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상식 직전 2023~2024시즌 발롱도르 유력 후보였던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레알 마드리드)가 파리행 비행기에 오르지 않았다는 현지 보도가 나왔다. 그러면서 다른 유력 후보로 시선이 집중된 상황. 맨체스터 시티(잉글랜드)의 ‘중원 지휘관’ 로드리(스페인)가 올해 68회째를 맞은 세계 최고 권위의 축구 시상식인 발롱도르에서 최고의 순간을 맞았다.
로드리는 29일 프랑스 파리의 샤틀레 극장에서 열린 2024 발롱도르 시상식에서 비니시우스, 주드 벨링엄(레알 마드리드) 등 경쟁자를 제치고 남자 선수 부문 수상자로 선정됐다. 지난달 23일 아스널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5라운드 경기 도중 오른쪽 무릎 전방십자인대 파열로 수술대에 올라 시즌 아웃 판정을 받은 로드리는 목발을 짚고 참석해 ‘라이베리아 축구 영웅’ 조지 웨아로부터 발롱도르를 건네받았다.
올해 시상식은 유럽축구연맹(UEFA)과 공동으로 진행됐으며 2023년 8월 1일부터 2024년 7월 31일까지 뛰어난 활약을 펼쳐 최종 후보에 오른 30명 가운데 전 세계 100명의 기자단 투표에서 가장 많은 표를 받은 로드리가 ‘별 중의 별’로 선택받았다.
로드리는 1960년 루이스 수아레스 미라몬테스 이후 64년 만이자 알프레도 디 스테파노(1957·1959년 2회 수상), 루이스 수아레스 미라몬테스에 이어 역대 3번째 스페인 출신 수상자로 이름을 남겼다.
로드리는 현재 유럽 최고의 팀으로 평가받는 맨시티의 수비형 미드필더로 중원에서 공격과 수비를 조율하는 역할로 ‘월드클래스’라는 찬사를 받는다. 2019년 7월부터 맨시티에서 뛰는 로드리는 매 시즌 평균 50경기 이상을 뛰고 있다. 맨시티는 로드리가 출전한 리그 174경기에서 단 19패만 당했다. 로드리가 선발 출전한 경기에서는 52경기 연속 무패를 이어가기도 했다. 2023~2024시즌 맨시티의 리그 우승을 이끈 로드리는 또 지난 7월 2024 유럽축구선수권에서 스페인 대표팀의 우승을 이끌면서 최우수선수(MVP)로도 선정되며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하지만 강력한 발롱도르 수상 후보로 지목됐던 비니시우스의 수상 불발은 이변으로 받아들여진다. 비니시우스는 로드리 못지 않는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비니시우스는 시즌 39경기에서 24골 11도움의 성적으로 챔피언스리그, 라리가, 슈페르코파 데 에스파냐(스페인컵)에서 정상에 올랐다. 레알 마드리드에서 지난 시즌을 끝으로 은퇴한 토니 크루스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비니시우스와 포옹하는 장면을 올리며 “네가 최고야”라고 위로했다.
레알 마드리드도 비니시우스의 발롱도르 수상 불발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레알 마드리드는 개인상을 수상한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과 공격수 킬리안 음바페를 비롯해 약 50명을 행사에 보낼 예정이었다가 취소했다. 레알 마드리드는 파리행 여정을 취소하며 “비니시우스가 수상하지 못하면 다니 카르바할이 받아야 한다. 그렇지 못하다면 발롱도르와 UEFA는 레알 마드리드를 존중하지 않는 게 분명하다”고 불쾌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