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주자들의 뒤늦은 '조국 과잉수사' 논쟁

유정인 기자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홍준표 의원이 지난 16일 서울 중구 TV조선 스튜디오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선거 경선후보자 1차 방송토론회에서 토론을 준비하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홍준표 의원이 지난 16일 서울 중구 TV조선 스튜디오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선거 경선후보자 1차 방송토론회에서 토론을 준비하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대선 주자들이 17일 조국 전 법무부장관과 그 가족에 대한 검찰 수사를 두고 뒤늦은 ‘과잉수사’ 논쟁을 벌이고 있다. 전날 당 경선 후보자 1차 토론회에서 홍준표 의원이 “과잉수사”라고 한 게 지지층에서 논란을 부르면서 하루 뒤까지 여진을 겪었다. 홍 후보는 자신에게 쏟아진 공격에 불쾌감을 드러내면서도 ‘과잉수사’ 발언에선 한 발 물러섰다.

발단은 전날 열린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자 토론회였다. 홍 의원이 하태경 의원의 질문에 “(조국 수사가) 잘못된 게 아니라 과잉 수사를 했다는 거다. 전 가족을 도륙하는 수사는 없다”고 하면서 토론회에서부터 논란이 됐다. 이를 두고 “조 전 장관 부인인 정경심 교수는 2심까지 실형 유죄가 나왔는데 과연 도륙인가”(원희룡 전 제주지사), “왜 조국 교수와 ‘썸’(호감있는 상대와의 밀고당기기)을 타나”(하 의원) 등 발언이 나왔다.

토론회 뒤엔 이날까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연장전’이 펼쳐졌다. 홍 의원은 토론 직후 SNS에 “조국 수사가 부당했다고는 생각지 않지만 과했다는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고 썼다. 이후 논란이 계속되자 그는 다시 글을 올려 “조국 전가족 수사가 가혹하지 않았다고 국민들이 지금도 생각한다면 제 생각을 바꿀 수밖에 없다”면서 “그러나 제 수사 철학으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정치수사였다”고 했다.

홍 의원의 이 같은 발언에는 국민의힘과 보수세력 지지자 밖으로의 ‘확장성’을 노리려는 전략적 측면도 녹아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경선 선두권을 형성한 홍 의원은 경쟁 주자들에게 ‘역선택 때문’이라는 지적을 받을 만큼, 전통적인 국민의힘 지지층 바깥의 세력에서 지지율을 높여왔다. ‘조국 사태’는 홍 의원 지지층인 2030세대에게는 ‘공정’ 이슈와 맞물린 예민한 문제라, 홍 의원으로선 다루기 쉽지 않은 주제다.

홍 의원이 한 발 물러섰지만, 경쟁 주자들의 ‘약한 고리’ 공략은 계속될 수 있다. 유승민 전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조 전 장관의 경우는 관용을 베풀 상황도, 연좌제도 아니다”라며 “홍 의원이 말을 빨리 잘 바꾸는데, (이번에도) 금방 또 바꿨다”고 말했다. 그는 전날 SNS에도 “이들 일가의 불법·특권·반칙·위선 때문에 온 국민이, 특히 청년들이 분노와 좌절에 빠졌는데 과잉수사라니요”라고 적었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도 이날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홍 후보가 조국 가족 수사가 과잉수사였다고 한 건 실언 아닌가 싶다”며 “가족 중에 대표자만 구속한다는 이런 논리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전날 밤 SNS에 “홍준표 후보가 민주당 지지층의 역선택을 유도하기 위해 던진 발언이라고 본다”며 “그 귀한 말씀은 수사가 한참 진행 중일 때 하셨어야지. 그럼 최소한의 진정성을 인정받을 수는 있었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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