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사퇴안’ 놓고 딜레마 빠진 민주당 지도부

곽희양·김상범 기자

이 “13일 국회 본회의 처리를”

수용 땐 경선 후 원팀 못 꾸려

거부 땐 관리 공정성 휘말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이낙연 전 대표의 의원직 사퇴 처리를 두고 고심에 빠졌다. 부친의 농지법 위반 의혹으로 사퇴 의사를 밝힌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 사퇴안 처리까지 얽히면서 당 지도부의 계산이 복잡해지고 있다.

고용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9일 기자들과 만나 “송영길 대표와 윤호중 원내대표는 ‘원팀’으로 대선을 치러나가기 위해 모든 사람이 함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 (이 전 대표의) 사퇴를 만류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이 전 대표는 오는 25일 광주·전남 순회경선 전인 13일 국회 본회의에서 사퇴안을 처리해달라는 입장이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전북도의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송 대표와 윤 원내대표에게 “사퇴를 신속히 처리해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집기류를 뺐다.

당 지도부는 딜레마적인 상황에 놓였다. 이 전 대표의 의원직 사퇴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이재명 경기지사를 추격하기 위한 이 전 대표의 ‘승부수’를 막았다는 비판을 받게 된다. 이 전 대표 캠프 관계자는 기자와 통화하면서 “지도부의 사퇴 만류는 우리가 경선에서 진다는 것을 전제로 하는 것 같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특정 후보 캠프에 속하지 않은 한 의원은 “사퇴는 이 전 대표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카드”라며 “당 지도부가 계속 만류할 경우 ‘이심송심’(이 지사와 송 대표의 마음이 같다)이라는 오해를 받게 된다”고 말했다.

당 지도부가 의원직 사퇴를 수용할 경우 경선 이후 공동선거캠프 구성 등 원팀을 꾸리기 어렵게 된다. 이 전 대표의 사퇴로 내년 이 전 대표의 지역구인 서울 종로에서 보궐선거가 치러지는데, 이 경우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상황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13일 본회의에서 윤 의원의 사퇴안 처리를 바라는 국민의힘과의 역학관계도 얽혀 있다. 민주당은 윤 의원의 사퇴 안건을 표결에 부치기 전에 수사기관의 조사를 먼저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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