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 주자 인터뷰(1)

유승민 “먹고사는 것 해결에 전력…로또아파트 같은 건 절대 안 한다”

심진용 기자
유승민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지난 24일 서울 여의도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권호욱 선임기자

유승민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지난 24일 서울 여의도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권호욱 선임기자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인 유승민 전 의원(63)은 “낡은 진보와 낡은 보수의 집권은 끝내고 이 시대의 문제를 해결하는 정부가 나와야 한다”며 “결국 문제는 경제”라고 말했다.

유 전 의원은 지난 24일 서울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평생 경제 문제를 고민했고, IMF 외환위기 속에 정치에 뛰어들 때도 먹고사는 문제만은 내 손으로 해결해보자고 도전했다. 그 초심으로 이번 대선에 모든 걸 쏟아붓겠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유 전 의원은 인터뷰에서 “이대로 가면서 분배만 잘하면 된다고 체념하는 것 자체가 굉장히 위험한 병”이라고 거듭 ‘경제성장’을 강조했다. 노동·연금개혁과 증세 등 민감한 문제를 주요 공약으로 내건 이유는 “미래를 위한 것”이라며 “(최저임금 1만원 약속처럼) 엉터리 공약, 사과할 공약은 하지 않기로 마음먹었다”고 했다.

유 전 의원은 곽상도 국민의힘 의원의 아들이 화천대유에서 퇴직금·성과급 명목으로 50억원을 받은 것을 두고는 26일 서면 인터뷰에서 “곽 의원은 제명·출당 조치가 불가피하다. 우리 당은 누가 됐건 모든 조사 다 받을 테니 더불어민주당도 동참하라”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왜 유승민인가.

“하나만 들라면 역시 경제다. 우리 당 후보들 중에도 판사·검사 출신이 많은데, 판검사 출신들이 할 수 있는 것과 나처럼 평생 경제를 고민해왔고 정치권에 들어와서 안보 문제까지 두루두루 섭렵하고 겪어본 사람이 할 수 있는 것을 비교하면 문제해결 능력이 완전히 다르다고 생각한다. ‘대통령이야 아무나 뽑으면 어떠냐, 사람만 잘 쓰면 된다’고 하지만 그러다 실패한 게 바로 문재인 대통령 아닌가.”

[국민의힘 대선 주자 인터뷰①]유승민 “먹고사는 것 해결에 전력…로또아파트 같은 건 절대 안 한다”

- 당선된다면 최우선 과제는.

“곧바로 부동산 가격 안정에 전력을 집중해 초반 몇 달 안에 국민이 신뢰할 만한 공급계획과 세금·규제 관련 새로운 정책을 내놓을 거다. 임기 전반적으로는 경제성장에 집중할 거다. 경제성장으로 일자리를 만들고, 소득을 올려 인구 감소와 양극화 문제까지 풀어야 한다.”

- 본인이 생각하는 부동산대책은 무엇인가.

“실효성 있는 공급대책을 내놔야 한다. 재개발·재건축·용적률 규제를 확 풀고, ‘그린 없는’ 그린벨트도 주택용지로 쓸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민간개발 방식으로 수도권에 100만호를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가격을 내리겠다는 신뢰만 준다면 부동산 가격은 잡힌다.”

- 경쟁 후보 공약에 비해 밋밋하다는 지적도 있다.

“그런 얘기도 있지만 ‘로또아파트’는 절대 안 할 거다. ‘반값이다’ ‘원가다’ 하는 거 다 로또 아닌가. 3기 신도시에 청년 원가주택 30만호를 공급한다는 게 윤석열 전 검찰총장 공약이다. 그게 가능하다고 쳐도, 집 없는 청년이 몇명인가. 30만명에 못 들어간 다른 청년들에게는 얼마나 불공정한가. 국민들이 정말로 원하는건 부동산 시세를 낮춰달라는 거다. 나보고 ‘한 방’이 없다고 하는데, 그 ‘한 방’이 사실은 전부 사기라는 거다.”

[국민의힘 대선 주자 인터뷰①]유승민 “먹고사는 것 해결에 전력…로또아파트 같은 건 절대 안 한다”

“이대로 분배만 잘하면 된다
체념하는 것은 위험한 병”

노동·연금개혁, 증세 주장
“사과할 공약은 하지 않는다”

- 경제성장이 꼭 필요한가.

“더 이상 성장해봐야 과거처럼 고용 창출이 안 되고, 1~2% 성장률이면 충분하다, 이대로 가면서 분배만 잘하면 된다고 체념하는 것 자체가 위험하다고 본다. 자전거도 달리다 서면 넘어진다. 인구구조나 양극화 문제가 워낙 심각해 현상유지는커녕 2만달러, 1만달러 수준으로 오히려 추락할 가능성도 큰 게 우리 경제다. 인구구조가 바뀌면서 일할 사람이 없고, 이대로 가면 복지에 쓸 돈도 없어진다. 기업을 봐도 30년 전 1등 하던 삼성이 지금도 1등이다. 대한민국을 더 성장하는 경제로 만들고, 인구 문제와 양극화 문제를 어떻게 푸느냐에 따라 망할 수도 흥할 수도 있는 분기점에 있는 게 지금 대한민국이다.”

- 노동개혁도 강조했다.

“노동시장이 안 바뀌면 성장할 수 없다. 우리 같은 위기에 처했던 유럽의 스웨덴, 독일, 네덜란드, 덴마크가 다 노동개혁을 거쳤다. 핵심은 노동 플러스 복지 개혁이다.”

- 증세 필요성도 이야기했다.

“세금은 최대한 아껴 써야 하지만, 복지 수준이 전반적으로 올라가려면 지금 세금으로는 안 된다. 조세부담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한참 낮은데 복지는 평균 수준으로 갈 수 있나.”

야권 주자 지지율 3위에
“TK서 마음 돌려주시면…”

- 증세나 노동개혁은 선거를 앞두고 부담이 큰 공약이다.

“4년 전 최저임금 1만원 공약을 냈다가 바로 그다음 해 중소기업중앙회 신년인사회에 가서 사과했다. 경제 상황이 좋아지면 하겠다는 거였지만, 잘못 낸 공약이었다고 했다. 이번에는 엉터리 공약, 사과할 공약은 안 하기로 마음먹었다.”

- 나토식 핵공유를 주장하는데 한반도 긴장 고조나 북·중 밀착 우려가 있지 않나.

“북한 핵무기가 실전 배치되고 그게 언제든 우리나라 전역을 공격할 수 있게 될 때 그 방어책은 뭐냐고 묻고 싶다. 설마 우리한테 쏘겠냐는 희망 말고 대책이 뭐냐는 거다. 북한과 중국은 이미 밀착할 대로 밀착한 상태다. 오히려 핵공유가 중국을 실질적으로 압박할 수 있는 카드라고 본다. 그간 중국 중심 6자회담으로 뭘 얻었나. 유엔 안보리 제재를 해도 중국이 말을 안 들어 효과가 없지 않았나.”

- 지지도는 국민의힘 내 3위다.

“결국 영남 보수다. 대구·경북에서 마음을 돌려주시면 지금 지지율 숫자는 한꺼번에 올라간다. 내가 수도권 중도층이나 젊은층에서 반대할 이유가 있는 사람은 아니지 않나. 영남 보수 지지를 못 받고 3등에 머물러 있으니 중도층·젊은층도 저 사람으로 정권교체 되겠느냐는 의구심이 있는 거다.”


Today`s HOT
러시아 미사일 공격에 연기 내뿜는 우크라 아파트 인도 44일 총선 시작 주유엔 대사와 회담하는 기시다 총리 뼈대만 남은 덴마크 옛 증권거래소
수상 생존 훈련하는 대만 공군 장병들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불법 집회
폭우로 침수된 두바이 거리 인도네시아 루앙 화산 폭발
인도 라마 나바미 축제 한화 류현진 100승 도전 전통 의상 입은 야지디 소녀들 시드니 쇼핑몰에 붙어있는 검은 리본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