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형 잡은 홍준표, 의원들 늘린 윤석열…불꽃 튀는 ‘영입전’

홍 “클린 캠프 대 비리 캠프 싸움”…양강 대결 영향은 미지수

윤, 주호영 선대위원장 임명…조해진 등 의원 3명 추가 ‘맞불’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왼쪽)이 17일 국회에서 선거대책위원장으로 대선 캠프에 합류한 주호영 의원과 손을 잡고 있다. 권호욱 선임기자 biggun@kyunghyang.com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인 홍준표 의원(오른쪽)이 17일 서울 여의도 캠프에서 홍 의원 지지를 선언한 최재형 전 감사원장과 손을 맞잡고 인사하고 있다. 권호욱 선임기자 biggun@kyunghyang.com

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홍준표 의원이 ‘최재형 쟁탈전’에서 승리했다. 홍 의원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 모두 4강 합류에 실패한 최재형 전 감사원장 영입에 공을 들여왔다. 윤 전 총장은 대구 중진 주호영 전 원내대표를 선대위원장으로 임명하고 현역 의원 3명을 추가 영입하는 등 세 불리기로 맞불을 놨다.

홍 의원은 17일 서울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최 전 원장 영입 행사를 했다. 홍 의원은 최 전 원장과 공동 발표문을 통해 “확실한 정권교체를 통한 정치교체를 실현하기 위해 힘을 합하기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최 전 원장은 “가장 중요한 본선 경쟁력은 다름 아닌 후보의 도덕성과 확장성이라고 굳게 믿는다”고 했다. 기자들이 ‘합류한 결정적 이유’를 묻자 “안정적이고 도덕적이고 확장성 측면에서 국민적 지지를 가장 받을 수 있는 분을 도와야 정권교체와 정치교체를 이룰 수 있다고 판단해 홍 후보를 지지하기로 결심했다”고 강조했다.

홍 의원은 최 전 원장 영입을 계기로 자신의 캠프를 ‘클린 캠프’, 윤 전 총장 캠프를 ‘비리 캠프’에 비유하며 공세를 폈다. 홍 의원은 “최 전 원장의 이미지는 ‘미스터 클린’으로 우리나라 공직자의 표상”이라며 “최 전 원장이 오신 것이 경선의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최재형 후보와 함께 비리 캠프를 물리치고 경선 승리를 한 후 본선에서도 클린 캠프의 힘으로 이재명 비리 캠프를 제압하겠다”고 적었다.

홍 의원은 최 전 원장 합류를 위해 홍 의원 본인이 최 전 원장 설득에 나선 것은 물론, 홍 의원 부인인 이순삼씨도 최 전 원장 부인에게 연락하는 등 적극적 구애에 나섰다고 한다. 홍 의원 캠프 관계자는 통화에서 “캠프 인사 대부분이 나서서 영입에 공을 들였다”고 말했다. 이는 윤 전 총장에게 캠프 규모에서 밀리는 상황을 만회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홍 의원 캠프에 합류한 현역 의원은 조경태·하영제 의원 2명뿐이다.

최 전 원장 영입 효과에 대해선 전망이 엇갈린다. 최 전 원장은 4강에 들지 못했고,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유효한 지지율을 확보하지 못했다. 경선 과정에서 캠프를 스스로 해체하면서 전·현직 의원 등 세력도 상당 부분 와해됐다. 실제로 홍 의원 캠프 합류에 동행한 인사는 김선동 전 의원뿐이다. 과거 최 전 원장을 도왔던 조해진 의원은 이날 윤 전 총장 캠프에 합류했다.

윤 전 총장은 이날만 4명의 현역 의원 합류를 발표했다. ‘최재형 합류’ 효과를 반감시키겠다는 전략으로도 해석된다.

윤 전 총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대구 5선인 주호영 전 원내대표를 선대위원장으로 영입했다고 밝혔다. 주 전 원내대표는 “윤 후보는 공정과 정의에 대한 강한 소신과 집념뿐만 아니라 열린 귀와 낮은 마음으로 경청하고 소통하는, 성공하는 지도자 자질을 충분히 갖췄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은 윤상현·조해진·이종성 의원 영입도 발표했다. 윤 전 총장 캠프는 현역 의원만 25명이다.

최재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