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주자들의 약자를 향한 추모 메시지, '정치는 왜 존재하는가'

유정인 기자
서울대 청소노동자가 사망한 기숙사 건물입구에 지난 7일 고인을 추모하는 글귀가 붙어 있다 /우철훈 선임기자

서울대 청소노동자가 사망한 기숙사 건물입구에 지난 7일 고인을 추모하는 글귀가 붙어 있다 /우철훈 선임기자

여야 대선주자들은 전날부터 9일까지 유독 추모의 메시지를 많이 던졌다. 대선 출마의지를 밝힌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부친상 빈소에는 야권 주자들과 국민의힘 지도부가 몰려 고 최영섭 대령을 추모했다. 반면 휴게실에서 발견된 청소노동자의 죽음 등에는 일부 주자들만 추모 메시지를 냈다. 대선 정국에서 ‘작아 보이는’ 죽음을 언급한 주자들은 정치의 존재이유를 말했다.

야권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지난 8일 ‘서럽기 위해 태어난 사람은 없다’는 제목의 글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썼다. 서울대 휴게실에서 발견된 50대 청소노동자의 죽음을 다룬 기사를 함께 올렸다. 숨진 노동자가 과로와 갑질에 시달려왔다고 유족과 노조는 주장했다. 학교 건물의 영문 이름이나 건물 준공연도 등을 적는 시험을 봤다는 의혹도 제기되면서 서울대는 조사에 착수했다.

이 지사는 “뿌리깊은 노동 이중구조, 사람이 사람에게 함부로 해도 되는 일터, 그래도 되는 사회의 구조적 문제”라며 “고인의 명복을 빈다. 진상이 규명되고 분명한 조치가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같은 날 야권 대선주자인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도 SNS에 추모의 글을 올렸다. 유 전 의원은 “고인은 기숙사 학생들 또래 누군가의 엄마였다. 아픈 마음으로 고인의 명복을 빈다”면서 인권침해와 갑질에 대한 진상조사와 그에 따른 조치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9일 오전 SNS에 올린 추모글에서 “아직도 많은 청소노동자들이 지하실, 임시천막, 계단 및, 화장실 같은 곳에서 식사하거나 쉰다. 사람을 물건보다 낮게 처우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며 서울대에 진상규명과 재발방지책 마련을 요구했다.

이들은 한 청소노동자의 죽음을 ‘정치의 이유’와 연결지었다.

이 지사는 “선거기간이다. 정치의 존재 이유에 대해 생각한다”면서 “모두가 부자가 되고 영화를 누릴 순 없지만 누구도 견디기 위해 태어난 적은 없다. 누구도 서럽지 않은 세상을 이루겠다고 다짐한다”고 말했다. 유 전 의원은 “정치는 힘없는 사람을 보호하기 위해 존재한다”고 ‘정치의 존재이유’를 말한 뒤 “노동 현장의 인권침해를 엄단하고 잘못된 관행과 열악한 노동환경을 개선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도 “노동시간 단축, 노동조건 개선에 정부가 노력해왔지만 아직도 사각지대가 있다. 그 사각지대에서 한 분이 세상을 떠났다”면서 “다시는 이런 죽음이 없도록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여야 대선주자들은 앞서 대선출마선언을 하면서 저마다 사회적 불평등과 공정, 양극화 해결 등을 화두로 내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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