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인 가석방’ 김무성 띄우고, 최경환 동조하고, 청와대는…

기업 투자 → 경제 활성화 명분으로 박 정부 3개년 계획 힘 실어주기
‘무관용’ 공약 파기 부담… 박지원 “불이익도 나빠” 당과 다른 목소리

박근혜 정부 3년차를 앞두고 여권에서 ‘기업인 가석방론’이 솔솔 나오고 있다. 당정의 핵심이 총대를 메고, 정치적 부담이 덜한 가석방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에서 앞선 기업인 사면·가석방론보다 구체적이다. 여론 ‘간보기’를 넘어 실행을 위한 분위기 정지(整地) 작업 성격마저 엿보인다.

‘기업인 가석방’ 김무성 띄우고, 최경환 동조하고, 청와대는…

■ 여권발 ‘가석방’론 왜

기업인 가석방론은 새누리당에선 김무성 대표(사진), 정부에선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띄우고 있다. 김 대표는 지난 24일 “(형기를) 살 만큼 산 사람들은 나와 경제를 살릴 기회를 줘야 한다. 청와대에 (가석방 건의를) 전달할 생각도 있다”고 말했다. ‘개인 입장’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여당 대표가 기업인 가석방 필요성을 공식 제기한 것이다. 새누리당에선 오는 2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비공개로 기업인 가석방 문제를 논의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최 부총리도 일반인과 역차별을 이유로 기업인 가석방을 옹호하고 있다. 그는 박 대통령에게 가석방 필요성을 수차례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늘 그래왔듯이 이번 기업인 가석방론도 ‘기업 투자→경제활성화’ 논리가 명분이다. 결국 투자 결정은 오너만이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내년 박근혜 정부가 경제 살리기에 총력을 집중키로 한 만큼, 기업인들이 일할 분위기를 만들어줘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대기업 총수들에 대한 사면·가석방에 대해 법치주의 훼손과 ‘유전무죄’라는 비판 여론이 만만치 않다. 최근 ‘땅콩 회항’ 논란으로 대기업 총수와 가족들의 ‘특권의식’에 대한 여론도 악화된 상황이다. 박 대통령의 ‘기업인 무관용’ 공약 파기 논란도 부담거리다.

여권에서 대통령 권한인 특별사면보다 가석방에 우선순위를 두는 것도 이런 여론을 의식했기 때문이다. 가석방은 가석방심의위원회 신청을 받아 법무부 장관이 허가한다는 점에서 ‘공약 파기’ 논란 등의 부담이 덜하다. 황교안 법무부 장관이 24일 “원칙대로 할 것”이라고 한 대목도 가석방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으로 해석된다.

■ 청와대는 결국 어떻게…

청와대는 가석방에 일단 선을 긋는 모습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25일 “가석방은 벌써 있었고, 기업인은 제외됐다. 앞으로 일에 대한 입장도 같다”고 했다. 역풍을 고려해 여론을 주시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하지만 여권 일각에선 ‘땅콩 회항’ 논란 국면이 지나가고, 경제 살리기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커지면 기업인 가석방론이 힘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의원이 이날 기자들과 만나 “기업인을 우대하는 것도 나쁘지만 불이익을 주는 것도 나쁘다”며 당 공식 입장과 다른 목소리를 낸 것도 주목된다.

정부가 가석방을 추진한다면 시기는 내년 설이나 3·1절 전후가 될 것이란 관측이 많다. 재계에선 ‘불감청 고소원’이다. 사면이 안된다면 가석방이라도 좋다는 것이다. 다만 ‘유전무죄’ 역풍이 불 수 있어 대놓고 요구하지는 못하고 있다. 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총수들이 (감옥에서) 나오면 장기적 투자나 신성장 동력에 과감하게 투자할 수 있는 반면 전문경영인들은 쉽지 않다. 그런 부분들이 고려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총수가 복역 중인 한 그룹 관계자는 “정치권에서 진행되는 논의를 지켜볼 수밖에 없다”고 말을 아꼈다.

형법상 “징역 또는 금고의 집행 중에 있는 사람이 개전의 정이 현저한 때에 형기 3분의 1을 경과한 경우 가석방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가석방이 단행될 경우 5년 형기 중 4년1개월 이상 복역한 임병석 C&그룹 회장과 4년 형기의 3분의 1을 채운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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