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능" "무능해서 죄송"···설전 난무한 국민의힘 4차 토론

유정인 기자
국민의힘 대선 주자들이 지난 28일 서울 상암동 MBC에서 열린 대선 경선 4차 방송토론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황교안, 유승민, 최재형, 안상수, 하태경, 윤석열, 홍준표, 원희룡 후보.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대선 주자들이 지난 28일 서울 상암동 MBC에서 열린 대선 경선 4차 방송토론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황교안, 유승민, 최재형, 안상수, 하태경, 윤석열, 홍준표, 원희룡 후보.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대선 주자들이 네 번째 TV토론에서 외교·안보·통일 정책으로 맞붙었다. 핵공유와 전술핵 재배치, 모병제, 여성 징병제 등 쟁점에서 찬반이 갈렸다.

성남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이 야당 주자들간 설전으로 번지기도 했다. ‘양강’인 홍준표 의원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각각 “(총장 때 몰랐으면) 무능” “무능해서 죄송하다”며 부딪혔다. 유승민 전 의원과 윤 전 총장은 직전 토론회에서 벌인 대장동 의혹 관련 공방 연장전으로 “가족은 건드리지 마라”(유 전 의원) “매도하지 마라”(윤 전 총장)고 맞붙었다.

■“문석열”, “스스로 만든 말 아니냐”

전날 밤 녹화돼 29일 새벽까지 방송된 토론회는 첫 순서부터 찬반이 갈렸다. 차기 정부가 한반도 비핵화에 가져야 할 태도를 묻는 공통질문에 홍 의원이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식 핵균형”을 주장하면서 이후 다른 후보들과 부딪혔다.

홍 의원은 윤 전 총장이 “북한의 핵보유를 인정하지 않는 원칙을 세워서 대응하는 게 (북핵을) 인정하는 것보다 유리하다”는 입장을 밝히자 “문재인 정부에서 실패한 참모로 대북 정책을 만들어 문재인 2기, ‘문석열(문재인+윤석열)’이라는 말이 떠돈다”고 비판했다. 윤 전 총장은 이에 “홍 후보가 만든 말 아니냐”고 응수했다.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고 미국의 전략핵을 가져와 핵균형을 맞추자는 것은 비핵화 체제를 전면 부인하는 것으로 한·미동맹에 평지풍파를 일으킬 것”이라고 했다. 홍 의원이 “그런 나약한 생각으로 대통령을 하려하느냐”고 답하자, 원 전 지사는 “말은 콜라, 사이다가 시원할지 몰라도 안보는 그러면 안된다”고 응수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윤 전 총장을 겨냥해 “공약에는 국민안전에 위협받으면 핵공유를 미국에 강력 요구하겠다고 하고 5일 뒤엔 캠프에서 반대했는데 정확한 입장이 뭐냐”고 따졌다. 윤 전 총장은 “공약을 똑바로 안 읽은 모양”이라며 “기존의 대응이 계속 안되면 미국과 상의해서, 어쩔 수 없는 때 고려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모병제 두고 “나라 말아먹어” “시비 거나”

여성징병제를 두고도 입장이 갈렸다. 홍 의원은 “여성징병제는 반대한다. 전통적으로 그렇게 해 왔고, 여성은 지원병제로 보충하면 된다”고 한 반면, 하태경 의원은 “이제 남녀가 같이 국방도 책임지는 시대가 돼야 한다”고 찬성 입장을 밝혔다. 원 전 지사도 “남녀 징병제도 여성희망복무제를 도입해 중립적으로 해야 한다”고 긍정적 입장을 냈고, 유 전 의원도 “검토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했다.

홍 의원 공약인 차기 대통령 임기내 모병제 전환 계획을 둘러싼 언쟁도 나왔다. 하 의원은 모병제 전환 규모에 대해 홍 의원이 “한 30만명을 하려고 한다”고 하자 “나라 말아먹겠다”고 비판했다. 이에 홍 의원이 “시비를 걸려고 나온 건지, 자기 공약은 없다”고 답하고, 하 의원이 다시 “완전히 구라 공약”이라고 하는 등 공방이 벌어졌다.

■야당 주자간 신경전으로 번진 대장동 의혹

대장동 의혹을 두고는 주자들간 신경전이 계속됐다. 홍 의원은 윤 전 총장에게 “대장동 사건이 악취가 처음부터 났는데, 검찰총장 재직할 때 전혀 몰랐나”라고 물었다. 윤 전 총장이 “몰랐다”고 답하자 홍 의원은 “그걸 몰랐으면 무능한 것”이라고 했다. 윤 전 총장은 이에 “글쎄 뭐 무능해서 죄송하다”고 맞받았다.

유 전 의원과 윤 전 총장간 설전도 벌어졌다. 유 전 의원은 윤 전 총장의 검찰 재직 당시 함께 일한 박영수 전 특검이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에 오르내리는 것을 들어 “(박 전 특검은) 비리 덩어리인 것 같은데 개인적으로 가까운 사이인가” 등을 물었다. 윤 전 총장은 “가까운 사이”라면서 “(대장동 사건) 진행 과정을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

지난 26일 토론회에서 유 전 의원이 대장동 의혹에 법조인들이 대거 포함된 것을 지적하자 윤 전 총장이 유 전 의원 부친 등의 법조인 경력을 언급한 것을 두고 여진이 이어졌다. 유 전 의원은 “가족은 건드리지 말자. 제가 윤 후보 부인과 장모 의혹에 대해 한 번도 얘기 안했다”고 불쾌함을 내보였다. 윤 전 총장도 “다른 사람도 다 가족이 있다. 그런 식으로 매도하지 말라”고 맞서면서 긴장이 고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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