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에게 ‘호남 민심 잡기’가 중요한 이유···조기 대세론 완성은 ‘원팀’의 필수조건?

박홍두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이재명 후보(가운데)가 14일 서울 여의도 캠프에서 열린 전북 공약발표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권호욱 선임기자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이재명 후보(가운데)가 14일 서울 여의도 캠프에서 열린 전북 공약발표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권호욱 선임기자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1차 슈퍼위크’에서 경선 초반 대세론을 증명한 이후 호남 표심을 잡기 위한 총력전에 나섰다. 지난 13일 광주·전남 지역 공약에 이어 14일에는 전북 지역 공약을 발표하며 호남에서 1위를 굳히겠다는 복안이다. ‘호남 대전’에서 과반 압승을 이어가 조기에 대세론을 확정지으면 경선 이후 본선을 대비한 ‘원팀’ 형성에 유리할 것이라는 전략이 엿보인다. 경선에서 중도 사퇴한 정세균 전 국무총리 지지세를 끌어들이기 위한 경쟁에도 나서고 있다. 남은 열흘 가량의 호남 집중 공략에 이 지사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이 지사는 이날 서울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전북 지역 공약 발표 기자간담회를 열어 “과감한 투자와 혁신으로 전북 지역 경제를 부활시키고 다가오는 에너지대전환 시대에 그린뉴딜 중심의 전북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지사는 ‘군산·완주 친환경 자동차산업단지 육성’, ‘새만금 앞바다 해상풍력발전단지 건설’ 등 지역 개발 사업 등을 모은 ‘전북 6대 공약’을 제시했다. 이 지사는 “장밋빛 약속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실천은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자신의 실행력을 강조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 지사는 전날엔 광주·전남 공약을 발표하는 등 연일 ‘호남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오는 25~26일로 예정된 호남 대전이 1차 슈퍼위크 이후 최대 승부처로 꼽히자 총력전에 나선 것이다.

현재까지 진행된 지역순회 경선은 선거인단(대의원·권리당원 등)이 최대 5만여명(대전·충남) 정도였다. 하지만 오는 25~26일로 예정된 호남(광주·전남·전북) 경선의 경우 선거인단이 총 20만명에 달해 서울·경기보다 많다. 이 때문에 경선 승패를 가를 최대 승부처로 꼽힌다. ‘민주당의 심장’으로 불리며 향후 다른 지역 경선에 미치는 효과도 적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현재 1위를 달리는 이 지사로서도 총력을 다해야 하는 상황인 셈이다.

이 지사는 현재의 호남 판세에 대해 “아슬아슬한 과반을 했기 때문에 쉽지 않겠다는 걱정을 하고 있다”며 “이낙연 전 대표의 연고지이고 또 지지율도 그쪽이 높게 나오니까 우리가 전혀 낙관할 수 없는 상태”라고 자세를 낮췄다. 그러면서 “특별한 전략이 있는 게 아니고 성심과 최선을 다하고 1분1초를 아껴서 호남지역 국민들께 호소드릴 것”이라며 “압도적으로 경선을 조기에 끝내야 본선 경쟁력이 높아질 수 있다는 말로 끊임없이 읍소하는 게 전략”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과반 승리에 대한 ‘부담’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이 지사로선 최대한 일찌감치 ‘과반 대세론’을 입증해야 경선 이후 각 후보 진영을 규합하는 ‘원팀’ 구성에 유리한 입지를 다질 수 있다.

하지만 경쟁 후보인 이낙연 전 대표 등의 추격전이 거세다. 이 전 대표와의 격차가 20%포인트 가량 나는 상황이지만 이 전 대표가 호남 출신인 데다가 호남 지역에서는 여론조사상 지지율이 다른 지역에 비해 격차가 크지 않은 편이다. 자칫 과반 승리를 노리다가 ‘역전의 발판’을 내줄 수 있다는 위기감도 나오는 이유다.

경선에서 중도 하차한 정세균 전 총리의 존재도 ‘변수’다. 이 지사는 이날 “매우 역량도 출중하고 경륜도 높고 인품도 출중하고 내겐 정치적 은인 같은 분이어서 앞으로 잘 모시고 지도받고 싶다”고 말했다. 전북 출신인 정 전 총리와의 관계를 부각시키면서 민심에 호소한 것이다. 정 전 총리 측 의원과 캠프 인사들과의 결합 가능성에 대해선 “최대한 정 전 총리와 같이했던 분들을 모시고 싶다”며 “지금 당장은 (마음이) 아플 것이라서, 성심으로, 낮은 자세로 잘 모시겠다. 최대한 노력해야겠다”고 구애했다.

이 지사 측은 오는 17일쯤부터 캠프에 속해 있는 의원들 30여명을 호남 지역에 전부 내려보내 지역을 나눠 배당한 뒤 각자 지지 활동을 벌일 계획이다. 이 지사는 측 한 의원은 이날 기자와 통화하면서 “과반을 목표로 뛰고 있지만 일단 40%대 중반의 득표율이면 (결선투표 없이) 본선 직행을 노릴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이 지사의 진심을 호남에 잘 설명하는 것에 최대한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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