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잘 지켜달라” 김경수 발언 놓고 이재명·이낙연 측 '충돌'읽음

박홍두 기자
최인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 김남국 의원 /경향신문 자료사진, 김 의원실 제공

최인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 김남국 의원 /경향신문 자료사진, 김 의원실 제공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 공모 혐의로 대법원 유죄 확정 판결을 받은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재수감되기에 앞서 한 말을 놓고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측이 정면 충돌하고 있다. 이 전 대표 측이 먼저 김 전 지사와의 개인 통화 내용을 전하며 ‘문재인 대통령을 잘 지켜달라’고 부탁받았다고 하자, 이 지사 측이 ‘선거에 이용하려는 것’이라며 맞받아치고 나서면서다. 양측 모두 ‘친문 핵심’인 김 전 지사와 당내 주류인 친문계 지지자들의 표심을 잡기 위해 치열한 신경전을 펼치는 양상이다.

김 전 지사 발언과 관련한 논쟁은 23일 이 전 대표 측이 촉발시켰다. 이 전 대표 측 최인호 의원이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글을 통해 김 전 지사와 이 전 대표의 통화 내용을 공개하면서다.

최 의원은 이 글에서 김 전 지사가 통화에서 “도움을 드려야 하는데 오히려 걱정을 드려서 죄송하다”고 전했고 이 전 대표는 “지금의 이 어려움을 잘 이겨내시면 김 지사에 대한 국민의 신임이 더 높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응원했다고 했다.

이에 김 전 지사는 “제가 버티는 것은 잘하지 않나. 대통령을 부탁드린다. 잘 지켜달라”고 당부했고 이 전 대표는 “어떠한 일이 있어도 대통령을 잘 모시겠다. 잘 지켜드리겠다. 경남에 김 지사가 그동안 추진했던 일들, 하고 싶다는 일은 제가 챙기겠다”고 답했다고 최 의원은 전했따.

최 의원은 “곧 영어의 몸이 될 김 지사는 본인보다도 이렇게 대통령을 먼저 걱정했다. 과연 김경수답다”며 “이렇게 김경수, 이낙연, 문재인 그리고 당원들은 하나가 됐다”고 말했다. 당내에서는 이 같은 글이 친문 핵심인 김 전 지사와 친문 지지자들에 대한 이 전 대표 측의 ‘호소 전략’으로 읽혔다.

김 전 지사는 드루킹 댓글조작 공모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 2년을 받았으며 오는 26일 창원교도소 수감을 앞두고 있다.

그러자 이 지사 측 수행실장인 김남국 의원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김 의원은 24일 SNS에 글을 올려 “진짜 민주당원이고, 진심으로 문재인 대통령님을 생각하는 것이 맞는지 묻고 싶다”고 역공했다.

김 의원은 “김 지사님이 누구에게나 똑같이 ‘문재인 대통령님을 잘 지켜달라’고 하신 말씀을 (이 전 대표 측이) 어떤 생각으로 공개하게 됐는지 궁금하다”며 “우선 사적인 대화를 녹취록 작성하듯이 한 문장, 한 문장 이렇게 자세하게 공개한 것 자체가 상식적이지 않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더욱이 재수감을 앞둔 김 지사님을 위로하기 위한 대화 내용을 공개해서 마치 선거에 이용하듯이 하는 것이 과연 적절한 것인지 의문”이라고 직격했다.

김 의원은 “더 부적절한 것은 일부러 ‘문심’이 여기 있다는 식으로 오해하게 하려고 했다는 것”이라며 “문 대통령님은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당내 경선에 개입하지 않으셨고, 엄정하게 정치적 중립을 지켜오셨다.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이라고 하는 김 지사님을 비롯한 최측근 모두가 아주 조심하고 또 조심했는데, 이런 방법으로 대통령님을 당내 경선에 끌어들이는 것이 과연 문 대통령을 지키는 일인지, 그리고 이것이 적절한 행동인지 묻고 싶다”고 맞받았다.


경향티비 배너
Today`s HOT
젖소 복장으로 시위하는 동물보호단체 회원 독일 고속도로에서 전복된 버스 아르헨티나 성모 기리는 종교 행렬 크로아티아에 전시된 초대형 부활절 달걀
훈련 지시하는 황선홍 임시 감독 불덩이 터지는 가자지구 라파
라마단 성월에 죽 나눠주는 봉사자들 코코넛 따는 원숭이 노동 착취 반대 시위
선박 충돌로 무너진 미국 볼티모어 다리 이스라엘 인질 석방 촉구하는 사람들 이강인·손흥민 합작골로 태국 3-0 완승 모스크바 테러 희생자 애도하는 시민들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