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상도 아들 50억’이 뒤바꾼 대장동 공방…이재명 ‘역공’, 이낙연 ‘수위 고심’

김상범 기자
지난 26일 전북 완주군 우석대학교 체육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전북 합동연설회에서 이재명 후보와 이낙연 후보가 연설장을 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6일 전북 완주군 우석대학교 체육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전북 합동연설회에서 이재명 후보와 이낙연 후보가 연설장을 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경기지사에게 겨눠졌던 성남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이 새로운 국면을 맞으면서 이 지사를 비롯한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들의 대응에 변화가 일기 시작했다. 곽상도 국민의힘 의원 아들이 부동산 개발업체 화천대유자산관리로부터 50억원을 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 지사는 이를 반전의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 대장동 의혹을 고리로 경선에서 이 지사를 추월하려던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공세의 방향과 수위에 대한 고심에 들어갔다.

이 지사는 27일 적극적 공세로 전환했다. 이 지사 캠프는 이날 서울중앙지검에 곽상도 의원에 대한 고발장을 제출했다. 이들은 고발장에서 “곽 의원이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재명 후보가 대장동 개발사업을 불법적으로 진행해 부당이득을 취득했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며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곽 의원은 화천대유에 근무했던 아들이 퇴직금조로 50억원을 받은 사실이 전날 알려지자 “이익분배구조를 설계해 준 이 지사야말로 대장동 개발사업의 명실상부한 주인”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 지사 측은 이를 ‘국민의힘 게이트’로 전환시킬 절호의 기회로 여긴다. 캠프 선거대책위원장인 우원식 의원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번 사건은 국민의힘 비리 의혹사건으로 불러야 한다”며 “야당의 국정조사와 특검 요구는 수사 칼날을 피하기 위한 정치공작”이라고 밝혔다. 이 지사도 전날 SNS에서 “국민의힘 토건비리 커넥션은 여전히 변함없다”며 야당의 대국민 사과를 요청했다. 특히 대장동 의혹에도 불구하고 이 지사의 지지율이 상승세를 타면서 의혹을 돌파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지난 24~25일 전국 성인남녀 1006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선 후보 적합도를 물은 결과 이 지사는 일주일 전 조사에 비해 6.4%포인트 오른 30.0%를 기록했다. 같은 조사에서 지난 7월 첫째주 이후 3개월 만에 30%대를 회복했다. 이 지사를 지지하는 현역 의원모임인 성공포럼은 오는 28일 ‘개발이익환수 법제화 긴급토론회’를 열어 대장동 개발사업의 구조적 문제와 개선방안 등을 다룬다. 이 지사도 토론회에 참석해 축사를 할 예정이다.

2위 주자인 이 전 대표는 입장이 난처해졌다. 그동안 이 전 대표는 이 지사에게 대장동 의혹 진실규명을 요구하며 ‘화천대유 방지법’까지 제안하는 등 지지율 격차를 좁히기 위한 공격 소재로 써 왔다. 하지만 곽 의원 등 국민의힘 관련자들의 이름이 속속 등장하면서 대장동 의혹은 여야 맞대결 구도로 흘러가고 있어, 이 지사에 대한 맹목적인 네거티브는 오히려 역풍을 부를 수 있는 상황이다.

이 전 대표는 이날 부산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장동 개발 비리의 본질은 부정부패”라며 정부 합동특별수사본부 설치를 촉구했다. 조준점을 “기득권 세력의 특권 동맹”으로 다소 광범위하게 잡아 놓고 이 지사를 겨냥한 대장동 의혹의 불씨를 계속 살려 가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이 전 대표 캠프는 전날 입장문에서 “이 지사도 이 사업의 인허가권자이고, 사업의 설계자를 자처한 만큼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CBS 라디오에서 “지금은 큰 그림 중 코끼리 다리도 나오고 귀도 나오고 하는 상황”이라며 “언제일지 모르지만 코끼리 전체가 그려질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이 지사의 이름을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모호한 메시지를 통해 이 지사 연루 가능성의 여지는 남겨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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