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고'로 문 열고 '주술논쟁'으로 문 닫는 국민의힘 2차 예비경선

유정인 기자
국민의힘 대선 경선의 유승민, 하태경, 안상수, 최재형, 윤석열, 홍준표, 원희룡, 황교안 후보(앞줄 왼쪽부터 시계 반대 방향)가 지난 5일 서울 여의도 한국방송공사 스튜디오에서 제6차 방송토론회를 준비하고 있다. 오는 8일 2차 예비경선에서 이들 중 4명이 본경선에 진출하게 된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대선 경선의 유승민, 하태경, 안상수, 최재형, 윤석열, 홍준표, 원희룡, 황교안 후보(앞줄 왼쪽부터 시계 반대 방향)가 지난 5일 서울 여의도 한국방송공사 스튜디오에서 제6차 방송토론회를 준비하고 있다. 오는 8일 2차 예비경선에서 이들 중 4명이 본경선에 진출하게 된다. 국회사진기자단

본경선 진출자 4명을 가리는 국민의힘 2차 대선 예비경선(컷오프) 통과자 명단이 오는 8일 발표된다. 1차 컷오프에서 살아남은 주자 8명과 국민의힘은 지난 22일의 열전에서 무엇을 얻고, 무엇을 잃었을까.

토론회를 6차례 했고 매일 장외 논쟁도 벌였다. 그러나 경선 주요 쟁점은 정책과 비전 경쟁과는 거리가 멀었다. 2차 컷오프를 하루 앞둔 7일에는 ‘주술 논쟁’의 여진으로 신경전이 계속됐다. 본경선에서 차기 집권 세력으로서의 능력을 보여주느냐가 거대 양당 중심의 대선 구도에 변수가 될 수 있다.

국민의힘은 지난 9월 15일 1차 컷오프를 통해 20대 대선에 나설 당 대표선수를 뽑는 경선 후보를 11명에서 8명으로 줄였다. 8일에는 이를 다시 4명으로 줄여 본경선에 돌입한다

경선 후보 8명의 지난 22일간의 경쟁은 “국민들이 만족할 훌륭한 경선을 치러달라”(이준석 대표, 9월 16일)는 당부와는 거리가 멀었다. 1차 컷오프 전후로 양강 구도를 형성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홍준표 의원 사이 감정전이 격화하면서 당 지도부에서 경고 발언이 나왔다. 이 대표는 양측이 윤 전 총장의 ‘고발사주 의혹’을 두고 신경전을 벌이자 “유도 심판이면 둘 다 경고 한 장씩을 주고 싶다”고 했다.

지난달 16일부터 이어진 6차례 토론회도 비전을 겨루는 자리로는 한계가 있었다. 1차 토론회에선 선두권 주자들이 고발사주 의혹 제보의 진원지를 두고 언쟁을 벌였다. 2차 토론회에선 공약의 내용보다 윤 전 총장 측의 공약 표절 의혹에 경쟁 주자들의 공세가 집중됐다.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이 확산한 3차 토론회부터는 이를 둘러싼 주자들의 신경전이 정책 토론을 잠식했다. 홍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 등이 윤 전 총장에게 의혹 대상에 포함된 박영수 전 특별검사와의 관계, 의혹의 핵심인 화천대유 관계자와의 미심쩍은 부동산 거래 의혹을 집중 제기했다.

2차 예비경선 기간 후반부는 윤 전 총장발 ‘주술 논쟁’에 정책 경쟁이 묻혔다. 3·4·5차 토론회에 윤 전 총장이 손바닥에 임금 왕(王)자를 적고 나온 것이 확인된 후 경쟁 주자들의 비판과 윤 전 총장 해명이 부딪히며 주술 논쟁이 가열됐다. 지난 5일 새벽 방송된 6차 토론회에선 유 전 의원이 몇몇 역술인의 이름을 거명하며 윤 전 총장을 압박했다. 토론회 직후 윤 전 총장과 유 전 의원이 언쟁을 주고받는 등 충돌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7일까지 진실게임이 이어졌다. 윤 전 의원 측은 물리적 충돌은 없었고 ‘정법이라는 분은 강의 영상을 보면 어떤 분인지 알 수 있다’는 취지로 말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유 전 의원은 “이런 영상을 봐서 ‘왕’자를 쓴 채 토론에 나왔느냐”고 공개 비판하는 장외 언쟁이 이날까지 계속됐다.

홍 의원은 주술 논쟁이나 대장동 의혹에선 한 발 비켜섰지만 토론회 내내 막말 논란에서 자유롭진 못했다. 경쟁주자들에게 “쥐어팰 수도 없고” “그렇게 유약해서야” “가만히 있어 봐” 등의 발언을 한 것을 두고 하태경 의원의 집중 공격을 받았다.

주자간 네거티브 양상이 반복되면서 당초 경선버스 출발 때 강조했던 원팀 정신은 무색해졌다. 4강 진출자의 진검승부가 펼쳐지는 본경선에서도 주자간 신경전과 네거티브 경쟁은 확산될 공산이 크다.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과 고발사주 의혹 등 대형 의혹이 거대 양당의 대선 의제를 지배할 것으로 보여 4강전에서도 제1야당의 수권 능력을 입증하는 어젠다 경쟁이 활발해지기 어려울 거란 관측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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