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하나의 강물 되자”…원팀 질문엔 “오늘은…”

탁지영 기자

해단식서 원팀 등 질문엔 답 않고 “동지들에 상처 주지 말라”

일부 지지자들 ‘대선 후보 결정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제출

죽어도 못 보내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 나섰던 이낙연 전 대표가 14일 서울 여의도 대산빌딩에서 열린 필연캠프 해단식에서 지지자와 포옹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죽어도 못 보내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 나섰던 이낙연 전 대표가 14일 서울 여의도 대산빌딩에서 열린 필연캠프 해단식에서 지지자와 포옹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였던 이낙연 전 대표가 14일 캠프 해단식에서 지지자들을 향해 “다시 하나의 강물이 돼야 한다”고 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와의 원팀 구성 방안 등 질문에는 “오늘은 아무 말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오후 1시쯤 캠프 해단식이 열린 서울 여의도 대산빌딩 앞에 나타났다. 경선 종료 후 칩거에 들어간 지 나흘 만이다. “강물은 바다를 포기하지 않습니다” 등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이 전 대표를 기다리던 지지자 100여명이 “지켜줄게 이낙연”을 외쳤다. 이 전 대표는 말없이 지지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눴다. 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았던 설훈 의원은 “세상 살다보면 우리가 하는 일이 틀림없이 옳은 일인데도 불구하고 이런저런 이유로 이뤄지지 않을 때가 있다”며 “낙심하지 마라. 세상 일은 사필귀정이다”라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한 시간 정도 진행된 비공개 해단식에서 “국민과 당원 앞에 겸 손해달라. 여러분뿐만 아니라 경선 과정에서 여러분과 생각을 달리했던 분들에게도 똑같은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들이 정치하는 사람들의 여러 비위 가운데 가장 예민하게 발견하는 것은 ‘오만’이다. 오만을 느끼는 그 순간 국민이 심판한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그러면서 “지지해주신 국민을 폄하하면 절대로 안 된다”고 밝혔다. 자신의 지지자들에게 “거의 ‘일베’ 수준으로 공격하고 있는 것 같다”고 한 송영길 대표를 비판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그는 “요즘 ‘저건 아닌 듯싶은데’ 하는 일들이 벌어져서 제가 맺힌 게 좀 있었다. 이 정도로만 표현하겠다”며 “동지들에게 상처 주지 마셔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시 안 볼 사람들처럼 모멸하고 인격을 짓밟고 없는 사실까지 끄집어내서 유린하는 것은 잔인한 일일 뿐 아니라 정치할 자격이 없는 짓”이라고 했다.

이 전 대표는 “제가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는 어제 글에다 썼다”고 했다. 그는 전날 경선 결과에 승복하며 “정권 재창출을 위해 작은 힘이나마 보태겠다”고 밝혔다.

그는 해단식 뒤 ‘원팀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할 것이냐’ ‘이 후보와 만날 계획이 있냐’ ‘선대위원장직을 맡을 것이냐’는 등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그는 “오늘은 드릴 말씀이 없다. 아무 말도 하지 않겠다”고 밝힌 뒤 자리를 떠났다.

민주당이 ‘원팀’을 이루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지지자들 사이 갈등을 봉합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다. 이 전 대표 강성 지지자들은 서울남부지법에 당 대선 후보 결정에 대한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서를 제출했다. 해단식에 모인 일부 지지자들도 “똥파리, 수박, 일베 별소리를 다 해놓고 이제 와서 원팀이냐”며 지도부에 불만을 표했다.

이 전 대표 측 김종민 의원은 CBS 라디오에서 “이재명 후보의 역할도 많이 필요하다. 경선 과정에서 생겼던 여러 가지 앙금들을 치유하거나 해결하기 위한 노력들을 함께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전날 이 전 대표의 경선 승복 이후 이 전 대표와 통화를 하고 감사의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 대표는 이날 부산 김해공군기지에서 기자들과 만나 “(어제 이 후보와 통화하면서) 이 전 대표님을 적극 예우해서 꼭 찾아뵈라고 권유를 드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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