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추경 시정연설

“청년들 인생 잃어버릴 수도…당장 할 수 있는 만큼은 해야”

손제민 기자

SOC·국채·증세 없는 ‘3무 추경’…배경·시급성 등 강조

“공공부문엔 응급처방이지만 민간 일자리 마중물 될 것”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파워포인트 슬라이드 자료를 활용해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권호욱 선임기자 biggun@kyunghyang.com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파워포인트 슬라이드 자료를 활용해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권호욱 선임기자 biggun@kyunghyang.com

문재인 대통령의 12일 국회 시정연설은 일자리에서 시작해 일자리로 끝났다. 국정 전반에 대한 구상을 밝히기보다 일자리 추가경정예산안 통과를 위한 국회의 협조를 구하는 데 국한했다. 이는 문 대통령이 집권 초반 일자리 문제에 쏟는 관심이 얼마나 큰지 보여준다.

약 30분 정도 이어진 연설의 대부분은 일자리 추경의 제출 배경과 필요성·시급성·효과를 설명하는 데 할애됐고, 저출산 고령화·미세먼지 등 민생 현안에 집중됐다.

“제발 면접이라도 한 번 봤으면 좋겠다”는 청년의 이야기로 운을 뗀 문 대통령은 “국민의 삶이 고단한 근본 원인은 바로 일자리” 때문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청년 4명 가운데 1명이 실업자인 상황을 거론하며 “우리는 한 세대 청년들의 인생을 잃어버리게 될 것”이라고 했다. 또 상위 10%가 전체 소득 가운데 차지하는 비중이 50%에 육박하는 등 소득 불평등 수준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고를 기록하고 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추경을 편성한다고 해서 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는 없겠지만 “당장 할 수 있는 만큼은 해야 한다”고 했다. “국민은 버틸 힘조차 없는데 기다리라고 할 수는 없다”고 강조하면서 “국가재난 수준의 경제위기로 다가올 우려가 있다”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 막아야 할지도 모른다”며 때를 놓쳐선 안된다는 점을 부각했다.

[문 대통령, 추경 시정연설]“청년들 인생 잃어버릴 수도…당장 할 수 있는 만큼은 해야”

추경을 통한 일자리 확충은 공공부문에 집중된 ‘응급처방’이지만 민간부문 일자리 창출을 촉진하는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도 했다.

문 대통령은 기획재정부가 지난 7일 국회에 제출하며 소개된 11조2000억원 규모의 일자리 추경안 내용을 직접 설명했다. 추경안 예산항목을 청년, 여성, 노인, 지역 일자리 분야 순으로 소개했다. 고용절벽과 소득 불균형에 보다 직접적으로 마주한 계층을 앞세운 것이다.

이번 추경안이 대규모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이 없고, 국채 발행이 없으며, 증세가 없는 3무(無) 추경임도 강조됐다.

문재인 정부의 지향점에 대해 ‘작은 정부가 아니라 필요한 일은 하는 정부’라는 점도 밝혔다.

문 대통령은 “성장의 결과 일자리가 생겨나는 것이 아니라 일자리를 늘려 성장을 이루는 경제 패러다임의 대전환이 필요하다”며 좋은 일자리 → 국민 소득 증대 → 경제 활성화 → 기업 재투자로 이어지는 정부의 경제기조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민들에게 필요한 것은 ‘작은 정부’가 아니라 ‘국민에게 필요한 일을 하는 정부’”라며 정부의 적극적 역할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6·10민주항쟁 기념식 연설에서 제시한 화두인 ‘경제민주주의’도 재차 거론했다.

“시민들이 투표에 참여하는 대의민주주의에 만족하지 못하고 거리로 나서게 되는 근본 이유”가 부익부 빈익빈이 가속화되는 현실 때문이라고 진단한 것이다. “소득불평등을 바로잡지 않으면 통합된 사회로 갈 수 없다”고도 했다. 문 대통령은 끝으로 “일자리부터 국회와 정부가 협력하고 야당과 여당이 협력하는 정치를 한다면 국민들께도 큰 위안이 될 것”이라며 추경안 통과에 야당의 협조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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