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선택' 찬반 논쟁에, 정홍원 작심발언에...바람잘 날 없는 경선버스읽음

유정인·유설희 기자
정홍원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 선거관리위원장이 1일 국회에서 열린 선관위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정홍원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 선거관리위원장이 1일 국회에서 열린 선관위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 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가 1일 경선룰 의견수렴을 위해 연 회의가 대선 주자별 의견차를 확인하는 장이 됐다. 여론조사 ‘역선택 방지 조항’을 찬성하는 윤석열·최재형 후보측과 이에 반대하는 홍준표·유승민 후보측이 각각 따로 모여 간접 설전을 벌였다. 정홍원 선관위원장이 일부 주자들이 제기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의 ‘유착’ 의혹에 강하게 반박하는 등 경선룰 확정까지 험로가 예상된다.

국민의힘 선관위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각 캠프 대리인들을 두 개 조로 나눠 회의를 열었다. 먼저 경선 여론조사에 역선택 방지 조항을 넣는 데 찬성하는 캠프의 대리인들을 부르고, 1시간30분 뒤 역선택 방지 조항이 필요하지 않다고 보는 쪽을 불렀다. 찬성파에 윤석열·최재형·황교안 후보 등 3개 캠프 대리인이 참여헀다. 반대파 차례에는 박진·박찬주·안상수·유승민·장기표·장성민·하태경·홍준표 등 8명 후보측 대리인이 나섰다. 원희룡 후보 측은 선관위 결정에 따르겠다며 불참했다. 역선택 방지 조항이 들어가면, 경선 점수가 되는 여론조사에서 정권교체 찬성여부나 지지정당을 물어 국민의힘을 지지하지 않는 이들을 제외하게 된다.

회의 시작부터 작심발언이 나왔다. 정 선관위원장은 모두발언에서 자신이 윤 전 총장을 지지해 공정성을 잃었다며 사퇴를 요구하는 일부 주자의 지적에 “견강부회”라고 반박했다. 선관위가 경선준비위원회 결정을 뒤집고 윤 전 총장에게 유리한 ‘역선택 방지조항’을 도입하려 한다는 의혹에도 “사실과 다르다”면서 “(사퇴 요구 같은) 험한 말을 하면 품위가 손상된다”고 했다.

윤 후보 캠프의 장제원 총괄실장은 회의 참석 후 기자들과 만나 “정권교체를 바라지 않는 분들의 의사가 개입하는 것은 정권교체를 바라는 지지자들의 열망을 받들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심판인 선관위원장을 흔드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도 했다. 최 후보 캠프의 박대출 전략총괄본부장도 “‘대깨문’(문재인 대통령 강성 지지자를 야권에서 부르는 말)에게 우리 운명을 맡길 수 있느냐”고 말했다. 이들은 선관위원들에게 홍 후보와 유 후보가 각각 2018년과 2017년 역선택 방지조항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발언했다는 내용이 담긴 언론보도도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다른 8명의 후보 대리인들은 해당 조항을 넣지 않기로 한 경준위 결정을 뒤집어선 안된다며 반대 의견을 피력했다. 유 후보 캠프의 오신환 상황실장은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한 번도 대선 경선에 넣지 않은 룰을 두고 후보 대리인들을 모아 의견을 듣는 행위 자체가 불공정하다”면서 “특정 캠프에게 유리하게 (역선택 방지조항이 도입되면) 결국 경선 파행으로 가고 파국으로 치달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최 후보측이 유 후보의 과거 발언을 문제삼은 것은 “아무것도 모르고 하는 말”이라고 일축했다.

선관위는 2일 여론조사 전문가들을 불러 의견을 묻고, 조만간 경선룰을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주자별 찬반 의견의 ‘다수결’로 결정되는 사안은 아니라고 선관위측은 설명했다. 찬반 의견이 확연히 갈린데다, 공정성 시비도 가라앉지 않아 ‘선수’들의 합의는 난망하다. 어떤 쪽의 결론이 나오더라도 한쪽에서 선관위의 불공정 논란을 제기하며 충돌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정 위원장은 이날 회의를 마친 뒤 선관위가 이미 ‘정권교체 지지 여부’를 묻는 식의 중재안을 만들었단 보도에 대해 “보고받은 게 전혀 없고, 누구 의견인지도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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