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주변에 배신자 많냐", 홍준표 "그 배신자 윤캠프에 갔다"···'전면전' 국민의힘 토론회

유정인 기자
국민의힘 대선 주자들이 27일 강원 춘천시 G1 강원민방에서 열린 강원권 합동토론회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윤석열, 원희룡, 유승민, 홍준표 후보. 연합뉴스

국민의힘 대선 주자들이 27일 강원 춘천시 G1 강원민방에서 열린 강원권 합동토론회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윤석열, 원희룡, 유승민, 홍준표 후보. 연합뉴스

국민의힘 대선주자들의 27일 강원권 합동토론회 분위기는 거칠었다. 이틀 전 토론회의 ‘일시 휴전’ 분위기는 사라졌다. 주자들은 종종 목소리를 높였고, “인신공격” “야비하다” 등 날선 표현이 자주 등장했다. 양강 주자들은 “왜 주변에 배신자가 많나”(윤석열 전 검찰총장) “윤 후보 진영이 구태 기득권 정치의 전형”(홍준표 의원)이라며 맞부딪혔다. 최종후보 선출(11월 5일) 전 예정된 10번의 토론회 중 8부 능선을 넘는 토론회인만큼 막판 신경전이 치열하게 펼쳐졌다.

■윤-홍, “독선적” “인신공격”

원희룡 전 제주지사, 유승민 전 의원, 윤석열 전 검찰총장, 홍준표 의원(가나다순) 4명의 주자들은 이날 오후 강원도 춘천시 G1 방송사 스튜디오에서 열린 합동토론회 곳곳에서 충돌했다.

선두권 주자인 윤 전 총장과 홍 의원은 각자의 캠프를 구성하는 인사들을 두고 서로 공격을 주고 받았다. 윤 전 총장이 ‘리더십’ 검증이라며 “홍 후보와 가까이 근무하다 떠나는 사람이 많다”, “왜 홍 후보는 다 ‘배신자’라 하는데 왜 주변에 배신자가 많으냐”고 먼저 포문을 열었다. 홍 의원은 “26년간 단 한 번도 계파의 졸개가 돼 본 일이 없고 그래서 계파가 없다”고 맞받았다. 홍 의원은 대표적인 ‘친홍준표’로 꼽히다가 윤석열 캠프 상황부실장을 맡은 윤한홍 의원을 우회적으로 거론하면서 “내가 키운 사람에게 배신은 한 두번 당해봤다”고 했다.

윤 전 총장이 “동료와 후배들에게 말을 함부로 하거나 독선적이라는 지적이 있다”고 지적하자, 홍 의원은 “윤 후보 진영 가 계신 분들은 구태 기득권 정치인의 전형”이라고 했다. 이에 다시 윤 전 총장이 실명을 거론하지 않은 채 “(홍준표 캠프) 선대위원장 한 분도 대단한 분이 가셨다”고 꼬집자, 홍 의원은 “이제 인신공격까지 하는걸 보니 답답한 모양이다”고 맞받으며 긴장이 고조됐다.

두 주자는 윤 전 총장이 피의자로 입건된 ‘고발 사주’ 의혹을 두고 부딪혔다. 윤 전 총장은 이날 토론회에서 여당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이 사건 수사로 ‘경선 개입’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홍 의원에게 의견을 물었다. 홍 의원은 동조 의사를 밝히는 대신 “참 딱하다. 여기는 대선 토론장이다. 정책 토론하자고 할 때는 언제고…(고발사주 의혹을 묻느냐)”고 했다. 윤 전 총장이 “인신공격이나 개인 신상문제가 아니지 않느냐”고 재차 입장 표명을 요구했지만 홍 의원은 “본인이 수사할 때는 정당한 수사이고 수사 당할 때는 정치공작이라고 하는 건 (맞지 않다)”고 답했다.

윤 전 총장에게 같은 질문을 받은 원 전 지사는 “구체적으로 무엇을 왜 저한테 물어보는지 모르겠다”면서도 “부당한 압박에 맞서서 당당히 이겨내시길 바란다”고 덕담을 건넸다.

■“질문이 야비해” “사과하라” 곳곳 충돌

원 전 지사와 홍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내건 탄소세 도입을 두고 논쟁하는 과정에서 거칠게 부딪혔다. 원 전 지사가 탄소세에 대한 입장을 거듭 묻자, 홍 의원은 “무슨 장학퀴즈로 묻냐” “질문이 야비하게 느껴진다”며 답변하지 않았다. 네 차례 정도 ‘질문이 야비하다’는 취지의 발언이 계속되자 원 전 지사는 “인신 공격 내지는 비아냥으로 왜 (대응)하느냐”며 “홍 후보는 사과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두 사람 간 고성이 오가면서, 다음번 주도권 토론자로 마이크를 넘겨받은 유 전 의원이 “두 분 사이에 있으니 귀가 아프다”고 꼬집기도 했다.

유 전 의원은 상대적으로 이날 다른 주자들과 거칠게 맞붙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홍 의원은 이전 토론회들에 이어 유 전 의원을 경제전문가로 추켜세우며 논쟁을 피해갔다. 유 전 의원이 홍 의원의 주식 공매도 폐지 공약에 대해 묻자 홍 의원은 “나중에 논의드리겠다”면서 “유 후보가 전문가이니까 다시 한 번 의논하겠다”고 말했다. 유 전 의원은 이에 “그렇게 말씀하지 마시라. 이재명 후보와 토론할 때는 ‘이 후보가 전문가이니까’라고 말씀할 수 없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오는 29일 마지막 일 대 일 토론, 31일 수도권 지역 합동 토론회 등 두 번의 토론회를 남겨뒀다.

국민의힘은 다음달 3~4일 실시하는 여론조사와 1~4일 진행하는 당원투표를 각각 50%씩 합쳐 5일 전당대회에서 최종대선 후보를 발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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