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사퇴에 이낙연 캠프 ‘기대 반 우려 반’

김상범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13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후보직 사퇴 기자회견 직후 열린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인사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13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후보직 사퇴 기자회견 직후 열린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인사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중도 하차하면서 2위 주자인 이낙연 전 대표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같은 호남 출신인 정 전 총리 지지율을 일부 흡수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다만 정 전 총리가 특정 후보에 대한 뚜렷한 지지선언을 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해 이 전 대표 측에서도 신중한 접근법을 취하고 있다.

이 전 대표 측은 정 전 총리의 후보 사퇴가 가져올 영향에 대해서는 일단 긍정적으로 본다. 이 전 대표 측 핵심 관계자는 14일 기자와 통화하면서 “이낙연 후보의 호남 후보론이 탄력을 받아 지지층이 결집하는 계기가 될 수 있으리라고 본다”라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오는 25~26일 호남권 경선을 앞두고 이 지역 표심 잡기에 사활을 걸고 있다. 서울 캠프 인원도 최소화하고 모든 인력을 호남에 집중 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약 20만명의 권리당원이 포진한 호남에 승부수를 걸어 이재명 경기지사와의 11만표 가량 격차를 단숨에 좁히겠다는 계획이다.

우려와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이 전 대표로서는 이 지사의 과반을 저지하고 결선으로 진출하기 위해선 4%대에 불과한 정 전 총리의 지지율이라도 끌어안아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정 전 총리가 지금까지 이 전 대표와의 단일화에 대해 불편한 심경을 드러내온 데다가, 그의 지지율이 온전히 이 전 대표 측으로 흡수된다는 보장도 없어 섣불리 낙관론을 드러내는 것은 경계하고 있다. 이 전 대표 측 한 인사는 “호남에서 정 전 총리가 갖고 있던 영향력이 있지만, 선거는 결국 한 명, 한 명의 마음으로 결정되는 것인데 그 유불리를 쉽게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당원들에 대한)예의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조직력보다는 민심의 흐름이 중요해진 최근 선거판에서 오히려 갈 곳 잃은 표심이 ‘이재명 대세론’으로 흘러들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 전 대표는 조만간 정 전 총리와 만나 위로의 뜻을 전달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캠프 관계자는 “(정 전 총리로서는)생각하지 못했던 사태였을 것이기 때문에, 위로의 말과 함께 정권재창출을 위해 역할을 하셔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씀도 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실무진 선에서는 정 전 총리 사퇴 직후부터 물밑 접촉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젊은 여성암 환자 애프터케어(사후관리)와 관련해 사단법인 ‘쉼표’와 정책협약식을 갖고, 이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한부모 가정에게는 국가가 양육비를 먼저 지급하는 ‘양육비 대지급제’ 공약을 발표했다. 오는 15일부터는 다시 호남으로 내려가 전북, 광주를 차례로 방문하고 추석 연휴에도 호남 일정을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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