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국민을 완전히 개 취급하는 사진” 비판…윤석열 “과거 전두환 옹호…내로남불 그만해라”

국민의힘 ‘맞수토론’ 격돌…홍준표·원희룡, 상대적으로 차분

국민의힘 대선 주자들이 2개조로 나뉘어 맞붙는 일대일 맞수토론 분위기가 22일 확연히 갈렸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유승민 전 의원의 토론에선 윤 전 총장의 ‘전두환 옹호’ 발언과 ‘사과 희화화’ 논란의 여진 속에 “국민을 개 취급하는 사진”(유 전 의원), “내로남불 그만해라”(윤 전 총장) 등 거친 언쟁이 오갔다. 홍준표 의원과 원희룡 전 제주지사의 토론은 상대적으로 차분한 분위기에서 지도자의 자질과 국정 과제 등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윤 전 총장과 유 전 의원은 이날 서울 상암동 YTN뉴스퀘어에서 열린 당 대선 경선 2차 맞수토론에서 격렬하게 부딪쳤다. 토론 초반부터 윤 전 총장의 ‘사과’ 논란이 쟁점이 됐다. 유 전 의원은 윤 전 총장에게 ‘전두환 옹호’ 발언에 유감을 표한 지난 21일 먹는 ‘사과’ 사진 여러 건이 윤 전 총장 관련 인스타그램 계정에 게시된 일을 따져물었다. 윤 전 총장 반려견 ‘토리’에게 누군가 사과를 건네주는 사진을 직접 들어 보이기도 했다.

유 전 의원은 “국민들한테 이거 정말 잘못했다고 사과를 하고 불과 10시간 지나서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을 캠프 관계자가 국민을 완전히 개 취급하는 이런 사진을 올린단 말인가”라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은 “국민들께서 이렇게 (조롱으로) 생각할 수 있는 타이밍에 사진이 올라간 것은 전부 제가 챙기지 못한 제 탓”이라며 “국민들께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전두환 옹호’ 발언 논란이 있기 전에 인스타그램을 관리하는 캠프 직원과 미리 조율해 유년기 ‘사과’에 얽힌 이야기를 게시하기로 한 것인데, 공교롭게 유감 표명 당일 올리게 됐다고도 설명했다. 윤 전 총장은 다만 “누구한테 비판을 받는 건 다 좋은데, 적어도 유 후보한테 이런 얘기 들을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전형적인 내로남불”이라면서 유 전 의원이 과거 전직 대통령 전두환씨를 옹호한 발언을 한 적이 있다고 주장했다. 유 전 의원이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진 정책 검증에서도 날카로운 신경전이 계속됐다. 윤 전 총장은 앞선 토론회들보다 다소 거친 어조로 유 전 의원을 맞받았다. “인신공격이나 했지 정책에 대한 (질문을 하는) 걸 보지 못했다” “과연 경제전문가인지 아직 입증 못하신 것 같다” “경제학 박사학위를 뭘로 받았느냐”고 따지기도 했다. 유 전 의원은 “(정책을 물으니) 인신공격을 하고 있다”고 응수했다.

윤 전 총장이 유 전 의원의 2015년 새누리당 원내대표 시절 교섭단체 대표연설과 2017년 대선 공약을 거론하며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소득주도성장에 공감을 표했다”는 취지로 질문한 것을 두고도 긴장이 고조됐다. 유 전 의원은 “명백한 허위” “국민 앞에서 거짓말하지 말라”라고 강하게 반박했다. 유 전 의원은 “캠프의 엉터리 사람들 다 갈아치우시라”며서 “소주성 (찬성)이다, 탈원전이다 이런 이야기 제가 한 적이 없다”고 했다.

맞수토론 2부로 마련된 홍 의원과 원 전 지사의 토론은 상대적으로 차분한 분위기에서 열렸다. 두 후보는 윤 전 총장 ‘사과’ 논란 등을 거론하기보다는 상대에게 지도자 자질이나 정책을 묻는 방식으로 토론을 진행했다. 여러 이슈에서 “공감한다” “동의한다”는 발언을 주고받으면서 상대적으로 긴장감이 덜한 토론이 되기도 했다.

원 전 지사는 홍 의원이 규제완화 등 자신의 경제살리기 방안에 동의하는지를 묻자 “전부 동의한다” “이견이 없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원 전 지사가 전날 누리호 발사를 계기로 과학산업 육성에 대한 계획을 밝히자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호응했다. 선진국의 삶의 질을 높이는 방안에 대한 의견을 나누면서는 “원 후보님이나 저는 부모 찬스로 여기까지 온 거는 아니죠”(홍 의원), “그 점에서 제가 닮은 점이 많다고 하는 거다. 누가 더 가난했을까요, 두 사람 중에서”(원 전 지사) 등의 이야기를 주고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