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고 들어간 이낙연에게 쏠리는 관심…“원팀 위해 나서줘야” vs “시간 필요해”

김상범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가 지난 14일 서울 여의도 대산빌딩에서 열린 이낙연 필연캠프 해단식에서 참석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이낙연 캠프 제공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가 지난 14일 서울 여의도 대산빌딩에서 열린 이낙연 필연캠프 해단식에서 참석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이낙연 캠프 제공

더불어민주당의 관심이 대선 경선 패자인 이낙연 전 대표의 행보에 쏠리고 있다. 이재명 대선 후보가 경기도 국정감사를 마치고 본선 채비를 재촉하고 있는 가운데, 경선 과정에서 생긴 상처를 봉합하고 통합을 이루기 위해서는 이 전 대표와의 ‘화해 제스처’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이 후보와 당 지도부는 최대한 빠른 시일 내 이 전 대표와의 회동을 추진하려 하지만, 아직 낙선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이 전 대표 측에서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 전 대표는 지난 14일 캠프 해단식 이후 일주일 이상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이 전 대표와 가까운 한 의원은 22일 통화에서 “상처를 추스를 시간이 필요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이 지사 측에서 이 전 대표 캠프에 참여했던 의원들에게 접촉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지만, 이 전 대표가 선거대책위원회 합류 여부 등의 뚜렷한 결단을 내리기 전까지 개별 의원들이 먼저 움직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지난 20일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를 끝으로 도지사 신분으로서의 주요 공식 일정을 일단락짓고 지사직 사퇴 및 대통령 면담 시점을 조율하고 있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과 만나기에 앞서 이 전 대표와 먼저 만나는 것이 선결과제라고 보고 있다. 당 지도부도 조급한 기색이다. 송영길 대표는 지난 20일 MBC 라디오에서 “분위기를 잘 만들어서 국감 끝나고 (이 후보가)사퇴하고 나면 바로 만날 수 있도록 해야 된다”라며 ‘명·낙 회동’ 추진 방침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 전 대표 측은 “너무 서두르는 것 같다”는 기류다. 이 전 대표가 향후 행보를 놓고 장고에 들어간 데다, 상심한 지지자들을 달래기 위해서는 물리적인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전날 한 언론이 ‘이 전 대표가 이 후보 선대위에서 어떤 역할도 맡겠다고 말했다’고 보도하자 이 전 대표 측에서는 ‘오보’라며 불쾌한 기색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 전 대표 측 핵심 관계자는 “회오리가 쓸고 지나가면 조용해질 시간이 필요하다”며 “그렇게 압박하는 듯한 모습은 원팀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별 도움이 안 된다”고 말했다.

당 내부에서는 이 전 대표의 침묵에 대한 불만도 나온다. 국무총리까지 지낸 중량급 정치인으로서 당을 위해 하루 빨리 책임 있는 결정을 내려줘야 한다는 지적이다. 다만 이 전 대표의 잠행이 지난 4·7 재·보궐선거 패배 직후에는 한달 가까이 이어졌던 것과는 달리 이번에는 그 기간이 길지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이 전 대표는 지난 21일에는 누리호 발사와 관련해서, 이날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 ‘반려견 사과’와 관련한 메시지를 내는 등 현안에 대한 관심은 놓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후보는 이날 광주 5·18묘역을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이 전 대표와의 만남은)협의 중이니까 조금 지켜보시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 측을 불필요하게 자극하지 않으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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