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연소 후보 박용진, ‘감세론’ 내걸며 파격 시도했지만…넘지 못한 1%의 ‘벽’

김상범 기자
지난 2일 오후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BPEX)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부산·울산·경남 합동연설회에서 박용진 후보가 정견발표하고 있다.|연합뉴스

지난 2일 오후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BPEX)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부산·울산·경남 합동연설회에서 박용진 후보가 정견발표하고 있다.|연합뉴스

1.55%.

더불어민주당 최연소 대선 경선 후보인 박용진 의원의 첫 도전은 이렇게 막을 내렸다. “정치 세대교체로 대한민국의 시대 교체를 이루겠다”며 도전장을 낸 박 의원의 꿈은 결국 1%대의 벽을 깨지 못했다. 민주당 서울지역 경선이 열린 10일 최종 누적득표율 결과를 받아든 박 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이재명 후보님께 축하 말씀 드린다”며 “대선 승리와 정권 재창출을 위해 함께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의원은 지난 5월 “낡은 정치의 틀을 부술 것”이라며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여권 내 첫 공식 출마 선언이었다.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을 거쳐 민주당에 안착한 박 의원은 유치원 3법 발의,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 차명계좌 문제 등을 제기하면서 대중들에게 이름을 알려 왔다.

‘97세대(90년대 학번·70년대생)’인 박 의원은 출마 자체만으로도 ‘86세대’가 장악한 여권 내 세대 교체의 필요성을 제기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경선 초반 이재명 경기지사의 기본소득 재원 문제를 파고들며 ‘이재명 저격수’ 역할을 했고, 이낙연 전 대표에게도 “식상한 후보”라고 날선 비판을 던지며 ‘모두까기’ 행보로 주목받았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 김두관 의원 등 다른 경선 후보들이 한자릿수대 지지율을 깨지 못하고 중도 하차하는 와중에도 박 의원은 포기하지 않고 경선을 완주했다.

대선 공약으로 그는 선명한 경제 정책을 내걸었다. “일하는 사람과 투자하는 기업의 대통령이 될 것”이라며 법인세·소득세 동시 감세를 제안했고, “기득권을 타파할 것”이라며 공무원연금·의사·정규직 특혜 축소 등을 약속하면서 민주당의 기존 정책 기조와는 결이 다른 새로운 주장을 펼쳤다. 박 의원은 “낡은 논리와 해묵은 이분법적 사고에서 벗어나,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온 힘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박 의원의 시도는 ‘실험’에만 그쳤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그의 주장이 당원·지지자들을 설득하지 못하고 1.55%라는 낮은 성적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그의 감세론에 대해 진보진영 일각에서는 “친기업적이고 현실과 동떨어진 주장”이라고 반박하면서 논쟁을 불러일으켰지만, 경선판을 뒤흔들 만한 반향으로까지 이어지지는 못했다. 박 의원이 과거부터 당내 주류 의견과 반대되는 쓴소리를 자주 던져온 탓에, 경선의 열쇠 역할을 하는 민주당 핵심 지지층 내에서는 그의 주장이 거의 호응을 얻지 못했던 것이다. 자신의 공약과 어젠다를 당의 중심 쟁점으로 부상시킬 만한 조직적 기반과 정치적 역량이 부족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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