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팀이 문제로다?···국감 분수령 넘은 이재명의 3가지 난제 ‘지사직·청와대, 그리고 이낙연’

박홍두 기자
경향신문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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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의혹 국정감사’ 분수령을 넘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대선 본선의 난제들에 직면하고 고심에 빠졌다. 경기지사 자격으로 국감에 직접 출석하며 대장동 의혹을 정면돌파해 ‘판정승’이라는 일부 호평을 받았지만 향후 여당 대선 주자로서 첫 과제인 ‘원팀 구성’과 관련해선 경선 경쟁 후보였던 이낙연 전 대표의 마음을 잡고 있지 못하면서다. 문재인 대통령과의 면담도 이로 인해 미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본격적인 대선 행보로 돌입하기 위한 ‘지사직 사퇴’ 카드 역시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한 발 미뤄놓는 모양새다. 대선 후보 확정 이후 이례적으로 지지율이 떨어지는 ‘역(逆) 컨벤션 효과’까지 맞불리면서 이 후보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국감이라는 고비를 넘은 이 후보가 맞딱뜨린 가장 큰 핵심 난제는 ‘원팀 구성’이다. 여당 대선 후보로서 통합선거대책위원회를 꾸리고 낙선한 경쟁 주자들과 당 지지자들을 한 데 모아 정식으로 ‘이재명호’의 닻을 올리는 것이 과제다.

하지만 이를 위한 관건인 이낙연 전 대표와의 회동 문제가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다. 지난 10일 대선 후보 확정 이후 이 전 대표는 패배를 인정했지만 그의 지지자들은 3차 국민선거인단 투표 결과 등에 대해 반발하며 법적 소송까지 제기한 터다. 이 과정에서 송영길 대표 등 일부 당내 인사들이 이 전 대표 측 지지자들을 비판하자 갈등의 골은 깊어질 대로 깊어진 상황이다.

이 후보로선 측근 의원들을 동원해 이 전 대표 설득에 집중하고 있지만 간극은 여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 국감 중간에 이 후보가 이 전 대표에게 직접 전화를 해 협력을 요청했고, 이 전 대표가 “양측 캠프에서 역할을 하셨던 분들이 정권 재창출을 위해 서로 협의를 하면 좋겠다”고 의견을 나눈 것 정도가 전부였다. 그마저도 이날 일부 언론에서 이 후보 측 관계자의 말을 빌어 ‘이 전 대표가 어떤 역할도 맡겠다고 말했다’고 보도하자 이 전 대표 측이 오보라고 확인하며 양측의 감정의 골은 더 악화됐다.

문제는 난항 중인 이 전 대표와의 회동이 이 후보의 다른 과제들에도 ‘선결 조건’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이로 인해 문 대통령과 이 후보의 청와대 회동이 미뤄지고 있다는 점은 이 후보로선 난감한 대목이다. 여당 대선 후보로서 문 대통령과의 회동은 지지층에게 호소하는 효과가 강해 대선 본선 초반 이 후보에겐 통과의례 이상의 행사로 인식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이날 “청와대 측에선 이 후보와 이 전 대표의 회동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기류가 강하다”고 전했다. 청와대 입장에선 ‘당이 먼저 화합하는 모습이 수순’이라는 설명이다.

문 대통령의 이달말 해외 순방까지 예정돼 있어 이 후보 측은 더욱 안절부절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순방 전 청와대 회동을 위해 적어도 다음주 초엔 이 전 대표와의 회동을 성사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이 후보 측은 이르면 22일로 예정했던 ‘지사직 사퇴 선언’ 역시 뜸을 더 들이는 분위기다. 지사직 사퇴는 ‘대선 예비후보 등록’과 ‘원팀 통합선대위 발족’으로 가기 전 여당 대선 후보로서 본격적으로 나서는 상징적인 행사다. 이 전 대표와의 회동 문제가 풀리지 않을 경우 지사직 사퇴도 빛이 바랄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이 후보는 전날 국감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사퇴 시점에 대해 “약간의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까 한다”고 했다.

다만 당내에서는 이 후보와 이 전 대표 양측 모두 대선 승리의 필요성을 공감하고 있는 만큼 결국 손을 맞잡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 후보 측근인 한 중진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조심스럽게 회동의 내용과 형식을 논의하고 있다”며 “대선 승리를 위해 함께 고민하고 뛰는 방안을 고려하자고 설득 중”이라고 말했다.

일부에선 이 같은 원팀 형성 과정이 역설적으로 원팀을 더 어렵게 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장동 의혹부터 최근의 지지율 하락에 이르기까지 갖가지 난관들로 위기를 겪고 있는 이 후보가 ‘돌파 카드’로서 원팀을 밀어붙이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다른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정권재창출을 위해 자발적으로 모두가 힘을 합하는 게 원팀인데, 지금의 원팀 과정은 너무 일방적인 것 같다”며 “좀 더 여유를 갖고 서로 함께 얘기하며 달래는 과정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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