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빠진 자리에서 윤석열 때린 국민의힘 대선 주자들

유설희 기자

당내 경선 후보 11명 첫 회동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9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대선 경선후보 간담회에서 후보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왼쪽 사진 왼쪽부터 홍준표·유승민·박진·김태호·원희룡 후보, 이 대표, 최재형·안상수·윤희숙·하태경·장기표·황교안 후보. 국회사진기자단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9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대선 경선후보 간담회에서 후보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왼쪽 사진 왼쪽부터 홍준표·유승민·박진·김태호·원희룡 후보, 이 대표, 최재형·안상수·윤희숙·하태경·장기표·황교안 후보. 국회사진기자단

“당 능멸” “계파정치 부활”
친윤·컷오프 방식 등 비판
후보검증위원회 제안도
최재형 “힘 합쳐 정권교체”

윤 “입당 상태서 대선 도전”

국민의힘 대선 주자들이 29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빼고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였다. ‘정권교체’라는 한목소리를 내면서도 일부 주자들은 “계파정치가 부활했다” “장외에 계신 분이 당을 능멸했다”며 윤 전 총장에게 ‘견제구’를 던졌다. 오는 9월15일 1차 예비경선(컷오프)을 앞두고 신경전이 시작된 것이다.

이준석 대표, 서병수 경선준비위원장 등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날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진행된 대선 경선 후보 간담회에서 “8월30일 우리 당 경선 버스가 출발하면 국민들의 관심이 우리 당으로 향해서 즐겁고 시너지 나는 경선이 되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막말이나 과장된 주장은 새 지지층에게 환영받지 못한다”며 후보들 간 막말 자제를 부탁했다. 간담회에는 최재형, 홍준표, 유승민, 원희룡, 윤희숙, 황교안, 박진, 하태경, 안상수, 김태호, 장기표 등 총 11명의 대선 경선 후보들이 참석했다.

후보들은 “정권교체”를 강조했지만 이 자리에 참석하지 않은 윤 전 총장을 겨냥하거나 후보들끼리 날선 발언을 주고받기도 했다.

안상수 전 인천시장은 “장외에 계신 분이 우리 당의 위원장들을 이미 유인해서 (캠프 합류를) 확정해놓고 바로 그날 치맥파티를 해서 국민 앞에서 회담이라고 희희덕거리냐”며 “당과 이 대표를 능멸하는 것”이라고 윤 전 총장을 비판했다. 안 전 시장은 1차 예비경선 규칙이 100% 여론조사로 결정된 점도 “대단히 잘못됐다”며 “30만 당원을 존중하지 않는 경선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태호 의원도 윤 전 총장을 둘러싼 ‘계파정치’ 논란을 거론했다. 그는 “계파정치 부활이 우려된다”며 “특정 후보를 중심으로 이합집산하게 되면 경선 이후 오합지졸이 된다”고 말했다. 최근 정진석·권성동 등 ‘친윤석열계’ 의원들이 윤 전 총장 입당 촉구 성명을 낸 일 등을 겨냥한 것이다.

유승민 전 의원은 당 차원에서 후보자 검증위원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유 전 의원은 “2007년 ‘이명박근혜’ 경선이 바로 본선이었다. 당시 후보들의 도덕성을 검증한다고 당이 검증위원회를 만들어서 검증했다”며 “치열하게 검증한 뒤 본선에서 이기기 쉬웠다”고 했다. 처가 의혹 등이 끊이지 않는 윤 전 총장을 당 차원에서 검증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취지의 발언으로 해석된다. 유 전 의원은 지난 대선 경쟁자였던 홍준표 의원에게 “좀 살살 합시다”라고 농담 섞인 견제구를 날리기도 했다. 막 입당한 최 전 원장은 “여기 계신 여러 정치 선배와 힘을 합쳐 정권교체를 이뤄내는 데 모든 힘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간담회 중 때아닌 민경욱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의원이 제기한 지난해 4·15 총선의 부정선거 의혹이 거론됐다.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는 “지난 6월28일 대법원에서 첫번째 재검표가 이뤄졌는데 용지 끝부분이 녹색으로 물든 표가 다수 나오고, 선거관리관 도장이 심하게 뭉개진 채 찍히는 등 과거에 설로 돌았던 많은 문제가 발견됐다”며 특검을 제안했다. 하태경 의원은 “괴담성 의혹”이라고 일축하며 지도부의 공식 입장을 요구했다.

한편 윤 전 총장은 이날 연합뉴스TV 인터뷰에서 “궁극적으로 국민의힘에 입당한 상태에서 선거에 나가야 하는 것 아니겠나”라며 입당 의지를 명확히 밝혔다. 다만 입당 시기를 두고는 “조금 더 지켜봐주시면 제가 지루하지 않게 하겠다”고만 했다. 윤 전 총장 측은 국민의힘 1차 경선 규칙이 100% 여론조사로만 정해진 점을 두고도 “나쁠 것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Today`s HOT
폭우로 침수된 두바이 거리 수상 생존 훈련하는 대만 공군 장병들 솔로몬제도 총선 실시 2024 파리 올림픽 D-100
호주 흉기 난동 희생자 추모하는 꽃다발 케냐 의료 종사자들의 임금체불 시위
폭우 내린 파키스탄 페샤와르 장학금 요구 시위하는 파라과이 학생들
형사재판 출석한 트럼프 파리 올림픽 성화 채화 리허설 APC 주변에 모인 이스라엘 군인들 400여년 역사 옛 덴마크 증권거래소 화재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