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면 충돌한 여야 대정부질문···박범계 “윤석열-손준성 매우 특별한 관계”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13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열린 정치 분야 대정부 질문에 출석해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

여야가 13일 정치분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고발 사주’ 의혹으로 격돌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의혹의 중심에 윤 전 검찰총장이 있다”고 직격한 반면 국민의힘은 “야권 유력대선 주자에 대한 정치공작”이라면서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의 연루 의혹으로 역공에 나섰다. 답변에 나선 김부겸 국무총리는 “사실이라면 검찰의 정치개입으로 중대한 범죄행위”라고 지적했고,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윤 전 총장과 (의혹 당사자인) 손준성 검사는 매우 특별한 관계”라고 말해 의혹을 더했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정기국회 대정부질문 첫날인 이날 윤 전 총장 고발 사주 의혹을 놓고 정면으로 맞붙었다. 백혜련 민주당 의원이 먼저 “윤석열 검찰이 전달한 고발장과 동일한 고발장을 제출한 국민의힘, 이게 지금 대한민국의 실제 상황이다. 윤 전 총장이 가족보호를 위해 권력을 사유화하고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 했다”고 포문을 열었다. 백 의원은 “문서 비교 프로그램으로 검증한 결과 지난해 총선 당시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이 낸 고발장과 손준성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이 김웅 국민의힘 의원에게 전달했다는 고발장 등이 96~98% 일치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박지원 게이트’로 규정하고 반격했다. 고발 사주 의혹 제보자인 조성은 전 미래통합당 선거대책위원회 부위원장이 김웅 의원에게서 받은 고발장 사진을 첫 언론 보도 전에 박지원 원장에게 직접 전달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조씨가 전날 고발 사주 의혹 언론 보도 시점과 관련해 ‘원장님이나 내가 원했거나 상의했던 날짜가 아니다’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을 언급하며 “조씨 발언을 보면 이 사건은 명백한 국정원의 정치 개입, 공작 게이트”라며 “윤 전 총장에 의한 고발 사주가 아니라 박 원장에 의한 정치공작 사주라고 규정지어도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공격했다.

답변에 나선 정부 측 인사들도 여야 공방전에 사실상 가세했다. 이번 의혹의 감찰과 수사 등을 지휘하는 위치에 있는 박범계 장관은 “(윤석열) 전임 검찰총장과 손준성 수사정보정책관은 매우 특별한 관계였다”며 “그것의 근거가 될 수 있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지금 밝히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이 손 정책관을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의 사람’이라고 주장한 것에 대해 반박한 것이다. 박 장관은 또 “취임 후 인사 단행 때 윤 전 총장이 손준성 검사의 유임을 요청한 사실이 있는가”라는 백 의원 질의에 “그렇게 전달받았다”고 말했다.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이 “공수처가 광속도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데 정상적이라고 보느냐”고 묻자, 박 장관은 “공수처가 판단할 일”이라고 맞서기도 했다.

박 장관은 고민정 민주당 의원이 ‘손준성 정책관의 텔레그램 계정’이 이날 아침 ‘탈퇴 처리’ 됐다는 의혹을 지적한 데 대해선 “대단히 중요한 대목”이라며 “법적인 개념의 ‘증거인멸’이라고 속단해서 말씀드리기는 곤란합니다만 어찌 됐든 텔레그램 (대화)방의 폭파, 또 본인 텔레그램 계정의 해체(탈퇴) 이런 것들은 고 의원님이 지적하는 그런 측면이 없지 않다”고 말했다.

김부겸 총리도 민병덕 민주당 의원이 “기획 고발을 했다면 검찰발 검풍(檢風) 사건이다. 이를 지휘책임자가 모를 수가 없다”고 지적하자 “만약 사실이라면 국가 조직으로서 있을 수 없는 일이고, 공무원이 대놓고 정치개입을 한 것은 중대한 범죄행위”라고 답했다. 김 총리는 국민의힘 측의 박지원 게이트 의혹 제기에 대해선 “박 원장이 스스로 자기 입장을 밝히지 않겠느냐”면서도 “지금까지 나온 것을 보면 박 원장이 당대표 때 (조성은씨가) 최고위원이었기 때문에 알게 됐고 도움을 받은 것이지, 다른 어떤 정치적 이유로 만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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