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당선도 정권교체”
송, 중도 겨냥 잇단 발언에
“교체·계승·재창출은 달라”
윤건영, 불편한 기색 표출
너무 이른 ‘차별화’ 견제
더불어민주당 내 친문재인(친문)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이재명 대선 후보의 당선도 정권교체”라는 송영길 대표 발언에 대한 불만 섞인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본격적인 대선 국면으로의 전환 시점에 문재인 정부와 차별화하려는 움직임으로 보고 경고성 목소리를 내는 모습이다. 송 대표 측은 “중도층을 겨냥한 원론적 메시지”라는 입장이다.
‘친문 핵심’인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21일 MBC 라디오에서 ‘송 대표의 정권교체 발언을 어떻게 평가하나’라는 질문에 “개선과 혁신의 관점에서 얘기했을 거라 이해하고 싶다”면서도 “분명한 건 정권교체냐, 정권계승이냐, 재창출이냐는 다른 문제”라고 말했다. ‘약간 나간 발언이라고 보나’라는 질문에는 “생각의 정도에 따라 그럴 수 있다”고 했다. 윤 의원은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다고 해도 민주당과 같이 가는 정부이기 때문에 연속성이 있다”고 했다.
지도부의 한 친문 의원은 이날 기자와 통화하면서 송 대표의 ‘정권교체’ 발언에 대해 “솔직히 말하면 불편하다”며 “당내를 아우르면서 힘을 결집하는 데 주력할 때인데,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섣부른 표현”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의원은 “최고위에서 (정권교체라는 표현에 대해) 논의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친문 의원들의 불편한 기색은 정권교체라는 표현이 자칫 민주당의 문재인 정부 계승 의지와 대립되는 모습을 경계하는 데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문 대통령 국정운영 지지도가 14주 만에 40% 밑으로 떨어졌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고, 당이 이 후보 중심의 대선 체제로 전환하는 흐름과도 맞물려있다. 비주류 정체성을 강조한 송 대표와 이 후보가 본격적으로 문 대통령과 차별화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깔려 있다.
송 대표는 이날 KBS 라디오에서 정권교체 발언에 대해 “노무현 정부에서 김대중 대통령을 계승하되, 김대중 정부 때 부족한 점들을 보완하고 깨끗한 정치, 새로운 시대를 만들어냈다”며 “그런 의미로 얘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 계승과 발전을 강조한 원론적 발언이라는 뜻이다. 송 대표는 그러면서 “대장동(논란)을 계기로 개발이익을 확실히 환수하는 법을 곧 제출해 이번 국회에 통과될 수 있게 하겠다”고 이 후보에게 힘을 실었다.
송 대표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우리 당 지지층이었지만 떠나간 사람들에게 ‘기회를 달라’는 몸부림으로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송 대표의 ‘자기 정치’ 논란에 대해서는 “향후 무조건 대선 후보 중심으로 간다는 것이 송 대표 생각”이라면서 “자기 존재감을 드러내며 주도권을 잡을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