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확보 이낙연의 추격 전략 “될 것 같은 사람보다 ‘돼야 할 사람’ 뽑아달라”

김상범 기자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13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저출산 해결 공약 발표 기자회견을 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13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저출산 해결 공약 발표 기자회견을 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이낙연 전 대표가 이달 말 예정된 호남권 경선을 앞두고 ‘불안한 이재명, 안전한 이낙연’의 대비효과를 강조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 64만명의 국민선거인단이 참여한 ‘1차 슈퍼위크’에서 30%대 지지율을 확보하며 일말의 가능성을 엿본 뒤 의원직 사퇴라는 승부수에 더해 후보 자질론을 지속적으로 부각하면서 최대 승부처인 호남 경선까지 추격의 고삐를 죄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표는 13일 ‘당원 동지들께 드리는 글’에서 “민주당 대선 경선은 될 것 같은 사람이 아니라 대통령이 돼야 할 사람을 뽑는 과정”이라며 “2002년 호남이 위대했던 이유는 될 것 같은 이인제 후보가 아니라 대통령이 돼야 할 노무현 후보를 선택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가경영의 경험, 미래비전, 깨끗한 도덕성을 갖춘 준비된 후보가 민주당다운 후보이고, 대선 승리를 가져올 수 있는 후보”라고 말했다.

현재 지지율이 많이 나오는 ‘될 것 같은 사람’ 대신, 대통령에 적합한 ‘돼야 할 사람’을 선택해 달라는 호소로 읽힌다. 이 전 대표는 “확장성은 안전한 후보만이 가질 수 있다. 그 확장성이 저 이낙연에게 있다”라고 했다.

전날 국민·일반당원 선거인단 투표결과가 공개된 1차 슈퍼위크에서는 이재명 지사가 누적 득표율 51.41%로 과반을 달성했지만 이 전 대표도 31.08%를 확보하면서 이전보다 소폭 오른 성적을 거뒀다. 이 전 대표 캠프 내에서는 “추격의 불씨를 마련했다”라며 안도하는 분위기다. 이 같은 기세를 살려 후보의 강점으로 꼽히는 안정감·신뢰감을 부각시키며 오는 25~26일 호남권 경선에서 반전을 노리겠다는 계획이다. 이 전 대표를 돕는 한 전남 지역구 의원은 “지금 호남 분위기는 단순히 순위에서 앞선 사람에게 표가 몰리는 정도의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본선 승리를 위해 어떤 후보가 더 적합한지에 대한 지역 차원의 전략적 판단은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지사를 향한 공개적인 공세는 한결 잦아들었다. 지난 3일 이 전 대표 캠프 서누리 대변인이 “이재명 리스크가 민주당 리스크로 번지고 있다”라는 논평을 낸 뒤로 이 지사 실명을 언급해 ‘저격’하는 캠프 차원의 입장문은 자취를 감췄다. 지난 4~5일 충청권 경선의 주요 패인으로 과도한 네거티브가 부른 역효과가 지목되자 수위를 대폭 낮춘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전 대표는 계속해서 “깨끗한 도덕성을 갖춘 흠 없는 후보를 선택해 달라”라고 호소하면서 이 지사의 신상과 관련된 도덕성 의혹 등을 넌지시 암시하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정책 위주의 미래지향적인 모습을 최대한 노출시키겠다는 전략이다. 그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출생률로 대통령의 업무수행 실적을 평가받는 최초의 대통령이 되겠다”며 다자녀 기준 완화, 돌봄 국가책임제, 출산 인프라 확충 등을 담은 인구절벽 대응 공약을 발표했다. 의원직 사퇴 카드도 재차 강조하고 있다. 그는 당원들에게 “이제 제가 가진 것은 없다. 대선 승리를 위한 절실함뿐”이라고 밝혔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지난 8일 전격 사퇴의사를 밝힌 이 전 대표를 만류하고 있지만, 이 전 대표의 의지가 강해 지도부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사퇴 안건을 논의했다. 고용진 수석대변인은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후 기자들에게 “이 전 대표의 뜻을 확인했고 그 뜻을 존중한다”며 “그러나 향후 (사퇴안을)어떻게 처리할지는 좀 더 숙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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