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길 만한 후보 밀어주자’ 민주당 권리당원 전략적 선택읽음

곽희양·김상범 기자

이재명 압승 배경·전망

<b>“화이팅”</b> 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들이 5일 충북 청주시 서원구 CJB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세종·충북 순회경선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재명, 김두관, 이낙연, 박용진, 추미애 후보. 코로나19 자가격리 중인 정세균 후보는 화상으로 참여했다.  연합뉴스

“화이팅” 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들이 5일 충북 청주시 서원구 CJB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세종·충북 순회경선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재명, 김두관, 이낙연, 박용진, 추미애 후보. 코로나19 자가격리 중인 정세균 후보는 화상으로 참여했다. 연합뉴스

‘본선 경쟁력’이 당심 좌우
조직표 바람 예상 밖 미미
이재명 “당심과 민심 비슷”
12일 1차 슈퍼위크 승부처

더불어민주당 대선 충청지역 순회경선에서 이재명 경기지사가 압승한 것은 본선에서 이길 만한 후보를 밀어주자는 권리당원과 대의원의 전략적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지사 측은 “민심과 당심이 다르지 않다”고 평가하며 일반 국민이 대거 참여하는 오는 12일 1차 시민선거인단 경선에서 승부를 조기에 결론내겠다는 계획이다.

이 지사가 5일 세종·충북과 전날 대전·충남 경선에서 과반 득표를 달성한 원동력은 권리당원과 대의원의 전략적 선택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지역 경선 결과는 권리당원과 대의원의 표심 즉 당심을 가늠할 수 있는 바로미터이다. 이 지사 캠프 수석대변인인 박찬대 의원은 세종·충북 경선 결과 발표 뒤 기자들과 만나 “당심은 민심과 비슷하게 나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세종·충북 권리당원 54.94%(6828표)의 지지를 얻어 29.26%(3636표)를 얻은 이낙연 전 대표를 여유있게 따돌렸다. 이 지사는 전날 대전·충남 권리당원 투표에서도 이 전 대표(27.23%·6748표)보다 두 배 많은 55.21%(1만3685표)를 얻었다. 권리당원은 당비를 납부하는 당원으로 민주당의 ‘여론 주도층’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지사는 권리당원에 비해 선거인 수가 적은 대의원 투표에서도 이 전 대표에게 소폭 우위를 보였다. 이 지사는 세종·충북 대의원 43.87%(204표)의 지지를 얻어, 41.94%(195표)를 얻은 이 전 대표를 제쳤다. 대전·충남에서도 이 지사 지지가 42.02%(324표), 이 전 대표 지지는 33.07%(255표)였다.

대의원은 지역위원장이 추천하는 당원 등으로 주로 구성돼 각 지역구 의원에 대한 충성도가 강하다. 이 때문에 이 전 대표에 비해 현역 의원 지지세가 약한 이 지사가 대의원 투표에서 다소 밀릴 것이란 관측도 나왔지만 실제 결과는 달랐다. 이 지사 캠프 관계자는 “이 전 대표 측이 강조한 ‘조직 표’의 영향력은 나타나지 않은 셈”이라고 말했다.

결국 권리당원과 대의원 가리지 않고 이 지사의 손을 들어준 이유는 본선 당선 가능성을 중요시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선언을 하지 않은 한 민주당 의원은 이날 기자와 통화하면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 홍준표 의원 등 야권 후보와 치열한 본선 경쟁이 예상되면서, 자기 색깔이 분명한 이 지사를 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여권 1위는 물론 야권 주자와의 일대일 대결에서도 가장 강한 경쟁력을 보여왔다.

이 지사는 이날 세종·충북 경선 결과 발표 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너무 많은 빚을 졌다. 우리가 꿈꾸는 세상에서 간절한 소망을 이뤄내야 비로소 그 빚을 조금이나마 갚게 되겠다”고 적었다.

이 지사는 충청의 여세를 몰아 11일 대구·경북과 12일 강원 순회경선, 12일 결과가 발표되는 1차 시민선거인단경선에서 승부를 결정짓는다는 계획이다. 일반 국민이 대규모 참여하는 1차 시민선거인단에서 과반을 유지하면 당심뿐만 아니라 민심에서도 ‘이재명 대세론’이 확인되는 셈이다. 이 지사는 이날 기자들에게 1차 시민선거인단에 대해 “모수가 늘어날수록 집단지성이 발휘된다”며 “할 일 열심히 하고, 입장과 미래 계획을 잘 설명해 (시민선거인단이) 합리적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1차 시민선거인단까지 과반을 확보한다면 경선 최대 변수로 꼽히는 호남지역 순회경선(25~26일)에서 큰 이변 없이 ‘굳히기’를 할 수 있다고 본다. 1차 시민선거인단 규모는 64만1922명으로, 200만명가량인 전체 선거인단의 3분의 1가량이다. 이 지사 캠프 관계자는 통화에서 “1차 시민선거인단에서도 50%를 유지하면, 호남에선 더 높은 지지율로 승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지사는 이날 오전 다음 경선 지역인 대구를 방문해 표심을 다졌다. 그는 대구상공회의소에서 구미·대구·포항권 2차전지 소재 산업벨트 구축 등 지역 공약을 발표했다. 그는 공약 발표 전 ‘경북도민의 노래’를 부르며 지지를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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