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 정치 밀어낸 2030…‘꼰대 민주당’ 변화 압박 커질 듯읽음

곽희양·김상범 기자

재·보선 이어 쇄신 열망 재확인…중도층 외연 확장 필요성 확인

‘86그룹’ 대체세력 없어 한계…대선 주자들도 변화 경쟁 나설 듯

기성 정치 밀어낸 2030…‘꼰대 민주당’ 변화 압박 커질 듯

헌정사상 처음으로 30대가 유력정당 수장으로 선출되면서 정치권에 ‘세대교체’ 화두가 불어닥쳤다. 4·7 재·보궐 선거에서 확인된 변화와 쇄신 열망이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도 그대로 반영되면서다. 보수정당에서 이뤄진 파격에 더불어민주당 등을 향한 정치·세대교체 등 변화 압박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향후 민주당과 여권 대선 주자들이 20·30대와 중도층을 잡는 데 더 집중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1일 이준석 후보(36)의 국민의힘 대표 선출은 세대·정권교체를 희망하는 20·30대가 정치 주체로 등장하는 ‘신호’로 해석된다. 문재인 정부에 실망하고, 기성 정치에서는 변화를 이끌어내기 어렵다고 본 이들이 중진인 나경원 전 의원과 주호영 의원을 밀어내고 ‘이준석 대표’를 만들어냈다는 것이다. 여권 유력 대선 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이 대표에 대한 선택이기도 하지만, 기성 정치에 대한 심판이기도 하다”고 평가했다. 4·7 재·보선에서 ‘캐스팅보터’ 역할을 했던 2030세대가 이번에 다시 제1야당 전대에 영향력을 행사한 점도 주목된다. 박성민 정치컨설턴트 민 대표는 기자와 통화하면서 “유권자로서 2030세대의 전면적 등장”이라고 말했다.

30대 당대표의 출현은 정치권 세대교체에 대한 압박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민주당으로선 고민이 깊어지게 됐다. 20·30대는 민주당과 문재인 정부를 향해 ‘내로남불’이라고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86세대가 주축인 민주당은 20·30대에게 ‘꼰대 정당’처럼 비치는 게 현실이다. 민주당 한 의원은 “30대 야당 대표와 50대 여당 대표가 비교되면 민주당은 자연스레 ‘꼰대당’ 이미지를 피할 수 없게 되지만, 뾰족한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문제는 민주당이 세대교체를 할 수 있는 토양을 갖췄느냐는 것이다. 아직은 86그룹이 당의 중심을 차지하고 있다. 한 의원은 “86그룹을 교체하고 싶어도 대안이 없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박성민 대표는 “민주당은 세대교체와 정권교체라는 ‘2중 기득권적 위치’에 있다”고 말했다.

반면 이 대표 선출로 민주당이 ‘변화의 동력’을 얻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조진만 덕성여대 정치학과 교수는 통화에서 “보수진영의 변화에 따라 진보진영에서도 변화에 대한 열망이 생길 것”이라고 했다.

20·30대 및 중도층의 마음을 얻으려 합리적 보수를 표방한 이 대표와 ‘쇄신’ 경쟁을 하면서 민주당의 강성 지지층과 거리를 둘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민주당 한 재선 의원은 통화에서 “민주당의 노선 역시 유연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전재수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에서 ‘이준석 현상’의 정치권 영향에 대해 “태풍급”이라고 평가하며 “민주당도 당내 돌이킬 수 없는 혁신과 쇄신의 바람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여권 대선 주자들도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 보인다. 그간 ‘강성 지지층’에 공을 들였던 데서 벗어나 20·30대와 중도층으로 외연을 넓혀야 한다는 것이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2030의 지지를 얻어내야만 대선에서 승리한다”며 “과거 친문 세력들이 요구했던 노선으로 갈 경우 패배가 확실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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