 21일 시작된 올해 한국시리즈 1차전은 비로 중단돼 역대 포스트시즌 최초의 서스펜디드 게임이 됐다. 그라운드 사정으로 그나마 하루 더 연기돼 이날 마저 치러졌다. 삼성이 1-0으로 앞선 6회초 무사 1·2루 삼성 5번 김영웅 타석 볼카운트 1B-0S에서 시작됐지만 삼성은 득점하지 못했고, 7회말 KIA가 삼성 임창민의 2연속 폭투에 2-1로 역전하는 등 한 이닝 4점을 몰아쳐 승리했다.
무사 1·2루에서 5번타자가 번트를 대 실패한 끝에 삼성이 맥 없이 물러난 1차전의 분위기는 1시간 뒤 시작된 2차전까지 그대로 이어졌다.
이틀 전 5회말까지 침묵하던 KIA 타선은 이날 7회말 터진 뒤 2차전에는 1회말부터 폭발했다. 삼성 우완 선발 황동재를 상대로 타자일순하며 5점을 몰아쳤다.
1번 타자 박찬호가 볼넷으로 출루한 뒤 소크라테스의 안타로 2루, 포수 강민호의 견제 송구 실책으로 3루에 간 뒤 김도영의 2루 땅볼로 홈을 밟았다. 이어 4번 최형우, 5번 나성범의 연속 안타, 6번 김선빈의 좌월 2루타로 2점을 보탠 KIA는 1사 2·3루에서 7번 이우성의 중전 적시타로 5-0까지 만들며 2사 1루에서 황동재를 강판시켰다. 2회말에는 김도영이 우월 솔로포로 데뷔 첫 한국시리즈 홈런을 기록하며 KIA는 초반에 사정없이 삼성 마운드를 두들기고 6점을 뽑아 승기를 잡았다.
무엇보다 KIA는 1차전 불펜 대결에 이어 2차전에서도 확실하게 마운드 높이를 확인했다.
선발 양현종이 5.1이닝 8피안타 2볼넷 2실점(1자책)으로 승리요건을 확실하게 만들었다. 양현종은 86개를 던지고 7-2로 앞선 6회초 1사 1·2루에 물러났다. 2017년 두산과 한국시리즈에서도 2차전에 선발 등판해 1-0 완봉승을 책임졌던 양현종은 7년 만에 다시 나간 한국시리즈에서도 승리 투수가 됐다.
양현종에 이어 좌완 이준영, 우완 장현식이 아웃카운트 1개씩 책임져 이닝을 끝냈고 8회초 1사 1루에서는 좌완 곽도규가 장현식에게서 마운드를 이어받아 깔끔하게 0.2이닝을 마감했다. 1차전에서 9회초를 완벽히 끝낸 마무리 정해영은 2차전에서도 6점 차 벌어진 9회초 등판해 경기를 끝냈다.
KIA는 8회말에도 김선빈이 안타로 출루하자 대주자 김규성이 2루 도루, 다시 포수 강민호의 송구 실책이 나온 틈에 3루를 밟았고 김태군의 희생플라이로 홈을 밟으며 완전히 쐐기를 박았다. 삼성은 KIA(10안타)보다 많은 11안타를 치고 3볼넷을 얻었으나 해결사 없이 3득점에 머문 끝에 완패했다.
KIA와 삼성은 이제 하루 쉬고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로 이동해 25~26일에 3·4차전을 치른다. 3차전에서는 KIA 에릭 라우어와 삼성 데니 레예스가 선발 격돌한다. 삼성은 이 3차전을 잡지 못하면 4전 전패로 홈에서 한국시리즈 우승을 내줄 위기에 몰리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